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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Sep 26. 2024

집을 알아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대목들

스톡홀름에서 집 구매하기(5-3): 신기했던 항목들

이번 글에서는 한국과 스웨덴에서 집을 알아보는 동안 알게 된 몇 가지 신기한 점들을 소개한다.


우선 "지하철에 대한 관점"을 첫 손에 꼽고 싶다. 한국에서는 집 근처에 새로운 지하철역이나 GTX이 생기면 집값이 뛰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스톡홀름에서 집을 알아보던 중에 지하철 Red Line을 연장하려는 계획이 Täby나 Lidingö 지역민의 반대로 인해 무산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소식을 전해준 스웨덴인 동료가 농담으로, 지하철(Tunnelbana)과 주류점(Systembolaget)은 bad combination이라고도 덧붙였다. "지하철=호재"라고 생각해 왔던 나는 '교외의 한적한 주택단지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지하철 역과 으레 동반되기 마련인 Systembolaget이 별로일 수도 있구나'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럴 때 가끔씩 우리나라의 10~20년 뒤를 상상해보고는 한다.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뀐다면 어쩌면 저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까? 워라밸이 더 나아진다면 층간소음에서 벗어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마당 딸린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혹시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다음으로 부동산 중개 과정이 달라서 신기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당일에 계약금을 이체했던 한국과 달리, 스웨덴에서는 당일에는 서로 만나서 계약서만 작성한 뒤, 계약서에 명시된 이체일까지 계약금을 보내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계약금을 집주인에게 바로 보내는 대신, 구매자는 공인중개사에게 계약금을 이체하고 공인중개사가 계약서 내용을 점검한 다음에 판매자에게 이체했다. 잔금 또한 대출을 담당하는 은행에서 공인중개사와의 계약확인을 거친 뒤, 대출금에 구매자의 계좌에 들어있는 금을 더해 판매자에게 이체했다. 이외에도 경매 과정이나 집 공개방문도 공인중개사가 주로 담당했고, 구매자 측의 공인중개사가 없기 때문에 전반적인 부동산 중개 과정의 "무게중심"이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자잘한 사항들을 모아보면, 일반적으로 부동산 대출을 2~4 건으로 나눠서 받는다는 점이 신기했고, (1억을 대출받는다면, 5천/3천/2천으로 나누는 식), 아파트라면 각각의 대출을 주택 협회에 등록할 때 건별로 몇 만 원 상당의 등록비가 발생한다는 점도 의외였다. 대출을 받으려면 6개월 이상 현 직장에 근무해서 수습 기간을 마쳐야 한다는 점, 전력망 공급자와 전력 공급자 두 곳에 전기료를 낸다는 점, 주소 변경을 국세청(Skatterverket)에서 신청할 수 있고 Addressändring이란 서비스로 손쉽게 우편 변경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이민을 와서 이렇게 "집 구매"와 같이 내가 알고 있다고 당연시해 왔던 개념들이 낯설게 다가온 적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다른 이민자들과 얘기하다 보면, '달라서 신기하다'라고 생각하는 나와 달리 '달라서 이상하다'라는 말을 종종 들을 때가 있다. 그렇기에 나는 신기해서 적는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참 이상한 글일 수도 있겠다는 문장으로 이번 편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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