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체다치즈 Jul 17. 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슬기로운 리뷰 #4

이제 본격적으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려고한다.

'의학'드라마에서 의학'드라마'로 전환되는 시점인데 덕분에 리뷰할게 조금씩 줄고 있다.

그리고 나의 휴가도 이제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ㅠ


1. 군 출신 의사(7'~7'50'')

군에도 의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의사 중에서 군에 복무하려는 사람이 없다보니 군에서 매년 몇명씩 의과대학으로 보내는 시스템이 있다. 육/해/공 사관학교, ROTC 등의 출신에서 의과대학으로 오는데, 우리 학교엔 매년 3명 정도 왔던 것 같다.

이들은 의과대학을 마치면 수련을 받고 군으로 돌아가 의무적으로 정해진 기간을 군에서 복무해야한다.

모든 과를 갈 수 있는 건 아니고 필자가 알기론 매년 군에서 몇개의 과를 정해주면 그 안에서 성적순으로 고르게 된다. 필자의 동기는 재활의학과, 흉부외과, 신경외과를 갔는데 이렇게보니 그 사람들만 모아둬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거의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2. 컨퍼런스(24'~26'20'')

여러 과들이 모여 특이 환자 케이스에 대해 발표하거나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에 대해 향후 매니지를 어떻게 할지 토론하는 컨퍼런스가 꽤 자주 있다. 이 드라마에선 교수 둘이 동기니깐 분위기가 이렇게 화기애애하지만, 실제론 그냥 회의하는 정도였던 것 같다. 

한 년차에서 대학병원에 남을 수 있는 비율은 5%가 채 안될텐데 그냥 드라마의 설정이다 생각하고 재밌게 보면 될 것 같다. 요즘은 개업하기가 점점 힘들어져서 대학병원에 남으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응급의학과 교수로 나오는 분은 진짜 우리 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님이라고해도 믿을만큼 뭔가 생김새라든지 말투라든지 그런 것들이 너무 위화감이 없어 놀랍다. 


3. 가정폭력(40'20''~41'40'')

이 에피소드 시작할 때부터 가정폭력이겠거니 싶었다. 이게 실제로 벌어진 것이었으면 첫번째 아이 때부터 찾아내야하는게 맞다.

응급실에서 인턴으로 일했을 때 가정폭력으로 왔던 분이 3명 정도 있었다. 격일로 근무했으니 5일에 1번꼴인셈이다. 가정폭력으로 오시는 분들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응급실에 찾아오면 보통 자신의 아픈점을 격렬하게 토해내야하는데 그들은 뭔가 숨키는 듯하며 말도 우물쭈물하는 느낌이다. 그럴 땐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보호자로 온 사람을 잠깐 밖으로 나가게 한다든지, 여기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절대로 유출되지 않는다든지, 본인의 의사로서 당신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및 향후 법적 대응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있는다는 등의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가정 폭력에 취약한 대상으로 아이, 노인, 여성이 있는데 이들이 흔히 생기지 않는 외상으로 오게된다면 항상 가정폭력을 의심해야한다.

위 에피소드에선 아이의 오른쪽 팔 및 흉곽 골절이 의심된다. 이렇게 여러군데가 뿌러지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보호자는 어떻게 사건이 발생했는지 정확하게 설명도 못하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신체검진을 할 때 시진(눈으로 봄)을 해야하는데 그럼 분명 멍들이 있었을 것이다. 신체검진은 시(보는 것) 청(듣는 것) 타(치는 것) 촉(만지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체검진을 제일 많이 할 응급의학과 의사가 기본적인 신체검진도 안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즉, 이 에피소드도 약간 극적인 효과를 위해 꾸며낸 요소가 없진 않는 것 같다는게 필자의 의견이다.


P.S 의과대학 교수에게 있어 가정생활을 챙긴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진료, 연구, 학생 교육까지 하는 그들을 보면 정말 슈퍼맨/원더우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들이 있어 대한민국 의료가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는 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감사하면서 살아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슬기로운 리뷰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