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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Oct 11. 2023

에이지리스 - 앤드류 스틸

총점: 5.5/10


- 한 줄 평

노화와 이를 치료하는 최신 과학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 내용 정리

생물노인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다. 다르게 말하면 과학자의 시각위주로 노화 연구를 바라보기에, 정치/경제/사회적인 관점과 같은 다양하고도 균형 잡힌 서술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최신 과학 정보들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한다면 노화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연구자가 가져야 할 사고방식이나 관점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또한, 정보를 습득하기 용이하게 쓰인 서술이나 위트 있는 농담이 담긴 표현 덕분에 이따금씩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목차


서문

1부 해묵은 문제

1장 노화의 시대

2장 노화의 기원

3장 생물노인학의 탄생

단식으로 오래 살기 / 150일이 된 선충

4장 우리가 늙는 이유

1. 이중나선의 문제: DNA 손상과 돌연변이 / 2. 짧아진 말단소체 / 3. 단백질 문제: 자가포식, 아밀로이드, 부가체 / 4. 후성유전적 변경 / 5. 노쇠세포의 축적 / 6. 권력 투쟁: 미토콘드리아의 고장 / 7. 신호 실패 / 8. 위장관 반응: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 / 9. 세포 소진 / 10. 방어 시스템의 결함? 면역계의 고장 / 노화의 전형적 특징 고치기

2부 노화의 치료

5장 낡은 것 내치기

노쇠세포 죽이기 / 재활용을 재발명하기? 자가포식 업그레이드 / 아밀로이드

6장 새것 들이기

줄기세포 치료 / 면역력 증진 / 마이크로바이옴 바꿔 주기 / 단백질을 새것처럼 유지하기

7장 실시간 복구

말단소체 연장 / 젊은 피가 늙은 세포에게 새로운 재주를 가르칠 수 있을까? / 미토콘드리아 파워업 / 클론의 공격 무찌르기

8장 노화를 재프로그래밍하기

유전자 업그레이드 / 후성유전학 시계 되돌리기 / 재프로그래밍 생물학과 노화의 완치

3부 더 오래 살기

9장 노화의 완치를 찾아서

10장 오래 살아서 더 오래 살기

1. 담배를 피우지 말자 / 2. 과식을 하지 말자 / 3. 운동을 하자 / 4. 하루에 7~8시간 숙면을 취하자 / 5. 백신을 맞고 손을 씻자 / 6. 치아를 잘 관리하자 / 7. 햇빛을 차단하자 / 8. 심박수와 혈압을 체크하자 / 9. 굳이 보충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 / 10. 장수 약품도 먹을 필요 없다. 아직은! / 11. 여자가 돼라

11장 과학에서 의학으로

감사의 말

주와 참고문헌




- 감상 1: 이상과 현실의 괴리

노화의 해결은 정말 좋고 선한 아름다운 이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독서를 통해 이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과정에서 괴리가 일어나는 사례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따라서 노화의 극복을 주장하는 저자의 이상에는 동의하나, 현실적인 적용 방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예를 들어, 인권이나 연구 윤리에 대한 부분을 다루지 않고, 효용성이 크기에 더 많은 연구비의 지원과 활성화가 촉진이 필요하다는 식의 서술에서 불안감이 느껴졌다. 자칫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 편집 아기들 만든 허젠쿠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굳이 꼽자면 다음과 같은 문장: 확인을 위해서는 일단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다. 그럼 적어도 미토콘드리아의 생물학에 관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기술의 가치중립성이라는 측면에서도 회의적이었다. 노화 연구의 성과가 과연 우리 시대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까? 코로나19 백신만 보아도 선진국과 개도국의 접종률은 큰 차이가 난다. IT기술도 정말 좋고 선한 의도로 사용될 수 있지만, 그 기술이 오늘날 세계에 구현된 모습은 기대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은 생물노인학 연구에 대해 알리고 이를 더 활성화시키기 위함이기에 내가 느낀 이런 불안감이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못한다. 그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관심사와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좋은 책이었다.




- 감상 2: 불안감

이 책에서 들었던 불안감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로, 다음 문장의 논리적인 구조를 보자.

"노화를 치료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경계하거나 심지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 (중략) 하지만 질문을 뒤집어서 간단한 가상의 상황을 상정해 보면 거의 모든 반대의견을 반박할 수 있다. 아무리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해도 노화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다. 그럼 그 역도 옳다는 의미다. 다른 문제를 피하기 위해 노화를 지금 그대로 놔두자는 주장은 노화 자체가 인류에게 부과하는 부담을 생각하면 한참 어긋난 주장이다."

논리적으로 역과 대우는 다르지만, 저자는 명제가 옳다면 역도 옳다는 겉핥기식 주장을 펼친다. 또한, 노화를 치료한다는 말에 대한 경계나 적대를 "다른 문제를 피하기 위해 노화를 지금 그대로 놔두자는 주장"으로 곡해한다. 감상 1에서 적었듯이 그 사람들은 저자가 곡해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노화 연구는 가치 있으나 그 연구가 실제로 어떻게 쓰일지를 걱정하는 것인데, 연구자적인 시각에 치우친 저자는 이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디테일을 놓쳤다.



- 문장 정리

그럼에도 이 책은 연구자라면 어떤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는지를 명쾌한 문장들로 설명해 준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문장들을 담으며 "에이지리스"의 서평을 마친다.


1. 연구자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문장들

"우리가 말하는 노화의 의미를 정의하고 시작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했던 이론들은 대단히 유용하기는 해도 자연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어쩔 수 없이 단순화시킨 설명에 불과하다. 우리가 세웠던 가정이 성립하지 않거나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요인이 끼어들면 다른 진화 전략에 의해 예상치 못했던 노화 궤적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진화적 설명을 통해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노화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이고, 노화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에 관한 통찰이다."

"늘 그렇듯이 그 해답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문제를 고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이런 발견 내용을 순진하게 그대로 적용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2. 기억에 남는 유머들: 진실과 방향 전환.

"누군가가 어떤 복잡한 특성을 두고 그것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하나 있다는 둥의 이야기를 하면 눈을 한번 흘겨 주자."

"전 세계 실험실에서 푸짐하게 먹지도 못하고 배를 곯던 수없이 많은 생쥐, 파리, 선충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좀 음울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눈이 유리한 이유는 나머지 반대쪽 눈이 백업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반대쪽 눈은 실험대조군 역할도 하고, 행여 실험한 눈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보험이 되어 줄 수도 있다."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피부와 비교할 때는 엉덩이의 피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알몸 일광욕을 자주 하는 사람은 이런 연구에 참가시키기가 힘들 것이다."

"전체 인구 중 절반에게는 여자가 돼라는 충고가 아무짝에도 쓸모없지만, 사실 여기 목록에 등장하는 여러 항목들도 많은 사람에게 실천이 대단히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이다."

"노화에서 노쇠세포의 역할에 대한 리뷰에서 가져온 한 사례에 따르면 연구가 부족한 이유는 그 분야의 사람들이 그런 연구의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이런 유형의 연구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루한 연구라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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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4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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