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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다치즈 Jul 17. 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슬기로운 리뷰 #5

본격적인 로맨스의 시작이.

다들 가까운 사람들끼리 만나는 걸 보니 이것도 나름 고증이 된거라 해야하려나

대학병원에 있는 의사들은 워낙 바쁘다 보니 알던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동기들, 과 선후배들, 같은 동아리 사람들 등등

바쁜 삶을 이해해줄 수 있는 상대여서 사실 배우자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1. 장기 기증에 대하여(15'~19'20'')

간, 췌장, 신장, 각막, 폐, 심장은 이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 것이 아닌 게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발동하여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최대한 유전적으로 맞는 것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다보니 가족이나 친지에게서 받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발생하는 갈등이 참 민감하다. 당연히 줘야한다는 입장과 수술에 대한, 혹은 자신의 장기 중 일부가 없어진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준다는 것은 당연히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리고 강요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한때 이식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알아보았고, 선택실습도 삼성병원의 장기이식관련 실험실로 갔었다. 장기이식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다.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장기를 만드는 것과, 다른 동물에게서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장기를 만드는 것. 기술이 발전되면 향후 기기 부품을 갈듯이 사람의 장기도 바꿔 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지금보다 출산율이 더 떨어질 수도.


2. 팔려가는 수련의(21'20''~22'50'')

수련의는 배우기 위해 병원에 있지만, 과의 입장에선 값싼 노동력이다.

특히 수술과는 항상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이 쉬는 것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다.

1번 수술방에 있다가도 수술이 일찍 끝나면 다른 수술방에서 부르기 십상인데 이것을 소위 '팔려간다'고 한다. 

인턴은 아예 팔려가기 위한 존재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맘을 내려놓았었고, 정형외과와 같이 수술 많이 하는 과를 돌았을 땐 하루에 12시간씩 꼬박 수술방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수술장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 수술장 가까이에 수술장 식당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점심 같은 경우는 10분~15분 이내에 후딱 먹고 오는게 보통이다. 지금 생각하면 월급 정산할 땐 쉬는 시간은 다 빼고 줬으면서 막상 제대로 쉬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네...


3. 피가 많이 나는 수술장(25'40''~27'10'')

간은 대표적으로 피가 많이 들어가고 나오는 장기이다. 그러니 여기 수술을 하면 피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다. 간에서 지혈작용을 하는 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특히 간이 안 좋은 사람을 수술을 하게 되면 일반인 수술할 때 보다 피가 더 많이 나고, 이러니 간 이식 수술이 얼마나 어려운 수술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수술 시작전에 주치의는 수술에 필요할 피를 주문하게 되고, 이것을 마취과 의사가 필요하면 사용하게 된다. 처음부터 피를 주는건 아니고, 피가 조금만 났을 땐 수액을 주다가 그래도 안되면 피를 주게되는데 개인적으론 혈액팩 40~50개 주는 수술까지 봤었다. 

요즘은 수술할 때 위와 같은 전기장치로 지져(?)가면서 하기 때문에 이전보단 피가 적게 난다고 하지만 혈관, 특히 동맥을 잘 못 건들게 되면 피가 많이 나게된다. 이 땐 혈관을 실로 꼬매서 막는데 혈관외과 교수님들께서 수술하시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섬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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