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Review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minic Cho Jul 13. 2023

결혼학개론 - 벨린다 루스콤

총점: 2/10(미혼), 8/10(기혼)


- 한 줄 서평

기혼자를 위한 소통 방식 상담서



- 내용 정리

신문 기사 같은 책이다. 결혼이란 주제에 애초부터 관심과 경험이 많은 독자라면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본인이 겪고 있는 문제와 유사한 사례를 읽고 그에 대한 맞춤형 해결책도 찾을 수 있어서 유익하다. 반면, 결혼의 다양한 문제를 관통하는 원인이나 해결 방법에 대한 서술은 부족하다. 그렇기에 읽고 나면 뭔가 배운 것 같지만 막상 따져보면 통합적인 깨달음은 남지 않는 신문 기사 같은 책이다.


우선 책의 장점으로 1. 찰진 비유, 2. 다양한 예시, 3. 번뜩이는 통찰력, 4. 1~3이 조합된 유려한 서술을 들고 싶다.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인 저자는 결혼 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와 해결법을 6가지 주제(익숙함, 싸움, 돈, 육아, 성, 도움)로 정리하여 제시한다. 그렇기에 기혼자라면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일화들에 공감할 수 있고 그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법도 얻어갈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반면에 다양한 문제와 해결법을 엮는 기본 원리의 부재는 이 책의 단점이다. 다양한 사례와 해결책들로 인해 오히려 미혼자들에게 결혼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혼자라면 이 책 대신 "러브 팩추얼리"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명된 책으로, 주관적인 일화들로 설명된 "결혼학개론"보다 더 수월할 수 있다. 게다가, 주제도 결혼이 아닌 사랑이다.




- 감상 1. 대화 상대를 고려한 말하기


인상적으로 본 점:

술술 읽어나가다 가족, 특히 육아를 다룬 4장에서 턱 막혔다. 임신-출산-육아-배우자-친지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험난한 일화들을 읽으며, 아이를 갖고 싶었던 마음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면 굳이 아이를 가져야 할까?"로 바뀌었다.

그렇게 육아의 부담감에 압도되자, 한숨 돌리기 위해 책의 목차를 다시 훑어보았다. 1~3장의 익숙함, 싸움, 돈에서 다룬 일화들에선 내 경험이 떠오르며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육아를 다룬 4장은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깨달은 점:

부담스럽게 느껴진 이유를 고민해 보자,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면 오히려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 경우에는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편이 미경험자에게 적합하다는 점도 깨달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책 "마음 챙김"에서는 '의도-주의-태도'를 기반으로 6+7가지 수행을 2~3부에 걸쳐 설명하여 이해하기 수월했다. 반면에 "작은 것의 힘"은 수행의 기본 원리에 대한 설명 없이 서른 개 이상의 수행법을 3부에서 제시하여 익히기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결혼학개론"도 6가지 주제로 정리된 결혼의 다양한 문제들을 관통하는 원리가 생략되어서 미경험자에게는 더 복잡할 수 있다. 문제들에 공통적으로 담긴 원리를 설명했다면, 훨씬 유익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적용할 점:

상대를 고려한 말하기를 깨닫자, 평상시에 들었던 내 소통 방식과 관련된 의문이 풀렸다. 일반적으로 나는 연장자와의 대화는 수월한데, 오히려 동갑이나 어린 사람들과의 대화가 답답했다. 왜냐면 나는 의도를 우선 말하고 몇 가지 사례를 드는 말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례를 우선 말한 뒤 의도로 마무리하는 말하기를 즐겨하기 때문이다.


투자를 예를 들어 보자. 내 말하기 스타일을 되돌아보면, 우선 부동산과 관련된 화두를 꺼낸다. 다음으로 주식으로 이어진다. 두 가지 주제를 비교하며 대화는 경제 전반에 관련된 지식으로 나아간다. 마지막으로 이 주제들에 관한 내 관점을 말하며 마무리짓는다.

이미 부동산, 주식, 경제 관련 지식을 두루 경험하신 분들은 내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사례들을 풀어주신다. 그리고 다른 관점들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반면, 이런 주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부동산부터 버거워하더니 주식에서 이미 관심이 멀어져 경제 전반에 대한 대화는 꺼낼 수도 없었다.


앞으로는 상대방의 경험과 지식을 고려하여 적합한 말하기 방식을 사용하자. 잘 모른다 싶으면 의도(원리)를 먼저 말하고 몇 가지 사례를 들자(+상대의 관심사와 엮기). 반대로 경험이 풍부하다면 내 사례들을 우선 말하여 대화를 조율한 뒤 의도를 설명하자.




- 감상 2. 소통이 문제의 원인이다.


