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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l 03. 2023

중독의 시대 - 데이비트 T 코트라이트

총점: 8/10


- 한 줄 서평


중독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중독 또한 전문가를 들여다본다.



- 내용 정리


우선 구조를 짧게 요약하자.


1~3장: 쾌락의 역사 (발견, 대중화, 중독)

4~5장: 악덕에 대한 반대와 지지

6~7장: 현대의 중독 사례 (음식/디지털)

8장: 해결 방안


 1~3장은 중독의 원인인 쾌락의 역사에 대해 다룬다. 쾌락이 발견되고, 대중화되고, 쾌락에 중독되어 가는 과정을 다룬다. 4장에서는 악덕이 되어버린 쾌락 중독에 반대하는 행동주의(개혁)의 역사와 그 실패과정을 다룬다. 5장에서는 악덕을 더욱 널리 퍼뜨리는 변연계 자본주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6~7장은 음식과 디지털이라는 비교적 최근의 중독 사례를 더욱 디테일하게 다룬다. 8장에서는 해결 방안들에 대해서 다룬다.

 책 목차를 통해 내용 정리를 마무리한다.


01 새로 발견한 쾌락

발견된 쾌락ㆍ재배되는 쾌락ㆍ문명화된 쾌락ㆍ단련되는 쾌락ㆍ교환되는 쾌락ㆍ화폐화된 쾌락

02 대중의 쾌락

증기의 쾌락ㆍ우연의 쾌락ㆍ쾌락 패키지ㆍ달콤한 쾌락ㆍ도시의 쾌락

03 해방과 노예화의 쾌락

보상적 쾌락ㆍ해방적인 쾌락ㆍ쾌락의 대가ㆍ노예화의 쾌락ㆍ사슬의 연쇄 고리

04 악덕에 반대하는 행동주의

개혁의 논리ㆍ개혁의 한계ㆍ개혁의 분열ㆍ개혁의 혼란ㆍ마약 예외주의

05 악덕을 지지하는 행동주의

전시 상황ㆍ전후 쾌락의 메카들ㆍ디즈니 월드와 라스베이거스ㆍ악덕의 마케팅ㆍ곤경에 빠진 담배?ㆍ글로벌 자본주의, 초국가적 범죄

06 음식 중독

뇌질환 모델ㆍ마약이 된 음식ㆍ음식 논쟁ㆍ계획적인 음식 중독

07 디지털 중독

기계 도박ㆍ웹에 걸려들다ㆍ우리 본성의 더 나쁜 천사들ㆍ이중화법ㆍ포스트 공간의 지하세계

08 탐닉에 맞서다



- 주요 용어 설명


감사의 말에 적힌 저자의 말처럼, 학술적으로 쓰인 책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인 책은 아니다. 그렇기에 중독 전문가인 저자가 정의한 2가지 용어에 관한 문장을 먼저 짚어보자.


'중독'은 강박적이고 조건화되고 재발하기 쉽고 유해한 행동 패턴을 의미한다. 이런 행동 패턴이 어째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두드러지고 다양해졌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자 중요한 과제다.

=>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고, 책의 목표를 명확하게 서술해 주는 문장으로 학술적으로 쓰인 글이 내뿜는 진한 향을 맡을 수 있다.


'변연계 자본주의'란 글로벌 기업들이 종종 정부나 범죄조직과 공모하여 과도한 소비와 중독을 조장하는, 기술적으로는 선진적이지만 사회적으로는 퇴보적인 비즈니스 체제를 말한다.

=> 자본주의라는 의미가 자본을 추구한다는 뜻 아닌가? 과도한 소비나 중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그 자체 아닌가? 변연계 자본주의와 자본주의를 선악의 관점으로 구분하려는 저자의 시각이 느껴지는 문장이다.



- 인상 깊게 본 내용


4개: 학술적인 도서 / 미국인의 시각 / 니르 이얄 비판 / 감사의 말


1. 이 책의 평점으로 읽어볼 가치가 있다는 의미에서 8점을 주게 되었다. 그 이유는 1장부터 4장까지 쾌락과 중독의 역사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서술했기 때문이다. 해당 부분들을 읽을 때 책이라기보다 학술적인 기록문서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렇기에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아서 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차라리 '폴리매스'처럼 논쟁적인 주장이 가득한 책이 더욱 흥미진진하기에 읽는 맛이 좋다.


2. 저자는 음식, 디지털 그리고 마약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는 저자가 미국인이기에 한국인인 나보다 더욱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국가가 다르기에 그의 부정적인 시각에 공감하진 못했기에, 기회가 된다면 미국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3. '초집중'의 저자 니르 이얄을 비판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일단 읽어본 책의 저자의 이름이 나오고, 그를 중독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문장들을 읽는 경험은 정말 흥미로웠다. 게다가, 그 대목에서 중독 전문가인 저자가 갖는 단편적인 시각도 느낄 수 있었다.


4.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에서 각 장 별로 어떤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는지 자세히 서술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진심이 느껴지는 디테일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 책에서 얻은 깨달음


2개: 농업 혁명은 실수? / 기술에 대한 선악 관점 탈피


1. 책 23% 부분의 내용을 요약하면, 저자는 농업 기반 문명을 '역사상 가장 긴 주택 담보 대출'로 비유한다. 농업을 시작하며 키, 건강, 지위, 수명이 감소하여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트레이드오프의 불균형 때문에 문명을 역사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본다.

 음.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농업 기반 문명인들이라고 그것을 몰랐을까? 저자도 적었듯이 문명은 지식의 교환을 부추겼다. 지식도 일종의 쾌락으로 볼 수 있다. 유레카의 일화에서도 지식의 즐거움을 알 수 있다. 쾌락을 추구하는 종인 인간이 내린 농업 혁명이라는 결정을 트레이드오프의 불균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까? 오히려 너무나도 당연하고 합리적인, 인간의 기본 욕구에 따른 선택이 아닐까 싶다.


2. 위 내용에 기반하여 저자가 "결과에 따라 선과 악으로 나눠 판단한다"라고 가정해 보자. 저자는 트레이드오프가 고통스러웠기에 농업을 실수로 보고, 자기 파괴적인 결과를 낳기에 변연계 자본주의로 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저자의 시각은 '기술은 가치중립적이기에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요지의 '패거리 심리학'의 주장과 대립된다. 농업 혁명이나 변연계 자본주의를 실수나 악덕으로 판단해 버리는 시각보다는, 그 기술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할지를 논하는 주장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선과 악, 옳고 그름이란 관점에서 벗어나자.



- 삶에 적용할 사항


2개: 어떤 중독을 선택할까? / 규제+자율성을 지지하자


1. 인간은 쾌락을 선택한다. 저자는 중독을 운동의 반대라고 예시를 들지만(53%), 운동 중독이라는 단어처럼 반례가 떠오른다. 인간이기에, 우리는 결국 중독에 귀결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던져야 할 질문은 '중독을 어떻게 막을까?'가 아닌, '어떤 중독을 선택할까?'가 좀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 이글루 제목처럼 나는 이미 3가지 중독을 선택했다. 사랑, 성장, 재미. 이 세 가지 중독이 주는 열매들을 만끽하자. 그 열매들은 고통스럽거나 힘들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때로는 더 달달할 것이다.


2. 중독에 대한 대비책으로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설명한다. 공학자인 나는 그런 정책을 수립하는 일과는 그다지 관련성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술이나 도박, 설탕 등 중독에 관한 법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주장들을 지지하는 편에 설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규제보다는 '초집중' 같은 책처럼 교육이나 지식 전파를 통해 자율적으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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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1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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