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거주 허가, 집, 은행, 학업, 취업)
자국민의 초청(결혼, 삼보 등)
유학
직업 (취업이나 파견 등)
사적
공적
그러니까 빨리 판단해야 한다. 본인이 느릿한 상황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면, 스웨덴의 생활은 예상보다 더 만족스러우리라고 호언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음식점이나 상점들이 느긋한 삶을 즐기기 위해 주중엔 18시 주말엔 16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소비자인 당신이 느긋한 밤을 즐기려면 동네에 있는 돈 없는 십 대들이 죽치고 앉아 떠들고 있는 맥도널드에 가거나 더럽게 짜서 한 입 먹을 때마다 콜라 한 모금을 마셔야 하는 피자가게에서 배달을 시키거나, 이게 싫다면 스톡홀름 중심지에 위치한, 당신의 가벼운 주머니에게 진정한 무소유란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알아들을 수 없는 스웨덴어로 가득 찬 음식점이나 술집에 가야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느긋하게 즐긴다는 말은 내가 즐기는 만큼 남도 즐긴다는 뜻이다. 내 저녁을 즐기기 위해 남의 노동이 필요한 외식이나 배달이 한국보다 겁나 비싸고 상점은 문을 일찍 닫아버려서 쇼핑할 수도 없다. 대신에 다른 방법으로 나만의 저녁을 즐길 수 있다. 미리 장을 봐서 매일 저녁마다 시간을 내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느긋하게 나눠 먹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정말 Welcome to Sweden이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부동산에 대해 알아본 사람이라면 그 근본 원리는 통하나 정말 많은 차이가 난다는 점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집집마다 평면도가 제각각이다. 84m^2라면 방 3개 화장실 2개 정도로 어느 정도 규격화된 한국과 달리 90m^2인데 방 3개(여기는 거실도 Living room이라 방으로 치므로 한국의 방 2개와 같다)이거나 75m^2인데 방 4개인 경우도 있다. 또한, 여름엔 백야이고 겨울엔 해가 거의 뜨지 않는 스톡홀름의 특성상 집 방향도 자유롭다. 남향집을 선호하는 우리와 다르다.
다음으로 위치에 따른 가격이 각양각색이다. 강남을 기준으로 이동 거리와 시간에 따라서 집 값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서울과 달리, 스톡홀름은 그런 경향이 덜해 보인다. 스톡홀름 중심지에서 비슷한 거리와 면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민자가 몰려 있는 지역과 현지인 위주인 지역의 집값은 30%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따라서, 서울에서 집을 살 때 출퇴근 거리와 강남과의 거리를 고려했다면, 여기에서는 이민자 지역에서 살 지, 현지인 지역에서 살 지도 고려에 넣자.
마지막으로 Avgit라 불리는, 우리로 치면 관리비도 중요하다. 면적에 따라 어느 정도 관리비가 통일되어 있는 우리와 달리 스웨덴은 집이 속한 조합에 따라서 Avgit가 천차만별이다. 비슷한 면적이라 할지라도 30% 이상 차이나기도 한다. 이는 조합의 경제력에 따라서 관리비가 결정되기 때문인데 오래되고 건실한 노동조합에 속한 집의 경우는 관리비가 평균치의 50%도 안 되게 저렴할 경우도 있어서 그런 집은 Hemnet에 공고가 뜨자마자 팔리기도 한다.
이외에도 집의 연식, 수리 일정, 리모델링 여부 등등 고려할 점이 많지만 너무 길어지므로 생략하겠다. 결론을 내리면 스웨덴의 집들은 제각각이므로 본인이 원하는 평면도와 위치, 관리비 등을 절충하여 고르자.
1~2년 내로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지자. 8kr이 1000원 정도이므로 800,000kr을 1억 원, 1.6M을 2억으로 잡으면 대략적인 가격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찾다 보면 스웨덴의 집 값도 꽤나 비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 비싸냐면 이 사람들은 느릿?느긋?하기 때문이다. 땅이 넓으니 아파트로 때려 지으면 주택부족을 해결하기란 쉬울 텐데 여기는 자연환경, 도시 계획, 교통 체계 등등 이런저런 이유를 고려한다면서 계획을 느깃?하게 진행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지역을 개발할 계획을 정부의 도시개발 부서에서 세워서 공표하면 건설업자나 지역민, 교육부서나 교통 부서 등 다양한 관련자들이 이 계획안에 참여하여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개선안 1, 2, 3, ~~~~ 등등으로 최종안을 선별할 때까지 세월아 네월아 하고 시간이 지나간다. 마침내 모두가 만족하진 않더라도 거부하진 않는 수준의 최종안이 나와야 건설공사가 진행된다.
스웨덴에서 은행 계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계좌 사용 목적을 증빙하는 문서가 필요하다. 취업이나 학위 과정으로 왔다면 문제없이 해결되나, 초청을 통해 스웨덴에 와서 이제 막 개인 번호와 ID card를 발급받은 상태라면 해당 문서를 구하기 쉽지 않다. 이 경우 2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1. Handelsbanken 은행은 목적을 증빙하는 문서가 없이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나라의 새마을금고와 비슷한 은행이라 계좌 개설이 가능한 지점과 불가능한 지점이 있다. 또한, 계좌 발급에 걸리는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나와 친구들의 경험을 종합했을 때, 현재 자신의 거주지가 Inner stockholm이라 불리는 지역이라면 Handelsbanken에서 일주일 안에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만약 본인 거주지가 스톡홀름 외곽 지역이라면 개설이 불가능하거나 허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방법 2를 추천한다.