"결혼학개론"에서 다룬 익숙함, 싸움, 돈, 육아, 성, 도움이란 6가지 주제와 그 문제들에 공통적으로 담긴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소통이라고 답하고 싶다. 부족한 소통 능력으로 인해 상대방을 오해하고 문제를 키워나간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는 말하기라는 원리를 적용하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그렇기에 LinkedIn 강의 Effective listening를 요약한 링크를 또다시 남긴다.

주옥같은 내용을 짚고 넘어가자.

1. 5가지 상황 별 듣기: 디테일 회상, 큰 그림 이해, 평가적 듣기, 미묘한 암시, 공감하는 듣기

2. 잘못된 5가지 듣기: 정신적 필터, 멀티태스킹, 듣기 방해 요소, 과도한 정보, 4가지 부적절한 반응(자기 얘기, 비판, 원치 않는 조언, 감정무시+팩트체크)

3. 효과적인 5가지 듣기: 역할 명시, 5가지 비언어적 활동(반응, 톤, 표정, 눈, 거리), 침묵, 의역, 감정 일치




- 감상 3. 꿀팁 문장들


책에서 얻은 꿀팁들을 정리하며 서평을 마무리한다.


While reading many communication tips from the book, I realized that my wife have already done most of them to me before. However, I found myself in the majority of the problem cases. So I guess that I have to show my gratitude to her.

"Thanks honey a.k.a guru of communication."


        

"배우자는 우리가 원할 때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지 않아야만 변할 것이다."
: 자녀+친구 등 모든 관계에 적용 가능한 원리

익숙함 극복 방법: 감사, 축하, 부탁, 기도 (마음 챙김인데?)

"나는 남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심지어 이해할 수도 없다."

"아내들은 많은 경우 "저런", "정말 힘들었겠어"라는 말만 들어도 충분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누군가를 향한 설레는 느낌이나 그 사람에 대한 열정적인 애정 표현보다는, 물론 그런 것도 좋기는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는 마음,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좋게, 조금 더 신나게, 조금 덜 힘들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도적인 결심이다."
"결혼생활의 진정한 고수는 좋은 관계를 위해 배우자의 요청이 있을 때만 응답하는 사람이 아니라, 요청에 앞서서 혹은 그의 표현대로 상대방의 초대 bid에 앞서서 배우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끊임없이 주변을 살펴보는 사람이다."
:사랑과 결혼에 대한 관점을 배울 수 있었던 명문장

"성생활, 돈 문제, 육아 문제도 모두 마찬가지다. 상대의 즐거움을 위해 나의 즐거움을 조금 내려놓는 것."
: 상대의 즐거움이 곧 나의 즐거움이 아닌가?

"싸움은 나와 나의 배우자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방식이다."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가 보이면, 그 부부는 헤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대부분은 알고 보면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건설적인 싸움의 비결은 상대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 주면서 싸우는 것이다."

"'간결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핵심만 말하고 빨리 끝내는 것이다."
: 상대방을 고려한 말하기.

"배고픈 상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마라."

"결핍감은 상대적인 것이다."

"급여의 상당 부분을 공동 계좌로 보내 가계비로 쓰고, 일정 비율은 개인 계좌에 넣어 자기가 쓰고 싶은 곳에 알아서 쓰는 것이다."

"•성장 과정에서 돈에 관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세 가지는 무엇입니까?
•돈에 관한 가장 큰 고민거리 세 가지는 무엇입니까?
•가장 큰 세 가지 목표는 무엇입니까?
•유산으로 돈을 남긴다면 어디에 남기고 싶습니까? 우선순위 세 곳을 꼽아보세요."

"자녀보다 배우자를 먼저 챙겨야 하는 이유"

"우리가 쓰는 말 중 가장 중요한 말은 "거기서 0.5cm만 오른쪽으로!"라고 말한다."

"대게 남자들이 자연적 욕구를 느끼고, 여자들은 반응적 욕구를 느낀다."

"행복에 관한 모든 연구는 항상 상관관계의 문제이지 인과관계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두기 바란다."

"우리는 성에 관해 여성들에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자는 무조건 섹시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받는가 하면, ‘너무 적극적인 여성은 무섭다’라는 메시지도 받는다. 동시에 그와는 정반대 되는 의미로 ‘섹스를 하지 않는 여성은 답답하고 막힌 여자다’라는 메시지도 받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을 허용하고,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듯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배우자를 배신하는 행위는 끔찍하고, 이기적이며, 정말 나쁜 행동이고, 멍청한 짓이다. (중략) 바람피운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참기 힘들었다고 말한다."

"즉 좋은 관계는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결혼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디테일한 해결법을 배운 "결혼학개론"의 서평을 마친다.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로 브런치스토리로 이전]

[2021/02/06 원문 작성]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 챙김 - 샤우나 샤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