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체다치즈 Jul 19. 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슬기로운 리뷰 #10

선의의 거짓말

어렸을 적 거짓말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정도 컸다고 생각한 요즘,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내가 편하기 위해

그리고 가끔은 서로가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서로의 합의하에 진실이 되는 순간도 있기에


1. 치료를 원치 않는 환자(34'30''~35'40'')

이런 경우는 꽤나 있다. 특히 응급실에서

보통 응급실로 올 때 바라는 정도와 실제 해드릴 수 있는데 괴리가 매우 큰 경우가 많다.

그 때, 향후 치료 계획을 설명해드리면 그냥 집에 간다고 하시는 경우가 더럿 있었다.

물론 이 경우처럼 칼륨 수치가 뛴 경우는 목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치료를 받게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의료진이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추가 처치를 받지 않고 퇴원한다는 서약서를 받게 한후 퇴원 조치를 취하게된다.

의사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충분히 설명을 드려 올바른 의학적 선택을 도와드리는 데 까지가 의무라고 생각한다.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기에.


2. 병원은 자리가 없어...(58'50''~61'30'')

병원은 만성 공간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난 필요한 시설이 지속적으로 추가가 되는데, 공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애초에 병원이 체계적으로 디자인되지 않았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우리 병원에서 일하면서 수술장과 외과계 중환자실이 같은 층이 아니라는 데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리고 MRI를 찍을 수 있는 공간도 본관에서 10분은 가야 나오는데 조영제를 사용하거나 협조가 되지 않아 수면제를 줘야하는 경우엔 환자 옆에서 이상 반응이 생기진 않는지 지켜봐야 하는데 정말 노선이 비효율의 극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여튼, 교수의 숫자도 점점 늘어나는 요즘, 혼자서 방 하나를 차지하기 쉽지 않다. 적어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정돈 돼야하는 것 같다. 어린 교수님들께선 3명이 한 방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수의 권위가 실추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우리 병원도 어떻게든 새로 건물을 지으려고 하지만 땅을 파면 문화제가 나오는 곳이라 그마저도 쉽지 않은 듯 하다.


P.S 이번 화 마지막에 나오는 대동맥 박리의 분류는 아래와 같다. 흉부외과 시험문제로 나왔을 때 틀렸던 기억이...


작가의 이전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슬기로운 리뷰 #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