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점: 5.5/10
- 한 줄 평
노화와 이를 치료하는 최신 과학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 내용 정리
생물노인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다. 다르게 말하면 과학자의 시각위주로 노화 연구를 바라보기에, 정치/경제/사회적인 관점과 같은 다양하고도 균형 잡힌 서술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최신 과학 정보들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한다면 노화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연구자가 가져야 할 사고방식이나 관점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또한, 정보를 습득하기 용이하게 쓰인 서술이나 위트 있는 농담이 담긴 표현 덕분에 이따금씩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 목차
서문
1부 해묵은 문제
1장 노화의 시대
2장 노화의 기원
3장 생물노인학의 탄생
4장 우리가 늙는 이유
2부 노화의 치료
5장 낡은 것 내치기
6장 새것 들이기
7장 실시간 복구
8장 노화를 재프로그래밍하기
3부 더 오래 살기
9장 노화의 완치를 찾아서
10장 오래 살아서 더 오래 살기
11장 과학에서 의학으로
감사의 말
주와 참고문헌
- 감상 1: 이상과 현실의 괴리
노화의 해결은 정말 좋고 선한 아름다운 이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독서를 통해 이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과정에서 괴리가 일어나는 사례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따라서 노화의 극복을 주장하는 저자의 이상에는 동의하나, 현실적인 적용 방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예를 들어, 인권이나 연구 윤리에 대한 부분을 다루지 않고, 효용성이 크기에 더 많은 연구비의 지원과 활성화가 촉진이 필요하다는 식의 서술에서 불안감이 느껴졌다. 자칫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 편집 아기들 만든 허젠쿠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굳이 꼽자면 다음과 같은 문장: 확인을 위해서는 일단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다. 그럼 적어도 미토콘드리아의 생물학에 관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기술의 가치중립성이라는 측면에서도 회의적이었다. 노화 연구의 성과가 과연 우리 시대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까? 코로나19 백신만 보아도 선진국과 개도국의 접종률은 큰 차이가 난다. IT기술도 정말 좋고 선한 의도로 사용될 수 있지만, 그 기술이 오늘날 세계에 구현된 모습은 기대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은 생물노인학 연구에 대해 알리고 이를 더 활성화시키기 위함이기에 내가 느낀 이런 불안감이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못한다. 그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관심사와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좋은 책이었다.
- 감상 2: 불안감
이 책에서 들었던 불안감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로, 다음 문장의 논리적인 구조를 보자.
"노화를 치료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경계하거나 심지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 (중략) 하지만 질문을 뒤집어서 간단한 가상의 상황을 상정해 보면 거의 모든 반대의견을 반박할 수 있다. 아무리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해도 노화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다. 그럼 그 역도 옳다는 의미다."
논리적으로 역과 대우는 다르지만, 저자는 명제가 옳다면 역도 옳다는 겉핥기식 주장을 펼친다. 또한, 노화를 치료한다는 말에 대한 경계나 적대를 "다른 문제를 피하기 위해 노화를 지금 그대로 놔두자는 주장"으로 곡해한다. 감상 1에서 적었듯이 그 사람들은 저자가 곡해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노화 연구는 가치 있으나 그 연구가 실제로 어떻게 쓰일지를 걱정하는 것인데, 연구자적인 시각에 치우친 저자는 이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디테일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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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4 원문 작성]
[2025/11/16 편집 후 재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