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ominic Cho
Sep 11. 2024
집, 이렇게도 살 수 있군요?!
스톡홀름에서 집 구매하기(5-2): 구매절차
지금까지 "스톡홀름에서 집 구매하기"에서 다뤘던 과정들 이후에는 드디어 실제로 집을 살 차례다. Hemnet이나 Booli에 들어가서 원하는 조건에 맞으면서도 마음에 드는 집들을 찾아보자. 그 이후의 단계를 크게 세 단계로 요약하면, 1. Visning 2. Budgivning 3. 계약으로 볼 수 있다. 각 단계를 차례로 살펴보기 전 이 모든 과정의 핵심부터 말하면 "엿장수(판매자) 마음대로"라는 점이다.
우선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았다면 적극적으로 공인중개사에게 연락해 보자. 운이 좋다면 개별 Visning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Visning이란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집을 보여주는 행사로, 우리나라처럼 그때그때 "집 보러 왔어요" 하고 문 뚜드리면 집을 보여주는 대신, 구매 희망자들에게 특정 일자를 사전에 공지하여 잘 꾸며진 집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Visning 다음으론 Budgivning이라는 입찰이 이어진다. 집을 본 사람들 중 실제로 구매를 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Lånelöfte라 불리는 은행에서 발급받은 대출 약속 서류를 지참하여 온라인 경매에 참여한다. Lånelöfte 덕분에 허수 참여자나 본인의 구매 여력을 넘어서는 입찰가를 걸러낼 수 있다. Budgivning 덕분에 일반적으로 경매 낙찰가는 시작 가보다 비싸진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최종 가격은 판매자와 추가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경우에 따라 시작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도, 혹은 30% 이상 더 높은 가격으로도 정해지기도 한다.
가격이 결정되었다면 실제로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10% 정도의 계약금을 계약서에 적힌 기한까지 구매자가 공인중개사에게 이체한다. 일반적으로 세 달 정도 이후로 잔금일을 정하는데, 그 날짜에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나 잔금을 치르고, 이런저런 세부 사항을 한번 더 조율한 뒤, 집 열쇠를 전달받고 구매를 마치게 된다. 이후로는 실제로 집을 방문하여 상태를 확인하는데, 청소 상태가 불량할 경우에는 판매자에게 다시 청소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구매 후 느낀 점을 덧붙이자면 이 과정들은 대략적인 절차는 있어도 세부적으로는 유도리(?) 있게 처리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판매자와 어떻게 협상하는지에 따라 많은 과정이 바뀐다. 판매자가 집을 빨리 매도하고 싶은지, 아니면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고 싶은 지 등을 잘 파악하자. 또한, 모든 과정은 스웨덴어 위주로 진행된다. 아무리 일상적으로 영어가 잘 통하는 스웨덴이라고 할지라도, 법이나 금융과 관련된 규칙들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때문인지 스웨덴어로만 작성된다.
대략적인 구매절차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 글에서는 스톡홀름에서 집을 알아보며 신기했던 점들에 대해 적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