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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n 16. 2023

아픈 뒤의 달리기 (08.04.2019)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고, 과음으로 인해 일주일간 장염을 앓았다.

(하지만, 술찌는 벗어났으니 그만한 가치는 있었다고 하겠다.)


꼭 일주일 만에, 속앓이에서 벗어난 몸이 가벼워졌다.

팔뚝이나 배 주위가 얇아진 것이 여간 심상한 것이 아니라 체중계에 올라섰더니, 2kg이나 살이 빠져있었다.


이렇게 날아갈 듯한 날에는 심장 아래쪽에서 달리기 하고 싶은 욕구가 근질근질하게 올라온다.

까짓꺼, 오랜만에 밤산책이나 하자 싶어 11시 반에 집을 나왔다.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은 어느 멜론 DJ가 밤산책에 어울리는 음악(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이란 제목으로 올린 팝들로, 이게 또 엔간히 흥을 돋울 줄 아는 노래라서 요즘 푹 빠져 있다.



뜀박질을 시작할 때 들었던 '혹시 모를 급한 변의'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새 날아가버린다.


차오르는 숨과 헐떡이는 폐.

팔다리에 퍼지는 기분 좋은 피로감.


"아 너무 좋다. 이게 살아있는 거지"



요 일주일간. 몸은 아프고, 일은 많고, 사람은 힘든데, 사랑은 떠나 있어서 외로웠다.

그 모든 장애들에서 회복한 몸 상태에, 더 이상 그 무엇도 나를 가로막지 못할 것 같은 자유로움을 느낀다.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몇 자 적었다.


 - 08.04.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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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4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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