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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Aug 07. 2023

최악을 극복하는 힘(WIDEN THE WINDOW)

엘리자베스 스탠리

총점:?/10


- 한 줄 평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 (With "Let it Be" - https://youtu.be/QDYfEBY9NM4)


- 내용 정리

“최악을 극복하는 힘”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같은 인생 최악의 경험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3부 18장에 걸쳐 현재의 문화적 상황, 다양한 과학적 배경지식, 전통적인 기법들과 마음 챙김 방법들을 접목하여 “최악을 극복하는 힘“을 설명하는 책이다.

이 중, 2부에서는 8장에 걸쳐서 “최악을 극복하는 힘”의 과학적인 근거를 다양하게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3부에서도 8장에 걸쳐서 그 “힘”을 기르는 방법을 배경과 미시적/거시적 주체성, 집단 등의 주제로 묶어서 설명한다.


다만, 두괄식이 아닌 미괄식 서술로 쓰였기 때문에 “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책은 아니다. 핵심을 먼저 설명하는 두괄식 대신, 사례를 우선 기술한 뒤 마지막에서야 각 장의 핵심을 정리하는 미괄식 서술로 인해 정보를 습득하기에 용이하지 않았다.

또한, 책을 읽으며 방향성을 잃고 글을 두서없이 적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16장에 걸쳐서 너무도 다양한 분야들을 다루면서도 앞서 설명한 미괄식 서술로 인해 지식 습득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야기를 통한 서술 방식에서 이따금씩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게다가 마지막 3부 “인내의 창을 넓혀라”에 있어야 할 “최악을 극복하는 힘”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접촉지점연습과 G&R 연습에서 파생된 방법론들의 집합에 불과했기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책이었다.


그런 줄만 알았다.

‘이게 뭐야, 이게 다야?’라는 실망에 책의 시작으로 돌아가 원제를 보기 전까지는.




- 감상 1: 본말전도

책의 원제는 “WIDEN THE WINDOW”다. 번역된 제목인 “최악을 극복하는 힘”과 맥락은 통하나 초점이 달랐다. 원제에서 뜻하는 ‘인내 혹은 관용의 창’을 넓히면 자연스럽게 “최악을 극복하는 힘”도 길러지지만, 이는 부차적인 효과 중 하나다. 그러나 나는 “힘”이란 본말이 전도된 희망을 책에서 기대했기에 내용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음을 거의 다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당구로 비유하면, 수구가 1 적구를 맞춘 뒤 2 적구를 향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지만 큐질을 하는 순간에는 수구와 1 적구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최악을 극복하는 힘”이라는 2 적구에 정신이 팔린 나는 “창을 넓히기”라는 수구이자 1 적구를 눈앞에 두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을 놓친 채, 책에 대해 제멋대로 실망하고 별로라고 평가해 버렸다.


결국, 이렇게 독서한 뒤 책을 평가할 자격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서평에서는 평점을 줄 수 없었다.




- 감상 2: ‘Window of tolerance‘로

관점을 “최악을 극복하는 힘”에서 “관용의 창 넓히기”로 바꾸자 책의 단점들이 장점들로 다가왔다. 정보 전달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던 미괄식 서술은 오히려, 사람들의 실제 사례들로 흥미를 돋운 뒤 핵심을 정리하는 마무리를 통해 라포를 형성하여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도록 쓰인 섬세한 서술이었다. 너무나 다양한 내용을 다루기에 지식 습득에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구성은 이미 독자 내면에 잠들어있는 다양한 경험을 일깨우기 위함으로, 지식 습득보다는 자아 성찰에 알맞은 방식이었다. 3부의 방법론은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이란 원리를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 적용하는 방법을 쉽고 간단하게 서술하고 있었다.




