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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의 마법 - 제니퍼 에이커, 나오미 백도나스

by Dominic Cho

총점: 10/10


- 한 줄로 표현해 보면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https://m.youtube.com/watch?v=m0DTLMTNyaU&pbjreload=101


- 내용을 되새겨보면
뛰어난 요리사가 솜씨를 부려 버무려낸 일품요리 같은 추천사로 책은 시작한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책이다.
사랑, 성장, 재미의 블로그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느껴왔던, 그래 바로 재미, A.K.A 유머를 다룬 책이다.
나는 부푼 기대를 품고 읽었고 놀랍게도, 책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유머 설명하기만큼 유머를 확실히 죽일 수 있는 방법도 없으리라.
더 이상 길게 정리할 필요가 있으랴.
읽자.

(서평을 마무리하고 보니, "작은 것의 힘"처럼 너무 방대한 항목이 들어있어 유머 익힘책 같다. "마음 챙김"처럼 보다 유머의 핵심 원리 위주로 설명하는 책을 만나고 싶다.)



- 느낀 생각들을 적어보자면

하나! "불쌍한 아이"
장인어른의 중간 이름이 군나르다. 바이킹 느낌이 나는 남자다운 이름이라서 자식을 낳으면 이름을 군나르로 짓고 싶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그러자 아내가 그 이름은 할아버지들 이름이라면서 질색을 했다. 애가 놀림을 받을 거라고도 했다.
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른 의견을 구하고자 장인어른과의 통화에서 말을 꺼냈다.

"장인어른, 자식을 낳으면 이름을 군나르로 짓고 싶은데 어떠세요?"
잠깐의 적막이 흐른 뒤 그가 말했다.
"Poor Kid..."

그 순간... 받아들였다. 아 이 이름은 아니구나.
물론 아내의 사전 설명이 있었기에 장인어른의 농담을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백 마디 말보다 짧은 두 단어로 '뽝'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유머가 지닌 마법이었다.


둘! "유머를 배우고 싶어"
장인어른의 촌철살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내도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놀리는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런 유머 감각을 갖고 싶어 어느 날에는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나도 유머를 배우고 싶어. 어떻게 해야 유머를 배울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던 아내는 말했다. 자신은 어렸을 때부터 유머가 일상인 환경에서 자라왔다고. 그렇기에 아내는 유머를 배우려면 그런 환경을 경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환경에서는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말인가?
받아들일 수 없었던 나는 링크드인에서 유머 강의를 찾아들었다.(Humor in the workplace, Video Writing: Using Humor to Communicate and Persuade)

그리고 강의에서 배운 "유머는 관점 전환"이라는 말이나 "타이밍"이라는 말을 아내에게 자랑스럽게 전했다. 아내의 반응은?
"당연하지"
김 빠지는 반응에 화가 나서 아내에게 따졌다. 그렇게 쉬운 거면 왜 나한테 알려주진 못하냐고. 몇 시간을 들여서 관점 전환이나 타이밍이라는 내용을 배워왔는데, 네가 미리 알려줬다면 그럴 필요 없었던 거 아니냐고.

하지만 어떤 느낌인지 나도 안다. 너무 당연한 데 설명하지는 못하는 상황.
예를 들면, '최고'와 '가장', '으뜸', '제일'이란 단어들을 어떤 상황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난 안다. 하지만, 그 원리를 설명하라면 못한다. 그건 느낌으로 아는 것이지 원리를 아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 저 4 단어를 구분 짓는 원리는 있을 것이다. 아내가 원리를 알아온다면 듣고 나서 아마 "당연하지"라고 말할 것이다.

아내에게는 유머가 그랬다. 그렇기에 아내에게서는 유머를 배울 수 없었다. 외국으로 유머 연수라도 떠나야만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셋! "유모어란?"
유머의 마법에서 알려주는 개념과 관점, 방법과 사례들을 접하면서 막힌 혈이 뚫린 기분이었다. 두통에 시달리다 꿀잠을 자고 났더니 깨-운한 그 느낌, Like 환골탈태.

물론 책 한 권 읽는다고 당장 유머가 늘진 않는다(이 서평을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유머 속에서 자란 아내의 드립과 내 드립을 비교하면, 돌도끼와 핵폭탄 정도의 화력 차이가 난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내 돌도끼를 어떻게 휘둘러야 하는지 알았다. 또한, 핵폭탄을 개발하려면 어떻게 배워나가야 할 지도.


-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목차를 기억하려면
유머 학습법은 이 책의 목차에 녹아들어 있다.


추천사: 유머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 에드 캣멀

소개: 진지함과 재미

1장: 유머 절벽

2장: 유머와 뇌

3장: 재미의 해부학

4장: 재미를 일터로

5장: 유머로 리드하기

6장: 유머 문화 만들기

7장: 유머의 회색지대 탐구

7.5장: 인생의 비밀병기

후기: 마이클 루이스와의 대화




책을 읽고 나서 우리의 바로 곁, 모든 범주에 유머가 스며들어 있었음을 깨달았다.
마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의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https://m.youtube.com/watch?v=qHBDzf5Dc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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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1 원문 작성]

[2025/11/23 편집 후 재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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