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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다치즈 Dec 02. 2019

의과대학 학생은 시험을 얼마나 자주 볼까?

시험=대학생활인 그들

 집안에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의사가 되는지 잘 알지 못했다.

당연히 의과대학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했고, 막연하게나마 두려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내 머릿속을 채웠다.


인터넷에 흔히 떠도는 '의과대학생 공부량'과 관련된 자료들은 충분히 나같은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의과대학 학생들은 얼마나 시험에 자주 노출되는 것일까?




 일단 답부터 말하자면 의과대학마다 다르다.

그렇지만 큰틀에서보면 비슷한데, 일단 1학년땐 기초적인 과목을 보고 일반 다른 과들과 마찬가지로 1학기에 4번 정도 시험을 본다. 다른 과는 2달반 정도의 시간동안 중간/기말을 보지만, 의과대학은 1학기가 4달이 넘으므로 얼추 시험개수/시간으로 하면 비슷하기 때문에 다른과들과 비슷하다 ^^


 그러다가 블록이라는 시험 형태가 등장하는데, 이게 아주 극성이다.

특정 주제, 예를 들면 순환기학, 호흡기학, 을 2주 정도 몰아서 공부하고 바로 시험을 보는 형태다.

교수님들께서 이 시험 형태를 악용하면 토요일 오전에 시험을 본다든지, 월요일에 시험을 봐버릴 수도 있다. 그러면 학생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데, 보통 그런 시스템에서 매우 성공한 종자들이 교수가 되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고 알려져있다. 

 보통 이 블록을 돌 때가 의과대학에서의 가장 큰 고비다. 체력이 약한 학생들은 어느 순간부터 공부를 놓아버리게 되는데 시험을 자주본다고 해서 공부량을 줄여주는 착한 교수님들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블록은 1주만에 시험보는 경우도 있는데 월~금을 7, 8교시로 꽉꽉 채운 다음 토요일에 시험을 보는 끔찍한 경우가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위기를 겪고나면 병원 실습을 돌게된다.

보통 병원 실습생이 되면 시험에서 어느정도 해방이 될 수 있는데 대신 환자를 배정받아 케이스 발표를 자주 하게 된다. 수술하는 과를 돌게되면 수술방에 들어가서 교수님을 도와드리기도 하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운'이다. 의학 용어로 '내공'이라 표현되기도 하는데 어떤 교수님이 배정되느냐, 어떤 환자가 배정되느냐가 그 실습의 난이도와 심지어 학점까지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4학년쯤 되면 이제 의과대학에 적응할만큼 적응하기도 했고, 다들 자신의 성적이 크게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알기에 다같이 공부를 덜 하는 분위기가 된다. 이 때 의사시험을 많이 신경 써주는 학교들은 1학기만 학교를 나오고 땡이지만, 그렇지 않은(=우리 학교) 곳에선 거의 끝까지 학교를 나오고 시험도 짜잘짜잘하게 보게된다.



 대충 계산해보면 4년동안 40~50번 정도 시험 보지 않을까 싶은데 다른 과들도 쪽지시험 같은거나 과제 합하면 이 정도 되지 않을까? 이제 의과대학 문화에 너무 젖어버려 다른 곳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한번에 시험 보는 양은 의과대학이 훨씬 많을 것이다 정돈 알고 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단순 암기를 테스트하는 시험 보단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평가수단을 개발하면 좋겠다는 건데, 교육과정이 개편된 후배들을 보니 점점 그런 식으로 변모해가는 것 같다. 이제 AI가 등장하면서 단순 암기, 단순 노동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의과대학이나 병원이나 매우 보수적인 단체여서 아마 갑자기 변하기는 쉽진 않겠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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