- 감상 3: 헛된 기대

책의 장점을 단점으로 여기게 된 이유는 “힘”이란 헛된 기대가 두 눈을 가렸기에 책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헛된 기대를 책에만 가져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사람에게, 일에게, 문화에게 헛된 기대를 해왔다. 그 대상이 가지고 있지 못한 가치를 내게 주기를 바라왔다. 욕심도 호기심도 많았기에 어린 시절부터 더 많은 것을 원해왔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실망과 좌절을 경험해 왔던가.


이 책에서 제시한 접촉지점 연습과 G&R 연습은 내게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을 통해 과거의 사람과 일, 문화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깨달음의 순간을 선사해 주었다. 헛된 기대를 품고 사람과 일, 문화가 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대신 그 대상을 온전히 바라보자, 관용의 창이 넓어지며 전신의 긴장이 풀림을 자각할 수 있었다.

그 과정으로 우선, 비판단적 호기심으로 대상을 바라보자 내 기대에 맞춰줄 수 없는 저마다의 이유가 보이며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여전히 그 기대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원하는 근원적인 감정도 자각할 수 있었다. 다만, 나는 알맞은 기대를 알맞은 대상에게 바랄 지혜와 용기가 없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대상의 이유와 나의 욕구를 모두 수용하자, 원하는 바를 이룰 방법들이 직관적으로 떠올랐다.


이 경험을 통해 사람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순간을 즐기자는 깨달음을 얻었던 “유머의 마법” 토론 무렵의 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느낀다. 이젠 놓쳐버린 과거의 인연들을 후회하기보단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을 통해 그저 있는 그대로 온전히 수용할 수 있는 자신으로 성장했다. 마치 비틀스의 노래 “Let it be”의 가사처럼 말이다. (https://youtu.be/QDYfEBY9NM4)




- 관점을 바꿔주는 문장들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는 해당 사건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심신의 연속선상에 있는 내적 반응이다. (중략)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중 어느 쪽을 경험할지는 주로 현재 인내의 창 넓이에 좌우된다.


실제로 우리는 어느 형용사 쌍의 한쪽과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더 강하게 동일시할수록 다른 한쪽을 더 많이 부인하고 부정하고 억압하고 무시할 것이다. (중략) 그런데 형용사 쌍의 절반과만 강하게 동일시하면 부정당한 나머지 절반이 무의식적으로 우리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옛말에도 있듯이 우리가 저항하는 것은 지속된다.


마인드 피트니스 운동을 꾸준히 연습하면 유익한 변화로 이어지는 한편 적절히 회복되지 않았던 과거의 장기적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인한 해로운 영향을 바꿀 수 있다.

=> 현재 혹은 미래의 스트레스에 마음 챙김을 적용해 오던 내 관점을, 과거의 스트레스에 마인드 피트니스를 적용하도록 바꿔줌.


사람들은 일에 집중할 때보다 딴생각을 할 때 덜 행복하다고 보고했고 심지어 현재 불쾌한 일을 하는 경우에도 그렇게 답했다. 놀라운 것은 그들이 어떤 딴생각 중이었는지는 상관없었다는 점이다!


과거가 아무리 힘들었더라도 오늘의 선택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스트레스 방정식: 스트레스 요인 + 위협 인식 -> 스트레스

인간의 3단계 방어 체계: 사회참여 체계 – 투쟁-도피 반응 – 동결 반응

단계별 반응 신경계: 배 쪽 부교감신경계 – 교감신경계 – 등 쪽 부교감 신경계


우리가 ‘차가운’ 또는 ‘뜨거운’ 과제를 하며 실행 기능을 고갈시킬 때마다 어느 쪽이든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은행의 신용은 줄어든다.


최고의 수행 능력을 얻으려면 당면한 과제에 맞게 각성 수준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기억 캡슐이 생존 뇌의 암묵적 기억 체계에 저장되기 때문에 사고 뇌는 기억 캡슐이 어떻게 또는 왜 촉발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비판단적 호기심을 갖고 당신이 사고 뇌 오버라이드(구획화 등)나 생존 뇌 하이재킹(플래시백, 발화 등)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성찰해 보기 바란다.

