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로즈 캐버너
총점: 10/10
- 궁금한 점 (토론 거리)
컬트와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떤 식으로 소통해야 할까요?
- 한 줄 서평
1. 뺄 내용이 없는 점이 단점인 알찬 책.
2. 우리와 그들로 나누는 심리를 이해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제시한다.
- 내용 정리
한 줄 서평에도 적었듯, 매우 알차게 작성된 책이다.
전체적인 책의 내용과 목적을 먼저 설명한 뒤, 마지막 교훈에서도 핵심 내용을 다시 다루어준다.
게다가 매 장마다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이후 내용도 미리 다루면서도 이전 내용도 상기시켜 준다.
또한, 각 장의 시작부에 들어있는 묘사는 책 내용에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찬가지로 목차에 책의 핵심 내용이 전부 담겨있도록 세심하게 작성된 책이다. 그렇기에 내용 정리는 목차를 적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01. 하이브 마인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간: 90퍼센트는 침팬지, 10퍼센트는 꿀벌?
사회적 동물, 소셜미디어의 등장
꿀벌과 인간: 양봉가의 관점
02. 우리 자아는 허구
집단 도서관
하이브 마인드의 실패
행동의 기준: 사회 규범
이야기: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의 생각
진화, 픽션, 하이브 마인드
이야기를 꾸미는 데 특화된 뇌구조: 이야기꾼은 타고나는가?
평가: 짧디 짧은 이야기
03. 진영의 문턱
우리가 헤엄치고 있는 물속: 하이브 마인드에 대한 인류학적 견해
미세 조정: 신경 동조
궁극적인 동조화: 낭만적인 사랑
유유상종
04. 소셜미디어의 장점과 단점
장점: 기존 관계의 강화
장점: 공동체 의식의 강화
장점의 역풍: 반향실 효과
단점들
다 함께, 따로따로
05. 자아화와 타자화
자아
사악한 평가: 탈인간화
익명성이란 가면과 햇살의 한계
06. 내부의 적
증폭된 하이브 마인드: 컬트와 음모론
피해망상의 힘
우리를 환영하는 공동체가 있는데 저항은 헛된 짓!
낙인찍힌 지식
합의된 현실을 쪼개라
07. 난도질
취약한 사람
우울증과 불안증에 취약한 사람
중독에 취약한 사람
정신 집중에 취약한 사람
가장 취약한 사람이 실제로는 가장 덜 취약하지 않을까?
두려움에 취약한 사람: 우리 모두가 아닐까?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려면
08. 워킹 아미그달라
복잡하다!
디지털 시민
09. 해독제
시험 운전: 안전지대 안에서
차이를 받아들여라
이른바 고질화 된 갈등을 위한 재평가
두 가지 경고: 내가 말하지 않는 것
규범을 넛지 하라
재평가를 적용하라
시험 운전: 안전지대 밖에서
10. 보이지 않는 가죽끈
서로를 길들이다: 인간과 개의 공진화
신의 은총으로
우리 세계의 새로운 중심
소속감이 필요하다
- 감상
1. 정말 잘 쓰인 책이다. 단어의 뜻을 정의하여 오해의 여지를 줄이거나, 다양한 예시나 합리적인 근거를 드는 식으로 논리적으로 쓰인 책이다. 또한, 상황을 묘사하는 아름다운 비유로 감상적인 부분까지도 잡았다.
그리고 좋은 답을 찾기 위해선 좋은 질문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좋은 질문들로 가득 차 있다는 점도 높게 친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중요시하는 부분인 "저자의 주장"도 명확한 어조로 분명하게 드러나있다.
멋있는 책이다.
읽는 내내 버릴 부분이 없는 구성에 감탄하면서 읽었다.
2. "하이브 마인드라는 개념은 일종의 집단의식이나 집단 지식을 뜻하는 것" (17p)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배웠다.
최근에 "그래서 책이 아닌 네 생각은 뭔데?"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잠깐 고민 후에, "나는 그 책이 옳다고 생각하니, 내 생각은 책의 생각과 같다고 답을 했다."
그러나, 무언가 궁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질문에 담긴 맹점을 알 수 있었다.
