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천 칸막이들로 구분된 그 공간은 외부와는 다른 반짝임들로 가득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들을 하염없이 바라볼 때처럼, 수많은 캐릭터들로 반짝이는 은하수 속을 정처 없이 흐르듯 걸었다. 간달프와 맥고나걸 교수 사이를 빠져나와 스파이더 맨과 캡틴 잭 스패로우를 지나쳐 루피와 나루토 너머에 펼쳐진 그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Närcon이었다.
Närcon(나르콘) 여름 2022 영상 스크린샷
파란 하늘과 두둥실 뜬 구름, 그리고 푸른 언덕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 코 끝을 간질이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나도 그 속으로 휩쓸려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 들린 햄버거로 속을 채우며 눈앞을 지나치는 사람들을, 아니 캐릭터들을 바라봤다. '어느새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대학생 때 갔었던 서코 때와는 달리 모르는 캐릭터들 투성이었다.
눈 떠보니 벌써 흘러가버린 이십 대. 눈앞의 많은 의상들은 그 시간 동안 새로 출시된 캐릭터들이었지만 중간중간 그 시절에 보았던 캐릭터들도 보았다. 그땐 놀이공원 퍼레이드를 보는 것처럼 수많은 인파 속에서 빛나는 코스튬 프레이어들을 지켜보기만 했었다. 그들의 눈부심은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이 멀게 느껴졌다. 내게는 허락되지 않을 것처럼 아득했고, 실제로 예감처럼 그리되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길이었다. 터벅터벅 걷다 보니 지금은 반짝이는 은하수 속이었다. 코스튬을 입거나 모임을 꾸리거나 대회를 여는 등의 다양한 이벤트로 누구나 이곳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저마다의 별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로 눈부신 공간,Närcon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