기아의 전동화 경상용차 PV5가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호평을 넘어, 34년 역사의 '세계 올해의 밴(International Van of the Year)', 영국 '왓 밴 어워즈(What Van? Awards)', 그리고 '탑기어 어워즈(TopGear Awards)'까지, 유수의 시상식을 잇따라 석권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기아의 전동화 경상용차 PV5가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호평을 넘어, 34년 역사의 '세계 올해의 밴(International Van of the Year)', 영국 '왓 밴 어워즈(What Van? Awards)', 그리고 '탑기어 어워즈(TopGear Awards)'까지, 유수의 시상식을 잇따라 석권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기아 PV5 / 사진=기아
지난 2025년 11월 19일, 프랑스 리옹에서 개최된 세계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랑스(Solutrans)'에서 기아 PV5는 '2026 세계 올해의 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용차 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평가받는 이 상을 한국 브랜드가 수상한 것은 34년 역사상 최초다.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 최초 수상이라는 점 역시 의미를 더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심사 과정이다. 26명의 심사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PV5를 선택했다. 유럽 유수의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한국 브랜드가 이 같은 압도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심사위원들은 PV5의 혁신적인 전기 플랫폼과 뛰어난 효율성, 그리고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PV5 카고 / 사진=기아
수상 릴레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25년 12월 4일, 영국 상용차 전문 매거진 '왓 밴(What Van?)'이 주관하는 '2026 왓 밴 어워즈'에서 PV5 카고 모델이 '올해의 밴(Van of the Year)'과 '올해의 콤팩트 밴(Compact Van of the Year)' 부문을 동시에 석권하며 2관왕을 달성했다. PV5는 이미 지난해 해당 시상식에서 '주목할 모델(Highly Commended)'로 선정된 바 있으며,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왓 밴' 측은 "PV5는 정교하게 설계된 전기 밴으로, 실용성과 효율성을 완벽하게 결합했다"며 "1회 충전 주행거리 기네스 기록은 이 차량의 탁월한 기술력을 입증한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PV5는 2025년 10월 영국에서 단 한 번의 충전으로 720.9km를 주행하며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된 바 있다.
기아 PV5 2026 세계 올해의 밴 선정 / 사진=기아
가장 눈에 띄는 수상은 2025년 11월 27일에 있었다. 영국의 저명한 자동차 매체 '탑기어(TopGear)'가 주관하는 '2026 탑기어 어워즈'에서 PV5 패신저 모델이 '올해의 패밀리카(Family Car of the Year)'로 선정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SUV나 승용차가 수상해왔던 해당 부문에서 밴이 선정된 것은 '탑기어 어워즈' 역사상 최초다.
'탑기어'의 잭 스칼렛 편집장은 "PV5는 단순한 상용차를 넘어 가족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목적 모빌리티"라며 "전기 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패밀리카의 개념을 완전히 재정의했다는 분석이다.
PV5 성공의 핵심 요인은 기아의 전동화 전용 플랫폼 'E-GMP.S'에 있다. 이 플랫폼은 상용차에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넓은 실내 공간과 효율적인 배터리 배치를 구현했다. 배터리 용량은 77.4kWh이며,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42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기아 PV5 / 사진=기아
적재 능력 역시 인상적이다. PV5 카고 모델의 화물칸 용량은 최대 4.5㎥에 달하며, 최대 적재 중량은 1,038kg이다. 상용차로서의 뛰어난 실용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 화물칸 개구부 높이는 1,253mm, 폭은 1,253mm로 대형 화물 적재에도 용이하다.
가격 경쟁력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 시장 기준 PV5 카고 모델의 가격은 4,7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각종 정부 보조금을 감안하면 실제 구매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경쟁 모델들의 가격이 대부분 5,000만 원을 상회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대다.
시장 반응 역시 뜨겁다. 기아는 PV5를 유럽 시장에 우선적으로 출시했으며, 사전 계약 단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 도심 배송 시장에서 PV5는 이상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런던, 파리 등 주요 도시들이 디젤 차량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면서 전기 상용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기아는 PV5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기념하여 특별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2025년 12월 19일까지 출고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PV5 전용 루프랙 및 액세서리를 제공한다. 초기 구매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PV5의 성공이 국내 상용차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상용차 시장은 기아 봉고, 현대 포터 등 전통적인 내연기관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PV5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전기 상용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PV5가 세계 3대 상용차 시상식을 모두 석권한 것은 단순한 수상을 넘어 한국 상용차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한 쾌거"라며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PV5의 판매가 본격화되면 기아의 상용차 사업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다양한 PBV(Platform Beyond Vehicle) 라인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PV5보다 작은 PV3, 그리고 더 큰 PV7 등이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각 모델은 도심 배송, 승객 운송, 특수 목적 등 다양한 활용 목적에 맞춰 최적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목표는 명확하다.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톱 3에 진입하는 것이다. PV5의 잇따른 수상 소식은 이러한 목표가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님을 시사한다. 34년의 역사를 넘어 한국 브랜드 최초로 '세계 올해의 밴' 타이틀을 거머쥔 PV5는 카니발이 일궈낸 한국 밴의 명성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 상용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아 PV5가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