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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Oct 20. 2023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앵거스 플레처(Angus Fletcher)

총점: 10/10


- 한 줄 평

보았으나 보지 못했네.


- 내용 정리

감정을 중심으로 논리와 믿음을 연결하여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특히, 책을 읽고 나서야 보이는 세밀한 테크닉들과 의도와 구조가 일품이다. 하지만, 그런 기법들을 미주알고주알 정리하여 문학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망치는, 그런 멋대가리 없는 글을 적고 싶지는 않다. 다만, 책이 알려준 발명품들에 대한 간략한 주석을 상세한 목차와 함께 다루며 내용 정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전에, 두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을 다뤄둔다. 우선, 각 장마다 발명품을 설명하기 위한 왜/어떻게/어디서(Why/How/Where)의 구성이 참으로 단단했다. 다음으로, 그동안 "폴리매스" 개념에 비판적인 자세를 취해온 내 명치에 한 대 씌게 맞았음을 인정하지 아니할 수 없다. 여태까지 "폴리매스"가 가진 한계 위주로 주목해 왔지, "폴리매스"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글을 쓰진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신경과학과 문학을 접목한 폴리매스임이 틀림없으며, 그러한 폴리매스만이 전할 수 있는 독창적인 가치에 감사하다는 점을 밝혀 둔다.


이제 목차와 그 주석을 읽어보자. 이를 통해, 책이 말하는 1. 문학의 심리적 효과와 2. 25가지의 발명품을 하나씩 되새겨보자.


[목차] (=> : 주석, - : 소제목)

서문 창작의 빛나는 하늘

=> 문학의 힘: 서술과 감정, 테크놀로지

- 문학의 탄생

- 문학이 발명된 이유

- 엔헤두안나의 다른 창작물

- 문학 활용을 위한 선조들의 청사진


서론 잃어버린 테크놀로지

=> 정신 고양제: 경이-플롯 반전-확장 -> 카타르시스(치유): 자기 효능감-상처 지연 => 각각, 행복감과 멘털 개선

- <<시학>>에서 발굴한 첫 번째 발명품

- 경이를 자아내는 더 심오한 발명품

- 그리스 비극의 의학적 기능

- 그리스 비극의 치유 효과를 개선하기 위한 혁신

- 문학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발명품 찾기 방법을 직접 활용하기

- 뒤에 이어지는 장들에 대한 계획


제1장 용기를 북돋워라

호머의 《일리아드》 | 발명품: 전능한 마음

=> 경이와 두려움

- 이 발명품의 기원 => 어조와 취향이 스타일과 초점으로

- 하나님 서술자

- 용기, 그리고 용기의 신경계 출처

- 찬가와 그 신경화학적 효과

- 용기를 북돋기 위한 청사진

- '전능한 마음'을 직접 활용하기


제2장 로맨스의 불을 다시 지펴라

사포의 ‘서정시’, 동주東周의 ‘송가’ | 발명품: 비밀 공개자

=> 자기 공개와 경이(확장)

- 사랑, 그 문학적 기원

- '나'의 시적 능력

- 사랑의 신경 과학

- 2부로 구성된 시의 청사진

- 사포의 힘

- 사포의 두 번째 혁신

- '비밀 공개자'를 직접 활용하기


제3장 분노를 떨쳐내라

〈욥기〉,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 발명품: 공감 발생기

=> 사과(후회)와 인간적 한계(실수)

- 시인과 시인이 바꾼 이야기 => 용서

- 시인의 새로운 시행

- 정의와 그 신경계 기원

- 너무 지나친 정의

- 사과의 과학

- <<욥기>>에 나오는 사과

- 그리스 비극에서의 사과 청사진

- 소포클레스의 혁신

- 소포클레스의 두 번째 혁신

- '공감 발생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4장 상처를 딛고 올라서라

《이솝 우화》, 플라톤의 《메노》 | 발명품: 평정심 고양기

=> 풍자(패러디, 암시, 아이러니)

- 소크라테스의 비결 => 아! 테스형.

