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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학개론 - 벨린다 루스콤

by Dominic Cho

총점: 2/10(미혼), 8/10(기혼)


- 한 줄 서평

기혼자를 위한 소통 방식 상담서


- 내용 정리

신문 기사 같은 책이다. 결혼이란 주제에 애초부터 관심과 경험이 많은 독자라면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본인이 겪고 있는 문제와 유사한 사례를 읽고 그에 대한 맞춤형 해결책도 찾을 수 있어서 유익하다. 반면, 결혼의 다양한 문제를 관통하는 원인이나 해결 방법에 대한 서술은 부족하다. 그렇기에 읽고 나면 뭔가 배운 것 같지만 막상 따져보면 통합적인 깨달음은 남지 않는 신문 기사 같은 책이다.


우선 책의 장점으로 1. 찰진 비유, 2. 다양한 예시, 3. 번뜩이는 통찰력, 4. 1~3이 조합된 유려한 서술을 들고 싶다.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인 저자는 결혼 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와 해결법을 6가지 주제(익숙함, 싸움, 돈, 육아, 성, 도움)로 정리하여 제시한다. 그렇기에 기혼자라면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일화들에 공감할 수 있고 그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법도 얻어갈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반면에 다양한 문제와 해결법을 엮는 기본 원리의 부재는 이 책의 단점이다. 다양한 사례와 해결책들로 인해 오히려 미혼자들에게 결혼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혼자라면 이 책 대신 "러브 팩추얼리"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명된 책으로, 주관적인 일화들로 설명된 "결혼학개론"보다 더 수월할 수 있다. 게다가, 주제도 결혼이 아닌 사랑이다.



- 감상 1. 대화 상대를 고려한 말하기


인상적으로 본 점:

술술 읽어나가다 가족, 특히 육아를 다룬 4장에서 턱 막혔다. 임신-출산-육아-배우자-친지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험난한 일화들을 읽으며, 아이를 갖고 싶었던 마음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면 굳이 아이를 가져야 할까?"로 바뀌었다.

그렇게 육아의 부담감에 압도되자, 한숨 돌리기 위해 책의 목차를 다시 훑어보았다. 1~3장의 익숙함, 싸움, 돈에서 다룬 일화들에선 내 경험이 떠오르며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육아를 다룬 4장은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깨달은 점:

부담스럽게 느껴진 이유를 고민해 보자,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면 오히려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 경우에는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편이 미경험자에게 적합하다는 점도 깨달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책 "마음 챙김"에서는 '의도-주의-태도'를 기반으로 6+7가지 수행을 2~3부에 걸쳐 설명하여 이해하기 수월했다. 반면에 "작은 것의 힘"은 수행의 기본 원리에 대한 설명 없이 서른 개 이상의 수행법을 3부에서 제시하여 익히기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결혼학개론"도 6가지 주제로 정리된 결혼의 다양한 문제들을 관통하는 원리가 생략되어서 미경험자에게는 더 복잡할 수 있다. 문제들에 공통적으로 담긴 원리를 설명했다면, 훨씬 유익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적용할 점:

상대를 고려한 말하기를 깨닫자, 평상시에 들었던 내 소통 방식과 관련된 의문이 풀렸다. 일반적으로 나는 연장자와의 대화는 수월한데, 오히려 동갑이나 어린 사람들과의 대화가 답답했다. 왜냐면 나는 의도를 우선 말하고 몇 가지 사례를 드는 말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례를 우선 말한 뒤 의도로 마무리하는 말하기를 즐겨하기 때문이다.


투자를 예를 들어 보자. 내 말하기 스타일을 되돌아보면, 우선 부동산과 관련된 화두를 꺼낸다. 다음으로 주식으로 이어진다. 두 가지 주제를 비교하며 대화는 경제 전반에 관련된 지식으로 나아간다. 마지막으로 이 주제들에 관한 내 관점을 말하며 마무리 짓는다.

이미 부동산, 주식, 경제 관련 지식을 두루 경험하신 분들은 내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사례들을 풀어주신다. 그리고 다른 관점들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반면, 이런 주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부동산부터 버거워하더니 주식에서 이미 관심이 멀어져 경제 전반에 대한 대화는 꺼낼 수도 없었다.


앞으로는 상대방의 경험과 지식을 고려하여 적합한 말하기 방식을 사용하자. 잘 모른다 싶으면 의도(원리)를 먼저 말하고 몇 가지 사례를 들자(+상대의 관심사와 엮기). 반대로 경험이 풍부하다면 내 사례들을 우선 말하여 대화를 조율한 뒤 의도를 설명하자.



- 감상 2. 소통이 문제의 원인이다.


"결혼학개론"에서 다룬 익숙함, 싸움, 돈, 육아, 성, 도움이란 6가지 주제와 그 문제들에 공통적으로 담긴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소통이라고 답하고 싶다. 부족한 소통 능력으로 인해 상대방을 오해하고 문제를 키워나간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는 말하기라는 원리를 적용하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그렇기에 LinkedIn 강의 Effective listening를 요약한 링크를 또다시 남긴다.

주옥같은 내용을 짚고 넘어가자.

1. 5가지 상황 별 듣기: 디테일 회상, 큰 그림 이해, 평가적 듣기, 미묘한 암시, 공감하는 듣기

2. 잘못된 5가지 듣기: 정신적 필터, 멀티태스킹, 듣기 방해 요소, 과도한 정보, 4가지 부적절한 반응(자기 얘기, 비판, 원치 않는 조언, 감정무시+팩트체크)

3. 효과적인 5가지 듣기: 역할 명시, 5가지 비언어적 활동(반응, 톤, 표정, 눈, 거리), 침묵, 의역, 감정 일치



결혼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디테일한 해결법을 배운 "결혼학개론"의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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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6 원문 작성]

[2025/11/16 편집 후 재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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