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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n 28. 2023

"성격을 팝니다"를 읽고 나눈 토론

토론을 통해 느낀 감상 3가지를 짧게 정리한다.


1. 결론부터 말하는 습관 들이기.

2. MBTI 같은 정신분석학을 대신하는 자기 계발서에 담긴 긍정심리학.

3. MBTI의 초등교육에서의 실용성과 추가 논의사항.



첫째로, 내 오랜 습관인 결론을 나중에 말하기가 듣는 사람들의 이해를 어렵게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전에 "대유행병의 시대"를 읽고 나서 전체 내용을 초반부에 적어주었다면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품었었다.

그러나, 나도 말할 때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말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고 있었다.


토론을 하면서 말하기가 끝난 뒤 내 말을 요약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왜 그런 요청을 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물음의 답을 찾는 와중에, 내가 "대유행병의 시대"를 읽으면서 품었던 불만이 떠올랐다.


앞으로는 결론을 먼저 말하고, 근거를 설명하는 습관을 들이자. 이를 통해 사람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



둘째로, "성격을 팝니다"의 서평에 '심리학자들은 MBTI의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있을 텐데 왜 대중이 이에 현혹되는 현상을 막으려 하지 않는가?'란 의문을 품었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 윤 PD 님께서 해주신 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겠다.


1. 프로이트나 융 같은 정신분석학은 오늘날에는 유사과학으로 분류한다.

2. 70년대 이후 긍정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겼고, 이 내용들이 담긴 자기 계발서들이 많다.


다시 말해, 심리학자들은 MBTI 같은 성격이론이 틀렸음을 말하기보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자기 계발 서적을 통해 대중에게 타당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어떤 사실이 틀렸음을 증명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해당 사실이 더 널리 퍼질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할 때, 새로운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잘못된 지식을 대체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MBTI를 통한 초등학교 학부모 상담과 관련한 토론 내용을 정리한다.


토론을 하면서 MBTI와 같은 과학적으로 잘못된 도구를 기반으로 학부모 상담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과, MBTI만큼 효과적으로 학부모를 설득할 수 있는 면담에서 활용할 도구가 없다는 주장이 맞섰다.


두 주장 모두 근거가 있었으나, 난 초등학교의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어떤 주장이 합리적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얘기를 회사 파트분께 드렸더니 흥미로운 말씀을 해주셨다.


1. 학부모 면담에서 MBTI로 교사가 설명하면, 학부모 입장에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타당하지 못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2. 그러나 교육여건을 고려하면, MBTI라도 들어가며 설명하려는 교사는 열정을 가진 교사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MBTI 이상의 더 과학적인 방식을 통해 면담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렇게 적고 보니, 위 내용도 미봉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교육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보니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적은 것이 아니라서 이 정도로 감상을 마무리한다.


사실 자녀가 없다 보니 이 주제를 놓고 대화할 때 학부모들이 왜 그토록 열성적으로 말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 점이 특히 흥미로웠기에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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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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