- 풍자가의 첫 번째 발명품: 패러디

- 풍자가의 두 번째 발명품: 암시

- 풍자가의 세 번째 발명품: 아이러니

- 소크라테스의 혁신

- 풍자에 대한 소크라테스식 반전

- 통증 억제 비결 => 자기 풍자

- '평정심 고양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5장 호기심을 자극하라

《순자타 서사시》, 현대의 스릴러 | 발명품: 미래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 서스펜스(스릴러)

- 미래로, 미래로

- 신탁의 반전

- 문학 속에 이식된 신탁

- 문학의 첫 미래 수수께끼의 수수께끼

- '미래에서 들려준 이야기'의 발명

- 그리오가 고안한 발명품의 과학

- 스토리텔링의 진화

- '미래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6장 정신을 해방시켜라

단테의 《신곡 지옥편》, 마키아벨리의 ‘혁신가들’ | 발명품: 경계심 유발기

=> 정신적 해방자: 파라노이아(망상, 편집) - 익숙한 것 속의 낯선 것

- 에덴동산의 정통 문학

- 단테의 알레고리 뒤집기

- 이상한 기분과 그 신경과학

- <<신곡 지옥편>>에서 느껴지는 파라노이아

- '경계심 유발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7장 비관적인 생각을 버려라

조반니 스트라파롤라, 오리지널 신데렐라 | 발명품: 동화의 반전

=> 행운

- 치유법에 붙은 가시

- 페로가 바꾼 것, 그리고 그 이전의 모습

- 미스터리한 스트라파롤라 선생 => 희극

- 내면의 낙천가에 얽힌 과학

- 행복감을 더 높이는 반전 => 행운 확대와 불완전성(우연)

- 두 가지 현대적 반전

- 동화의 반전에 대한 우리의 의심

- '동화의 반전'을 직접 활용하기


제8장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라

셰익스피어의 《햄릿》 | 발명품: 슬픔 해결사

=> 슬픔 해결사 = 슬픔 방출기(상처 지연) + 죄책감 해소기(행동)

- 햄릿의 공학적 돌파구

- 음모가 없는 낯선 <<햄릿>>

- 음모를 멈추자 생겨난 힘 => 아픔 인정과 추억 상기

- 상실의 아픔에서 비롯된 다른 문제

- 죄책감의 치유 => 우연한 공감

- '슬픔 해결사'를 직접 활용하기


제9장 절망을 떨쳐내라

존 던의 ‘노래’ | 발명품: 마음의 눈을 뜨기

=> 불가능이 가능한 신비한 예술적 경험(사이키델릭),

- 던이 고안한 발명품의 기원 => 문학적 역설

- 던의 불가능한 시

- 불가능한 것을 보는 것의 과학

- 사이키델릭과 그 과학

- 시적 사이키델릭

- '마음의 눈을 뜨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10장 자아수용을 달성하라

조설근의 《홍루몽》, 장자의 〈윈툰 이야기〉 | 발명품: 나비 몰입기

=> 소설(등변 삼각관계와 세상의 꿈)

- 나무껍질 종이로 엮은 고문서의 계시

- 원툰의 청사진

- 장자가 쓴 글

- 자아수용과 그 신경과학

- 중국 소설의 테크놀로지

- 세상의 꿈

- 두 마음이 가는 방식 => 등변삼각관계

- '나비 몰입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11장 실연의 아픔을 물리쳐라

제인 오스틴, 헨리 필딩 | 발명품: 밸런타인 갑옷

=> 자유 간접 화법: 로맨스(자기 공개+확장)와 풍자(패러디, 암시, 아이러니)의 결합

- 돈키호테, 힘차게 길을 나서다

- 광기가 되살아나다

- 치료사, 세상을 구하러 나서다

- <<톰 존스>>의 약효

- 제인 오스틴, <<톰 존스>>를 진단하다

- 자유 간접 화법

- 제인 오스틴, 자유 간접 화법을 구사하다

- 오스틴 소설의 신경과학

- 실연의 아픔을 막아줄 '밸런타인 갑옷'을 직접 활용하기


제12장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메타 호러 | 발명품: 스트레스 전환기

=> 공포가 허구이며 이를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유스트레스

-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발명품

- 전혀 다른 공포 => 유스트레스와 디스트레스

- 첫 번째 발견 => 기이한 것에 대한 공포

- 더 강력한 발견 => 몰입

- <<프랑켄슈타인>>, 공포-몰입 청사진을 뒤집다

- '스트레스 전환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13장 온갖 미스터리를 해결하라

프랜시스 베이컨, 에드거 앨런 포 | 발명품: 가상 과학자

=> 과학적 사고: 귀납과 연역

- 미스터리 해결사

- 탐정들의 새로운 논리 => 귀납법

- 베이컨의 오류 => 연역(예측)

- 새로워진 <<새로운 아틀란티스>>

- 포의 새로운 청사진

- 배움의 과학 => 귀납+연역, "우리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 우리가 저지른 실수