=> 상황과 맥락에 따라 두 경우 복합적으로 발생


이제 기본 지식을 갖췄으니 이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 무엇이 우리 인내의 창 넓이를 결정하는가?


자신에 대한 진실을 자각하고 받아들이면 비로소 변화의 가능성이 열린다.


인내의 창이 좁아지는 세 가지 경로: 1. 어린 시절 스트레스/트라우마 2. 쇼크 트라우마 3. 일상생활 스트레스/트라우마


전사의 전통에서 규정하는 바에 따르면 지혜는 우리가 원하거나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현재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고 그 정보를 이용해 지금 순간에 가장 효과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또 용기는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이 상황이 달라지기를 바라지 않고 현재의 순간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매 순간을 살아가면 마치 아무것도 안 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 수 있다.


어떤 순간에든 지혜를 발휘하려면 그저 이렇게 질문하면 된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또 어떤 순간에든 용기를 북돋우려면 그저 이렇게 질문하면 된다. “내가 이 경험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이 경험에 머무를 수 있을까?”

=> 간단한 버전: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이런 생각을 하려고 해”


생존 뇌는 언어적이지 않아서 감정과 신체감각을 통해 우리와 소통하는데, 우리가 생존 뇌의 메시지를 올바르게 수신하는지 여부는 감정과 신체감각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를 알아차리고 용인하고 정확하게 해석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이 능력을 ‘내수용 자각’이라고 부른다.


목표를 갖고 연습하면 역효화가 날 수 있다. 연습하는 동안 힘쓰는 단련이 ‘어디로 가자’고 시도하는 목표 지향적 의제에 치여 주객이 전도되기 때문이다.


효과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효과를 얻으려는 노력을 멀리하는 것이다.


접촉지점 연습 / G&R 연습


다시 말해 우리는 의도적으로 언제, 어디에, 어떻게 주의를 두는가를 통해 사고 뇌가 생존 뇌를 위해 안전하고 지지적인 환경을 조성하도록 훈련할 수 있다. 이것이 사고 뇌에게 생존 뇌의 동맹이 되도록 가르치는 방법이다.


사실 우리는 능숙한 대응과 복종, 노력과 은총이 둘 다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거나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복종할 필요가 있다. 이 균형이 전사의 전통에서 용기를 정의하는 핵심이다.


과거는 현재 순간의 자각을 통해서만 해소되고 치유될 수 있다.


사고 뇌가 현실과 싸우고 있다는 가장 좋은 단서 중 하나는 우리가 ‘나는 ...을 해야 한다’ 거나 ‘나는 ...을 하기로 돼 있다’고 생각할 때다.


현실은 결코 우리에게 희생자나 순교자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요구하는 것이다.


반응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다.


한마디로 말해서 자기 조절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돌봄을 우선시하는 리더가 더 훌륭한 리더다.


창의성, 즉흥성, 적응성, 타인과의 연결성 등 많은 적응 능력의 특징은 일관되고 꾸준한 연습을 통해 의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 챙김이든 마인드 피트니스든 모두 실제로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이 실습은 길고 반복적이며 시행착오로 점철된 길이다. 그렇기에 마음 챙김 연습의 고된 길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작은 것의 힘”의 9가지 교훈을 추가로 남긴다.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으로 매 순간마다 과거와 미래를 느끼며 살고 싶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실행 가능한 작은 지향 행위가 하나쯤은 있다는 걸 안다.

겉보기에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것들이 인생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평형 상태를 안전한 상태로 오인하지 않는다.

대응과 반응의 차이를 파악한다.

시간을 들여 세상에 대응한다.

자신의 가치관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안다.

분노보다 불편함을 택하라.

현실과의 괴리가 자신을 삼키지 못하게 한다.


이 순간 내게 닿은, 여태까지 닿았었고, 앞으로도 닿을 모든 배움에 감사하다는 말로 “최선을 극복하는 힘”의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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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8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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