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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고스 Apr 03. 2022

스타트업 면접관의 신입 개발자 유혹하기

기술면접으로 보는 개발자가 설득에 관심을 갖기까지

실리콘밸리에서는 대졸 신입사원 1년 차도 기술 면접에 들어간다.

실리콘 밸리는 기업에는 레벨제가 있다. 대졸 신입사원이 일반적으로 받는 레벨은 L3이라고 한다. L3의 업무 범위에는 기술면접이 참여하여 지원자를 평가하는 역할이 기술되어 있다. 나는 실리콘밸리에 가보지 않아서 모른다. 책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다녔던 회사들도 하나같이 내가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나를 기술 면접의 면접관에 포함시켰다. (물론 기술 면접을 볼 개발자가 넉넉지 않았던 것은 비밀이 아니다)


살아남으려면 설득해야 한다.

당신이 스타트업 개발자라고 생각해보자. 회사는 빠르게 성장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는 일이 많다. 그냥 일이 많은 수준이 아니라 당장 내년까지 회사 인원을 두 배, 세 배로 늘려야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초기 스타트업의 특성상 아무리 장래가 촉망되고 유망한 회사라 하더라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같이 일할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다. 필요한 인원은 현재의 몇 배이다. 만약 인원을 제 때 충원하지 못하면 결론은 둘 중 하나다.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몇 배를 초과해 일하다 퇴사하거나, 회사가 성장이 느려지거나. 회사의 성장이 느려지면 나에게도 좋을 리 없다. 정말 감사하게도 간간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과 일치하는 역량을 가지신 분들이 지원해주신다. 대게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 한 번 기술면접이다. 나머지는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에 따라 이루어진다. 기술면접에서 지원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지원자는 오퍼를 받더라도 우리 회사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다.


너, 나 그리고 논리

아리스토텔레스는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라고도 한다. 그런데 외래어라 불필요하게 어렵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이 단어를 중학생 때, 처음 접했다. 근데 각각의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한국어로 번역하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데 10년이 걸렸다. 정확한 의미는 지금도 모른다. 근데 어렴풋이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 것 같다. 설득을 하려면 너와 나, 그리고 논리가 모두 중요하다. 논리만 있는 설득, 나만 있는 설득, 너만 있는 설득 모두 실패한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슷한 의미로 동양에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관용구가 있다.(나의 관점에서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서류를 꼼꼼히 검토한다.

나는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에 서류를 꼼꼼히 본다. 물론 서류 심사와 과제 심사에서 이미 여러 번 봤던 서류지만, 다시 보면 또 새로운 내용이 있다. 어떤 텍스트든 최소 3번 이상은 읽어야 잘 이해할 수 있다. 어렸을 때에 교과서나 참고서를 여러 번 읽던 습관이 도움이 되었다. 인터뷰에 들어가서 서류를 보기 시작하면 필패한다. 인터뷰에 들어가서 서류를 보기 시작하면 1분 자기소개 때 지원자의 서류를 읽어봐야 한다. 1분 자기소개에는 지원자가 나의 어떤 강점을 어필하고 싶은 지가 모두 들어 있다. 그걸 놓치는 순간 내 질문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엉뚱한 질문이 3번 이상 반복되면 지원자는 면접관과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설득의 3요소 "너"이다.


지원자의 질문에 성실이 응답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상대를 신뢰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외부인을 만났다고 해보자.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많은 회사들이 지원자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런데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전형적인 "프로세스는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없는 상태"이다. 지원자의 질문 시간은 지원자에게 회사를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지원자가 질문을 한다면 나는 다른 면접관이 답변한 내용도 나서서 보충 설명하고 다시 설명하는 편이다. 자신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면접관을 지원자는 신뢰할 것이다. 설득의 3요소 "나"이다. 취준생 시절 C회사에 지원한 적이 있었다. 내가 한 일반적인 답변에 "그건 영업 비밀인데요?"라는 답변을 받았다. 주변에 물어보니 인터뷰를 보면 자주 있는 일이라고 했다. 회사에 대한 나의 이미지가 나빠졌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모든 것은 근거가 있어야 한다.

나를 드러내는데 근거가 없다고 해보자. 예를 들어 우리 회사는 "신입 사원이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라고 면접관이 말했다고 해보자. 유능한 구직자는 그 말을 절대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MZ세대는 학창 시절부터 주장하는 것과 실제 행동이 다른 조직을 많이 봐왔다.(교훈이 인, 의, 예인 사학 재단의 이사장이 땅 투기, 횡령 등을 하거나 성적으로 학생을 줄 세우는 등) 스타트업이 좋아 스타트업에 뛰어든 유능한 구직자라면 그런 불합리한 것을 꽤 예민하게 구별할 수 있다. 실제로 오퍼를 받고 합류를 한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한 것을 발견한 사원은 바로 회사를 떠날 것이다. 그래서 "신입 사원의 교육을 지원하는 회사입니다"라는 주장에는 버디 제도 운영, 온보딩 프로세스 운영, 파일럿 프로젝트 진행, 도서 및 강의 지원과 같은 근거가 있어야 한다. 심지어는 주장을 말하지 않고 근거만 말해도 그는 설득될 것이다. 설득의 3요소 "논리"이다.


초두효과 최신 효과

구직자는 면접 시 모든 신경이 곤두서 있다. 내가 면접관에게 어떻게 보일지도 신경 써야 하지만, 회사가 나의 성향에 맞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더불어 혹시 회사가 블랙기업은 아닌지, 나의 상사는 나와 핏이 맞을지, 내가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등등 나의 답변에도 신경 쓰며 회사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알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사람의 인지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서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은 보통 처음과 끝을 더 잘 기억한다. 나는 스타트업 개발자다. 나 또한 구직자일때 가장 기억에 남는 면접의 이미지는 처음과 마지막이었다. 면접관 역시 상대의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나와 회사를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회사 PR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면 처음과 끝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어필할 내용은 최대한 미리 준비해와야 한다. 준비가 철저한 사람에게 아쉬움이란 없다(유비무환, 有備無患).


[관련 도서]

-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


[주변에 처음으로 면접에 참여하게 되어 고민인 스타트업 주니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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