- 최종 미스터리의 해결


제14장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라

프레더릭 더글러스, 성 아우구스티누스, 장 자크 루소 | 발명품: 갈수록 진화하는 삶

=> 긍정적인 변화(성장): 과거형 자기애와 셀프 아이러니

- 더글러스의 원래 견해

- 더글러스의 전향

- 더글러스, 두 번째 자서전을 쓰다 => 셀프 아이러니

- 두 번째 청사진 => 자기애

- 더글러스가 내린 선택의 기원 => 인지적 유연성

- 성장 공식의 결합 => 과거형 자기애와 현재형 셀프 아이러니

- '갈수록 진화하는 삶'을 직접 활용하기


제15장 실패를 딛고 일어서라

조지 엘리엇의 《미들 마치》 | 발명품: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

=> '당신과 나'라는 경이

- 실패를 치유할 첫 번째 시도 => 신에 대한 감사

- 감사 테크놀로지를 개선하기 => 인간에 대한 감사

- 현대 문학의 반대 회로

- 조지 엘리엇의 혁명 => 당신과 나(우리가 아닌)

-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직접 활용하기


제16장 머리를 맑게 하라

《라쇼몽》, 줄리어스 시저 | 발명품: 다시 살펴보기

=> '소외'를 통한 자기 검토(서술, 수정, 재수정)

- 우리가 잘 속는 신경학적 이유 => 신뢰하되 검증하라

- 세뇌된 뇌를 씻어낼 발명품의 기원 => 반복

- 훨씬 더 명료하게 바라보기 => 자기 검토

- '다시 살펴보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17장 마음의 평화를 찾아라

버지니아 울프, 마르셀 프루스트, 제임스 조이스 | 발명품: 의식의 강둑

=> 유동적인 흐름과 복합적인 정신의 결합

- 새로운 치료법을 향한 울프의 첫걸음 => "케인스"

- 윌리엄 제임스와 신경의 문제

- 제임스 새로운 치료약을 개발하다

- 울프, 윌리엄 제임스를 공개 지지하다

- 의식의 흐름

-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소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율리시스

- 조이스와 프루스트의 스타일 차이 => 유동적인 흐름과 복합적인 정신

- 버지니아 울프와 의식의 흐름 => 다른 의식의 흐름으로 연결

- 울프가 구사한 스타일의 신경 과학

- '의식의 강둑'을 직접 활용하기 => "작은 것의 힘"


제18장 창의성을 길러라

《곰돌이 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발명품: 무질서한 엉터리 시인

=> Yes, and로 풀어나가는 캐릭터와 이야기

- 발견

- 정신 놀이의 과학 => "아이들을 놀게 하라"

- 동요의 즉흥 연주 => Yes, and

- 새로운 종류의 아동 문학

- 루이스 캐럴의 "좋아, 그래서" 스토리 =>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 그 안에서 우리는 즉흥성 촉진제와 꿀벌 몇 마리를 만나게 된다 => 분별 있는 캐릭터와 무질서한 이야기에서 무분별한 캐릭터와 합리적인 이야기로

- '무질서한 엉터리 시인'을 직접 활용하기


제19장 구원의 자물쇠를 풀어라

《앵무새 죽이기》, 셰익스피어의 독백 돌파구 | 발명품: 인간성 연결기

=> 독백 속의 독백 (다른 캐릭터의 독백 관찰)

- 인용구의 기원

- 에머슨과 <<햄릿>> => 혼잣말: 대화 같은 독백

- 햄릿의 신경과학 => 자기 동일시

- 새로운 돌파구 => 소설의 독백

- 혁신 => 독백 속 독백

- '인간성 연결기'를 직접 활용하기


제20장 미래를 쇄신하라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의 고독》,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 발명품: 혁명 재발견

=> 과거를 현재의 관점으로 재탐색

- 새로운 세상의 시작

- 재발견의 과학

- 함께 다시 배우기

- <<백 년의 고독>>에서 이뤄진 코페르니쿠스적 재발견

- <<백 년의 고독>>이 이룬 혁신

- <<백 년의 고독>>, 보르헤스를 재발견하다 => 재학습

- '혁명 재발견'을 직접 활용하기


제21장 더 현명하게 결정하라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 발명품: 이중 이방인