2. Engelska(영어) 수업 등록을 통해 증빙 문서를 발급받아 CSN을 신청한다. CSN 신청이 불가능한 SFI 과정과 달리 영어 교육 과정은 CSN 신청이 가능하여 계좌 사용 목적 증빙에 필요한 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학교 별, 과정 별 CSN 지원 여부가 다를 수 있으니, 수업 신청 전 다시 한번 확인하자.) 이어지는 4번 항목에서 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스웨덴어 Intensive 과정을 좀 더 소개하면, 대학교 학위 과정 등 어느 정도 학습에 익숙한 사람들만이 신청할 수 있기에 다른 스웨덴어 과정보다 진도가 매우 빠르다. 예를 들어, 외국인을 위한 스웨덴어 과정인 SFI가 A~D의 4단계가 있다면 C단계부터 시작하며 각 과정도 일반 스웨덴어 과정인 18주의 절반인 9주다. 다른 장점으로는 현장 수업을 들을 경우 같은 강의를 수강하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인맥을 넓힐 수도 있다. 이외에도 다른 학생들이 꼽은 장점으로는 과정이 진행되는 도중에 추가인원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학습 분위기가 유지되고, 스톡홀름 stad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신청할 수 있으며, 교사들의 강의력과 교육 환경이 좋다는 점 등이 있다. (무슨 대치동 학원 홍보글 같다.)
영어 교육 과정에 대해 소개하면, Audult education center를 통해 English level test를 보고 해당 결과에 따라서 본인 실력에 맞는 Engelska 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영어 과정에 등록되면 안내 메일을 수신하게 되는데 이 메일을 은행에 증빙하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신기했던 점은 내 test 결과가 듣기와 읽기는 level 6, 쓰기에서는 level 5가 나와서 center에서는 Engelska 5 과정 수강을 추천했으나 학교에서 상담을 통해 Engelska 6 원격 교육 과정을 신청할 수 있었고 별 어려움 없이 마칠 수 있었다. 다만, 나는 스웨덴어 현장 수업(9주)과 영어 원격 수업(10주)을 병행하여 조금 바쁜 정도로 넘어갔으나 두 과정 모두 현장 수업(9주와 5주)을 진행한 다른 한국인 학생 두 분의 코멘트가 "매우 힘들었다"와 "할 만했다"로 나뉘었기에 본인의 영어 실력을 고려하여 수강을 신청하자.
스웨덴에서 직장 구하기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어렵다고 말하고 싶다. 보다 자세히 말하면 직업 구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구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여기는 무급 인턴제도가 활성화되어 대학을 막 졸업한 학생들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우선 월급 없이 6개월 이내로 인턴생활을 거친 뒤 취직하기도 한다. (스웨덴어 과정을 함께 들은 친구의 경험에 따르면 그 무급인턴 경쟁률도 100:1을 넘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스웨덴어도 어설프고 이런저런 신경 쓸 부분도 많은 외국인보다는 자국민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월하게 취업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관련 경력을 쌓은 뒤 스웨덴에 오거나(관련 직무의 경우 3년 내의 경력을 선호한다고 하며, 한국의 경력과 딱 맞는 직무일 경우에는 더 오랜 경력도 선호한다고 들었다.) 이외에도 스웨덴에서 석사 과정 등 학위를 받는 방법을 추천한다.
취업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느낀 경험을 적자면, 우선 거주 허가와 개인 번호를 미리 받고 한국 경력을 쌓고 온 점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한국의 취업 과정과 스웨덴의 과정이 달라서 한국에서의 경험과 지식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했다. 또한, 기업의 크기와 관계없이 모든 기업들에 지원했으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지원서에 답변조차 보내지 않았다. 대기업이나 컨설팅 기업들만이 형식적인 답변이라도 보내거나 면접 등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기업 규모가 작을 경우 한국 경력의 레퍼런스 체크가 어렵기 때문에 지원자로 고려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컨설팅 기업의 경우에는 업종 특성상 실제로 일하는 기업과 고용하는 기업이 다르기 때문에 고용주의 입장에서 위험이 분산되므로 채용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arbetsförmedlingen이나 앞서 언급한 Nema Problema도 취업에 간접적인 도움을 줄 뿐, 직접적으로 취업을 알선하지는 않기에 결국에는 본인이 알아서 채용 공고를 찾고 인터뷰를 준비한 뒤 결과를 피드백하여 취업을 준비하게 된다는 점이 스웨덴에서의 취업 과정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인이라면 그냥 웬만하면 한국에서 회사 다니는 편이 좋다. 외국 생활을 하고 싶다면 스웨덴보다는 미국이나 호주, 영국 등 영어 문화권인 국가들을 추천한다. 이렇게 말하면 지인들은 내게 "그러는 너는 왜 스웨덴에 갔냐?"라고 물어보고는 했다. 음...... 그 답을 적기에는 여백이 부족하니 본 브런치의 "엔지니어의 이세계 적응기" 매거진을 읽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