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없는 나라

출산을 해서는 안 되는 나라

by 도마리

출산율이 매년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급한 대책은 딱히 없어 보인다. 왜? 그건 어차피 다음 정권, 다음 정권, 다음 정권이 할 일이니까.


얼마 전 이런 얘기를 들었다. 강남에서는 성장 호르몬 주사를 구하기가 힘들단다. 이유인즉슨 키도 스펙이라 고소득층 부모들이 여아는 170, 남아는 180에 맞추려고 성장 촉진 주사를 맞히느라 그렇단다. 기괴하지 않은가? 자연스러움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대한민국의 고소득 부모 중 다수는 심즈나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일까? 치트키까지 쳐가며 내가 원하고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것을 준다. 그것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도 기괴하다. 내가 원하는 건지, 아이가 원하는 건지 고민조차 없는 기괴함. 소름 끼친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린다. 교사의 권위는 교사가 무너뜨렸다고들 하더라. 정말 십몇년만에 바닥으로 처박힌 교사의 권위가 정말 교사만의 힘으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것일까?


타인이 하는 통제와 관리는 부정적이고 내가 가진 방향성을 위한 통제와 관리에는 긍정적인 이중잣대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학교 교실에 가보면 현재 완벽하게 두 분류로 나뉜다. 본인들의 가정을 잘 꾸리려고 노력하여 힘듦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케어하는 가정, 일단 기본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의 아이들과 대책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부모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가정의 아이들. 요즘 같이 무분별한 미디어 노출과 어른들이 돈벌이를 위해 청소년에게 무해한 지 유해한 지 생각하지 않고 선을 없애버리는 시대에 부모의 역할은 절실하다. 그런데 예전보다 훨씬 더 부재하고 있는 부모가 많아 보이는 실정이다.


고딩엄빠? 미디어에 나타나고는 있지만 옛날이라고 없었을까. 문제는 이런 콘텐츠를 아이들이 볼지 안 볼지 어떤 여파가 생길지 뒷일은 생각지 않고 지금이 가장 중요한 어른들의 욕심과 이기가 부모의 역할을 더 확장시킨다. 물질만능주의와 능력주의로 부모는 경제적인 활동을 더 바쁘게 해나가야 해서 맞벌이가 아니면 남들처럼 지내지도 못하는 실정에 미디어는 무분별해서 아이들을 관리하지 않으면 아이 본인이 어른인지 아이인지에 대한 인지도 불분명해진다. 이러한 와중에 학교에서 교사에게는 악역을 맡긴다. 부모의 부재로 혼란하고 빈부의 격차로 자아가 부실한 아이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돈을 받으니 책임을 떠넘긴다. 통제하고 관리할 의무를 준다. 기괴하다.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이 넘기고 넘어가 선생님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돈과 생계유지를 인질로 책임을 떠안는다.


젊은 세대가 애를 안 낳는다는 말이 너무 우습다. 젊은 세대가 안 낳아야 이 기괴한 사회와 비극은 끝이 난다. 미래를 준비할 수도, 열심히 하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걸 수 없는 나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일러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려본 것을 누려보게 하거나 뭣몰랐음을 물려주는 사람들 말고는 누구도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어른에 대한 비판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잘못된 방향으로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있다. 누구도 바로 잡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뿐이다. 그냥 버티고 버티다 그렇게 가라앉자. 이 사회구조는 이렇게 무너져내리는 것이 옳은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자멸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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