=> 판단 유보: 믿을 수 있으면서도 없는 서술자

- 편향을 깨부술 문학

- 전통적 여행 서술의 문제점 => 편향 고착

- 토머스 모어의 새로운 여행 스타일 => 반대하는 두 서술자

- 우리 뇌는 판단을 강요하고, 응분의 대가를 치른다 => 믿을 수 없는 서술자 한 명

- 우리의 판단을 더 오래 멈추게 할 방법 => 믿을 수 있으면서도 없는 서술자

- '이중 이방인'을 직접 활용하기


제22장 자신을 믿어라

마야 안젤루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 발명품: 자기 가치 확인

=> 불안한 1인칭 과거와 확고한 3인칭 현재

- 자기 신뢰의 기원

- 지혜의 공학 => 자기 가치 확인

- 지혜의 다음 발명품 => 자기 가치 자기 확인

- 마야 안젤루의 발견 => 절망 속의 낙관

- 이상하고도 진지한 실존주의 예술

- 실존적 프타호텝 => 1인칭의 불안정한 과거 서술과 3인칭의 확고한 현재 서술을 교차

- '자기 가치 확인'을 직접 활용하기


제23장 얼었던 마음을 녹여라

엘리슨 벡델, 에우리피데스, 사뮈엘 베케트, T. S. 엘리엇 | 발명품: 임상적 기쁨

=> 임성적 분석(해리) 후 긍정적 감정(재해석)

- 희비극 미스터리에 대한 벡델의 해결책

- 의사들, 무감각을 잘못 치료하다 => 해리

- 에우리피데스의 선구적 치료법 => 임상 분석과 긍정적 감정, "마음 챙김"

- 1949년의 에우리피데스 => 벡델

- 치료법을 제대로 완성하기 => 해리+해피엔딩

- 행복한 반전 => 경이와 감사

- '임상적 기쁨'을 직접 활용하기


제24장 을 펼쳐라

티나 페이의 ‘30 록’, 기분이 좋아지는 환상적 마법 | 발명품: 소원 성취

=> 코믹 윙크와 리얼리티 변환의 반복(가설과 검증)

- <<돈키호테>>의 테크놀로지

- <<돈키호테>>를 읽을 때 우리 뇌에서 벌어지는 일 => 진실과 환상의 구분

- 더 성공적인 돈키호테 => 꿈을 이루는 반사실적 사고(진실과 환상의 구분에 바탕)

- 코믹 윙크와 그 고대 기원 => 제4의 벽 허물기 + 유머

- 꿈을 실현하다, 파트 2 => 리얼리티 변환기(실제 세계에서 경계선을 넘어 환상 속으로)

- 코믹 윙크와 리얼리티 변환기를 결합시킨 효과 => 반사실적 사고: 가설과 검증

- 꿈을 실현하는 과학 => 의지와 계획

- '소원 성취'를 직접 활용하기


제25장 외로움을 달래라

엘레나 페란테의 《나의 눈부신 친구》, 마리오 푸조의 《대부》 | 발명품: 유년기 오페라

=> 만족 지연 - 불협 화음과 절반의 하모니 - 부분 도파민

- 음악의 힘 => 합창

- 오페라의 혁신 => 대립

- 스토리 안에서 뮤지컬 스토리의 힘

- 몬디베르디가 찾아낸 음악적 방법의 과학 => 만족감 지연

- 불명예에 이르는 길

- 허구에 담긴 오페라 => 불협화음과 충돌 후 해결 화음

- <<페니 드레드풀>>의 혁신 => 부분 도파민

- <<페니 드레드풀>>의 다음 연재물 => 절반의 하모니

- <<대부>>로 우리의 건강을 개선하기 => 외로움 극복

- 문학의 친구를 사귀는 힘 => 유대감 형성

- '유년기 오페라'의 발명

- 무리의 일원이 되다 => 아이의 관점


결론 미래를 창조해 나가기

=> '발명품 만들기 테크닉': 1. 행복한 우연 수용 2. 낡은 청사진 둘 합치기 3. "옳은 것"이 아니라 작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코다 이 책의 은밀한 역사

- 사라진 교사들

- 교사들의 학생들

- 좀 더 자세한 답변 => 1단계: 문학 작품의 독특한 심리적 효과를 파악하라 2. 그 효과를 추적해서 플롯, 캐릭터, 이야기 세계, 서술자, 또는 다른 서술 요소를 독창적으로 활용한 발명품을 찾아보라.




- 감상 1: 보았으나 보지 못했네

책에서 소개한 25가지 발명품과 그 사례들을 읽어나가면서 숨겨져 있던 기법들을 알게 되었다. 돈키호테, 오만과 편견, 걸리버 여행기, 곰돌이 푸, 신곡, 그리고 듄까지. 나는 그 책들을 보았으나 그 책들에 담긴 발명품들을 보지 못했었다. 겉핥기로 책을 읽었다. 경솔했다.