하이브 마인드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자신만의 생각이 존재할까?
논문을 쓰면서 알지 않았던가?
내 아이디어라고 여기는 생각들은 대부분 누군가 예~~전에 떠올렸거나, 틀린 아이디어라는 사실 말이다.
그렇기에 다시 그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내 생각은 책을 근거로 한다. 네 생각은 어디서 영향을 받았니?"
3. 음모론과 컬트에 관한 내용은 특히 내 흥미를 사로잡은 부분이다.
친구들과 대화를 거듭할수록, 음모론이나 컬트에 치우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은 어딘가 비슷한데 다르게 느껴졌다.
이 책은 내가 느꼈던 그 의문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원인)
음모론과 컬트는 모두 편집증과 피해망상에 기반을 둔다.
사회적 지원 시스템에서 배제되었다는 소외감이 컬트에 유혹에 대한 취약성을 가장 강력하게 예측할 수 있는 변수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사이비 종교가 판을 치는 이유가 설명된다.
소외된 사람들이 사이비에 빠지는가? 사이비에 빠져서 소외되는가?
분명한 사실은 우리 주위에는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결과)
사람들이 컬트와 음모론에 빠지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편집증과 피해망상으로 인해 괴로운 삶에 대해 컬트는 단순한 답을 통해, 음모론은 복잡한 답을 통하여 해결한다.
(대응책)
하나 둘 다 잘못된 믿음이기에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믿음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개인적 경험)
나도 컬트나 음모론에 빠진 친구들과 의문을 던지며 소통한 경험이 있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컬트적인 생각에 빠진 친구와 "소수의 엘리트가 자본을 통제하여 세상에 고통을 야기한다."는 음모론에 빠진 친구가 있었다.
컬트에 빠진 친구에게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사고가 나서 피를 철철 흘리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의사가 수술을 하려고 다가왔다. 그러나 그의 애인이 의사를 밀쳐내며 "내 사랑이 그를 구할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수술을 방해한다면?"
이런 경우에도 무조건적인 사랑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가?
음모론에 빠진 친구에게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소수 엘리트가 자본을 독점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해 보자. 그러면 너는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니?"
신기하게도 두 친구의 반응은 비슷했다.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답을 주기보다는, 둘 다 공격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컬트 친구는 자꾸 다른 주제에서 내가 틀렸음을 증명하려고 논쟁을 벌였다.
음모론 친구는 대한민국이 검은돈이 세탁되는 주요한 국가 중에 하나라는 식으로 공격했다.
두 친구들의 반응 모두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그들의 믿음(컬트나 음모론) 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추측으로는 내가 틀렸음을 증명하여, 자신이 옳다고 믿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내가 틀린 것과 그들이 옳은 것은 별개의 논리지만, 이분법적인 사고에 사로잡히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시 친구와의 관계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그들과의 관계는 결국 더욱 서먹해졌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있겠는가?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나갈수록 관계에서 문제가 있다 해도, 내 노력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의 믿음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시 말하면,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사람의 자연적인 본성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그렇게 반응하고자 한다면, 내 노력으로는 그들을 바꿀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을 바꿀 정도의 노력을 쏟을 여력이 없다.)
다만, 현재는 그들이 그런 컬트와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깨닫는 날이 오길 바란다.
4. 인지적 재평가와 극단적 지지를 빼놓았다는 점을 알게 되어서 짧게 추가한다. (20201011)
책에서는 고질화 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으로 인지적 재평가를 제시한다.
인지적 재평가란, 우리가 어떤 사건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생산적인 해석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작은 것의 힘"에서 다룬 "자극에 대한 반응 대신 가치관에 따른 대응을 하라"는 내용과도 닿아있는 면이 있다.
또한, 확고한 견해를 지닌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극단적 지지를 설명한다.
나도 그런 방식을 다른 글에서 사용했다.
우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없다.
없다.
절대로 불가능하다!
라고 적어보았다.
저렇게 적으니, 오히려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느껴진다.
인지적 재평가와 극단적 지지라는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도구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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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원문 작성]
[2025/11/23 편집 후 재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