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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l 18. 2023

유머의 마법 토론 후기

유머의 마법의 토론 주제와 관련된 토론 후기를 남긴다. 21년 3월 28일 일요일 저녁에 진행되었던 유머의 마법 토론 중에 다음 주제에 관한 대화가 진행되었다. "상사의 농담은 왜 재미없을까?"


상사의 재미있는 농담도 들어본 나는 위 주제를 듣자마자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저 주제에 대해 동의하고 공감하는 의견을 말하는 토론 참가자 분들에게 다음과 같이 반문하려고 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상사의 재미있는 농담도 들어봤기에 이 주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가 있으시다면, 여기서 잠깐 멈추고 자신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답했을지 생각해 본 다음, 계속해서 읽어나가기를 추천한다.


나는 아내에게 만약 이 상황에 처했었다면 어떻게 답했을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아내는 나처럼 반문하는 대신, 일단 상사의 농담이 재미없다는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한 뒤, 조심스럽게 약간 다른 관점을 전달했을 거라고 했다. 예를 들면 다음처럼 말이다. "네, 맞아요. 재미없는 상사의 농담은 듣기 힘들죠. 그런데, 다행히도 저는 가끔씩 상사의 재미있는 농담을 들어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나는 상사의 농담이 재미없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었기에 아내처럼 말하는 방식은 내겐 거짓으로 다가왔고, 그렇기에 내가 아내의 화법을 따라 할 순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고민하던 와중에, 유머의 마법 서평에 적은 다음 글귀에서 영감을 얻었다. "부정적인 비평이 상대를 방어적이거나 저항하게 한다면 '사려 깊은 농담'은 '상대의 기분을 그렇게까지 상하게 하지 않고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사의 농담이 재미없다는 주제에 동의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비평 대신, 사려 깊은 농담을 통해 동일한 메시지를 던져볼 수는 없을까? 이렇게 말이다. "그러니까 여기 계신 분들은 재미없는 상사의 농담에 고통받고 계신 피해자들이셨군요!ㅎㅎ" 어떤가? 상대의 기분을 그렇게까지 상하게 하지 않고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 같다.



그렇기에 이번 토론에 참관으로 참석하기로 했던 결정은 참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의 토론에서 "다수의 의견과 다른 나만의 의견을 말한다면, 대부분의 상대방은 부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반대로 나를 공격"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이유는 결국 상대방이 자신의 맹점을 깨닫고 보다 합리적인 의견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내 말하기는 나를 그런 목표에서 더 멀어지게 했다.


그렇기에 내게는 유머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링크드인 강의 "Influencing Others"에서 배웠듯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라포 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선, 우선 내가 호감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나는 호감형 말하기를 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 그렇기에 책 "유머의 마법"은 내게 노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같았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엔, 극도의 허무감이 내 가슴을 채우고 있다. '이렇게 쉬운 일이었나?', '이 쉬운 걸 몰라서 나는 그동안 그렇게 많은 인연들을 놓쳤나?', 그리고 그런 허무감들의 끝에 드는 생각...... '아,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무슨 의미가 있나?'


그렇다. 나는 내 가슴 밑바닥에 감춰놓았던 자기혐오란 오랜 친구와 재회했다. 결국에,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하다. 어리석은 나는 사랑과 성장과 재미를 통해 나와 내 가족과 친구들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조금이나마 밝게 바꾸고 싶었다. 그렇기에 많은 순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방법을 알기 위해 몸부림치고, 내 부족함을 자책하고, 바뀌지 않는 사람들에게 절망하고, 한계를 절감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고 시도했고 실패했고 잘못된 점을 찾았고 다시 시도하길 반복했다.


그러나, 이렇게 쉬운 일이었다. 책이 옳았다.

"너무 애쓰지 마세요. 결과에 집중하지도 마세요. 그냥 마인드셋을 이런 식으로 바꾸기만 한다면, 모든 면에서 당신의 인생은 더 나아지고 더 풍부해질 것입니다."



지금이나마 내게 찾아와 준 책과 그 과정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들에 감사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으며, 후기를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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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9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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