책 표면 아래에 숨겨진 기법들을 바라보는 눈으로 일상을 바라보자 놀라운 경이로 가득했음을 다시 발견했다.

출근길 계단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대리석, 철근, 콘크리트, 비상출입등, 난간은, 가본 적 없는 세계 어딘가에서 생산한 석유와 철광석, 석재를 이용하여, 알 수 없는 기계와 기술들로 가공하여 생산한 재료들을, 만나본 적 없는 이들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 이 공간, 이 자리에서, 다 함께 작업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일상적으로 타고 다닌 버스의 우둘투둘한 인조가죽 시트, 속이 빈 플라스틱 비상탈출 망치, 동글동글 귀엽게 바뀐 빨간 하차벨에도 내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손길이 담긴 경이가 담겨있었다.

출근 후 앉은 내 자리에도 그런 놀라움은 가득했다. 인사말을 주고받는 동료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가끔씩 에러 나서 속을 썩이는 이 컴퓨터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 내 앞에 놓여있는 것일까? 아는 기능만 주로 쓰지만 내가 모르는 기능들이 엄청 많은 이 프로그램들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또, 업무를 위해 참고하는 수많은 문서들은 분명히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어느 시점에 어디선가 만들었으리라.


내가 모르는 놀라운 테크놀로지와 정보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따뜻한 의도들을 보게 되자 그 경이에 압도되었다. 그렇게 일상의 단조로움에 담긴 축복을 깨닫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었음을 기록으로 남긴다.



- 감상 2: 글을 쓰고 싶다.

택시 운전기사가 구급차와 사고가 나, 이송되던 환자가 사망한 사건을 놓고 친구들과 논쟁을 벌였던 기억이 있다. 그 택시운전사와 그에게 선고된 형량을 놓고 비판하던 친구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고 말하며 가해자에게도 공감하기를 요구하며 그를 용서하라고 말했던 내가 있었다.


친구들의 논리에는 타당한 근거가 있었고 나의 논리에도 그 나름의 근거가 있었으나, 서로의 시각 차이가 빚어낸 논리의 충돌은 친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기에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끝이 났다. 택시 운전사를 용서함으로써, 자신의 죄도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의 마음가짐을 품길 바라는 내 의도는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소리'가 되어 허공에 흩어졌다.


그렇기에 나는 글을 쓰고 싶다. 논리로는 전하지 못할 그 마음을 감정을 건드리는 소설을 통해 전하고 싶다. 때로는 절절한 자기 고백으로, 때로는 코웃음 치는 위트로, 감정과 믿음과 논리를 모두 담은 소설을 쓰고 싶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책을 읽어도 그 감정들을 느낄 뿐, 어떻게 느끼게 되는지 알지 못했다. 감사하게도 이 책을 통해 그 감정을 전달해 주는 발명품을 찾는 법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그 방법을 익혀나갈 것이다, 삶의 지금 챕터와 그다음 챕터를 온전히 맛보는 동안.

그다음에 올 순간을 위해서.




- 담아두고 싶은 문장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항상 좋은 것은 없다. 그게 생물학의 황금률이다."


"햄릿처럼 혼자서 다 짊어지느라 괴롭다면, 이러한 작품이 외로운 양심의 짐을 덜어주고 아픔을 치유할 더 방대한 기억을 선물해 줄 것이다."


"불가능한 당신이라는 기적.

얼핏 둘로 보이는 하나."


"과거의 독특한 삶을 소중히 여기면서 당신의 현재 모습을 약간 아이러니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된다. (중략) 하루하루를 당신의 독립기념일로 삼게 될 것이다."


"결코 만나지 못할 독자를 위해.

당신과 나를 위해."


"당신이 알던 백 년을 다시 보자.

그리고 새로운 혁명을 꿈꾸도록 하라."


"다시 말해서, 최후의 순간까지 유보할수록 정확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당장은 단정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다.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판단을 유보하라. 어쩌면 영원히."


"절망 속에서 진정한 낙관론이 싹튼다: 좋은 일이 우리에게 저절로 오지 않음을 아는 낙관론, 그리고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안기기 위해 우리 자신에게만 의지해야 하는 즐거움."


"꿈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윙크와 변환으로 뭐든 실현할 수 있다."


"당신의 글이 항상 진실일 필요는 없다. 그 글로 당신이 무얼 하려는지가 중요하다."

"진실의 힘이 무엇이든, 문학 자체의 특별한 힘은 항상 허구에, 우리가 고안한 경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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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0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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