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올리버(Tom Oliver)
총점: 7.5/10
- 한 줄 평
5가지 연결로 차린, 자아라는 오색비빔밥.
- 내용 정리
이기심을 넘어서는 이타심(연결성)이란 주장은 옳다. 하나 헛되다. 저자의 문제 제기는 정곡을 찌르고, 지적은 날카로우며, 믿음을 대체하려는 시도는 이상적이다.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은 4가지 연결의 재료들을 통해 차려냈다 (괄호 안은 관련 책 제목). 1부 몸("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2부 마음("패거리 심리학"), 3부 자아("마음 챙김"의 '보편적 인간성'), 4부 네트워크("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의 '전지구적 서사').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들처럼 이 책의 이상도 몽상에 가깝다. 달걀 없는 비빔밥처럼. 달걀이자 화룡점정인 마지막 재료는 바로 이기심에 기반하여 이타심을 끌어낸 "타인의 친절"이다. "타인의 친절"이 알려주었듯, 유전자란 하드웨어는 '집단 선택'이란 한계이자 가능성을 품고 있다. '집단 선택'은 '호혜주의'라는 펌웨어를 거쳐 마침내 오늘날 '효율적 이타주의'라는 소프트웨어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이기심에서 이타심을 이끌어낸 "타인의 친절"과 달리, 이 책은 "이기심을 빨리 걷어내야 할 때이다."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저자의 주장은 옳으나 헛되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의 다음 문장이 가슴을 친다. "옳은 것이 아니라 작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또다시, 또 다른 "붉은 돼지"의 '마르코'를 이 책에서 만났다. 좋은 말이지만, 살아남는다면 벌을 받아야 하는 말. 결국 신념에 배신당할 그 말에 관해서는 감상에 자세히 적어본다.
- 감상:
저자의 문제 제기는 정곡을 찌른다. 하지만, 디테일이 아쉬운 논리와 함께 책 전반에 걸쳐 개인적인 사례가 부족하여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 연결성(시스템)이란 이타심을 통해 개인주의란 이기심을 대체하자는 '전지구적 서사'의 전환, 다시 말해 믿음을 직접적으로 공략하는 접근은 좋았다.
하지만, 책에서 주장한 몸과 마음, 자아와 네트워크를 되뇌던 중에 "타인의 친절"의 이기심에 기반한 이타심을 더해 고민하다 보니 흥미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6.25 전쟁에서 우리를 도와 싸운 UN군의 행동은 이타심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그 이타심 덕분에, 전 세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노래와 드라마, 게임을 즐기고, 우리가 만든 전자 제품과 자동차, 배를 이용하며, 세계를 여행하거나 사업, 봉사하는 사람들을 통해 덕을 보고 있다. 호혜주의라는 놀라운 변환 공식을 통해 이타심이 이기심으로, 이기심이 다시 이타심으로 변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의 원리로 책에 담긴 모든 이들이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변환되어 내게 전해졌음에 감사하다. 또, 이기심에 기반하여 적은 이 서평이 누군가에게는 이타심으로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의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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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9 원문 작성]
[2025/11/16 편집 후 재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