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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n 29. 2023

패거리 심리학 토론

씽큐 ON 6기의 6권, 6차례의 토론(혹은 토의)이 마무리되었다.

그 12주 간의 독서와 토론의 기억을 3가지 주제로 짧게 남긴다.


1. 믿음 안에 갇힌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할까?

2.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방법론.

3.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태도.


첫 번째 주제는 패거리 심리학 토의에서 다룬 주제인 컬트나 음모론 같은 자신의 믿음 안에 갇힌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이다.


줌 토론에서는 1. 해당 대화 주제를 피하거나, 2.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들어주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위 말을 들었어도, 아직 그런 사람들과 소통할 때의 답답함은 남아있었다. 그래서 토론이 끝나고 해당 주제를 내가 이전에 배웠던 지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 보았다.


그때, 링크드인 강의에서 들었던 내용인 "상대방의 관심사를 내 목적과 질문을 통해 연결"로 소통하기가 떠올랐다.


예를 들면, 컬트나 음모론에 빠진 친구들에게 일반적인 관심사인 행복을 고려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소속감을 느낄 때 행복하다고 하는데, 네 믿음이 소속감 대신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 보여. 그런데도 그렇게 믿는 이유가 뭐야?" 같은 식으로 물어보자.

그리고 이러한 질문을 할 때, 내 오랜 습관인 판단이 아닌, 경청과 공감하는 자세로 소통할 수 있도록 변화하자.



두 번째 주제는 토론을 하면서 받았던, 참여하신 분들이 다른 사람들을 바꾸고 싶어 한다는 느낌과 관련이 있다.


남을 바꾼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변화를 통해 성장한 사람은 자신의 긍정적인 경험을 나누고 싶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변화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주제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와 연결해 보자.

독서, 자기 계발이란 말을 들으면 일반적으로 노력이나 어려움 같은 감정이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감정 대신 독서와 재미가 연관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재미란 가치를 독서나 자기 계발과 연결 지어야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우선 대화를 할 때 가진 지식을 통해 판단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소통을 그만두자.
내가 좋아하고 너무나 익숙한 그런 소통은 책을 재미있게 느끼게 돕기보다는 더 어렵게 느끼게 하는 방식이다.
대신 경청을 통해 상대방의 주장을 듣고 의역을 통해 맞게 이해했는지를 확인하자.

그다음,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질문을 통해 던지자.
그리고 상대방의 답변이 오면 요런 식으로 말해보자.
"근데 oo책에서는 이 주제를 다르게 다뤘었거든. 지금 정확하게 내용 기억이 안 나서 네가 그 책을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


단, 이전에 책을 추천했을 때,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알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었다.
그러면 이렇게도 말해봐야지.
"그럼 그 주제에 대한 지식들은 어디서 알게 된 거야?"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가 하이브 마인드로 넘어갈 수 있고, 그러면 패거리 심리학에서 배운 내용을 현실에서 검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서 다루겠다.

최근 고등학교 친구들과 현 정부의 경제적 실패를 다룬 기사를 두고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친구들은 신문 기사들을 인용하여, 출산율, 부동산 정책, 사회 문제를 고려하여 이전 정권 대비 현 정권은 실패했다는 주장을 들고 왔다.

나는 그 주장에 대해서 출산율이 낮아지고, 특정 가격대 주택 가격이 상승했고, 비정규직 비율 증가 등의 증거들은 맞으나 그것을 두고 전 정부 대비 현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말을 보는 사람들은 위 말을 어떻게 이해하셨는가?
다시 말해, "전 정부 대비 현 정부의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는가?


현 정부가 전 정부보다 잘하고 있다고 이해하시지는 않으셨는가?
그렇다면 여러분도 이분법적인 사고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저 말에 담긴 뜻은 현 정부는 전 정부만큼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전 정부 > 현 정부가 아니라면 전 정부 < 현 정부라고 내 친구들은 이해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이분법적이지 않다.
출산율, 부동산 정책, 사회 문제를 거시적인 지표로 보면 현 정부는 전 정부만큼 하고 있다.
현 정부 = 전 정부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 대신 유사함을 나타내는 기호를 찾지 못했다.)

다시 말해, 좌파나 우파 정권인지 여부가 국가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겠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가진 가장 큰 자원은 인적 자원이다.
국민 개인의 평균적인 질적 수준이 뛰어난 나라다. (IQ나 근로 시간 등등을 고려해 보자.)

그래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는 지도자나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 (자세히 말하면 문제는 맞으나, 그것이 좌우의 차이로 인한 문제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국가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한 인적 자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한국 국민들이 가진 이분법적인 사고가 출산율, 부동산 및 사회 문제들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이분법적 사고에 빠질까?

세상은 복잡하다.
그 복잡한 세상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한국인, 즉, 우리가 가진 사고체계를 이분법적으로 풀어보자. 우리는,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렸는지를 말한다.
답을 찾는다.
정답이 있고 오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분법과 세상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복잡한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렇기에 우리의 믿음과 현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문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오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의 원인은 좌우 정부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빠진 보편적인 국민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없다!
없다!
절대로 불가능하다!

왜?
보편적인 한국인은 이분법적인 사고가 문제라는 인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분법적인 사고를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그 사람이 바뀌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이분법적인 사고를 바꾸자"가 아닌, "한국인은 무엇을 원하는가"로 접근해 보자.

한국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행복한 삶을 원한다.

그러면 무엇이 행복한 삶인지 물어보자.
사람마다 행복한 삶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그렇기에 행복에 대해 대화할수록, 자연스럽게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푸념 시작 -----------------------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우리는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좋은 대학을 가면 잘 살 것이라고 믿는다.

즉, 잘 살면 행복하다고 믿는다.
그런데, 대부분 "잘 산다"에 대해서 자신만의 견해를 갖기보다는 보편적인 생각을 따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그러면 내 가정이 맞는지 의심이 된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이 맞는가?

아마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행복한 삶보다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늘날 우리 사회는 우리가 꿈꿔온 사회일 수도 있다.
적당히 불평하면서도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는 그런 사회.

갑자기 퀸의 Is this the world we created...? 가 듣고 싶다.
https://youtu.be/wllXY322K7Q


한 고등학교 친구가 이렇게 말해준 적이 있다.
"어떤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그 사회에 만족하며 사는 자세 덕분에 만족할 수 있다."

아프지만, 쓰린 진실이다.
어쩌면 다들 만족하며 사는데, 만족하지 못하는 내가 별종일 수 있다.

우리가 만든 이 세계의 밝은 면으로 눈을 돌리자.
어두운 면은 외면하자.
그렇게 요령 있게 살자.

그렇게 살기 싫으면, 떠나던가.
떠날 수 없으면 남아서 바꾸던가.
남이든 나든.


글을 마치면서 요즘 폴리매스를 읽고 있어서 과격하고 직설적인 어조로 글을 적은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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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1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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