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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Oct 13. 2023

타인의 친절 - 마이클 맥컬러프

Book reviews

총점: 10/10


- 한 줄 평

진화에서 시작해 연민으로 풀어나가는, 큰 흐름을 잡으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따뜻하면서도 철저한 논증이 주는 감동. (With Come out and play https://www.youtube.com/watch?v=xXFdnHiGwos)


- 희망

기억에 남는 책에 대한 키워드를 추려보자. 맥락, 유머, 디테일, 스펙트럼 사고, 다양한 사례와 반례, 균형잡힌 사고, 직관과 감정과 추론, 엄격한 논증과 이를 감싸는 낙관성, 그리고 통찰.

말도 안 되는, 그저 축복받은 책이다.

어떻게 이런 책의 서평을 쓸 수 있을까? 더 가볍게, 그러면서도 더 무겁게 써야한다. 우선, 핵심을 발라낸 내용 정리와 이를 감각적으로 풀어낸 감상을 적어야겠다. 이를 벗어나 내 필력이 담지 못하는 지혜들은 유머, 통찰, 논증의 문장들로 담아내자.




- 내용 정리
이 책은 연민(1장)을 다루는 책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기적인(2장) 동물이다. 어떻게 이기적인 동물이 이타적인 연민을 발휘할 수 있을까?

우선 인간은 거시적으로는 진화(3장)하는 동물이다. 그 진화를 유전자(4장)라는 미시적인 관점으로도 봐야 그 상대적인 특성이 드러난다. 이 두 극단적 시각의 균형이 바로 집단 선택(5장)이라는 우리의 유전자란 하드웨어가 가진 한계이자, 진화라는 이기적인 이유로 만들어낸 이타성을 품은 가능성이다. 그리고 이런 한계와 가능성을 모두 가진 하드웨어가 살아남기 위해 장착한, 기본적인 동작 원리를 담은 펌웨어가 호혜주의(6장)다.

7장부터 13장까지는 이 형이하학적인 동물이 형이상학적인 연민으로 나아가는 역사를 다룬다. 이는 단순한 기계에 점차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는 과정이다. 그 소프트웨어는 이익(7장)에서 시작해 황금률(8장)로, 다시 제도(9장)에서 도덕적 가치(10장)로, 국경을 넘어(11장) 보편적인 권리(12장)가 되어 오늘날에는 어떻게 더 효율적(13)으로 추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14장은 이 흐름을 되돌아보며 그 원리와 난점을 복기한 뒤, 우리가 나아가야할 미래를 다루며 마무리한다. 보다 자세하면서도 위트가 담긴 목차로 내용정리를 마무리한다.


1장 연민의 황금시대

2장 애덤 스미스의 새끼손가락
- 냉소적인 미스터 스미스
- 주의의 한계
- 공감의 한계
- 수수께끼

3장 진화의 중력
- 다윈의 위험한 생각
- 진화심리학과 그 결함
- 대가가 큰 협렵

4장 모든 게 상대적이다
- 이타적 디자인 학파
- 엄마의 가정 요리
- 단서를 가진 자궁
- 어미, 형제들 그리고 기타
- 가족에 초점을 맞춰라
- 해밀턴의 법칙과 황금률

5장 스팍을 기리며
- 진사회성에서부터 집단 선택으로
- 집단 선택의 한 가지 선택
- 다수의 요구
- 다수준 선택론
- 친절로 죽이기
- 또 다른 막다른 길(다양한 실패를 맛보게 하는 서술, 논리적이고 실증적이며... 겸손해지게 한다.)

6장 큰 보상
- 디지털 진화
- 덜 동그란 젖소들
- 네가 최근에 내게 해준 게 뭐야?
- 고정되지 않은 축제일
- 이미지에 민감한
- 석기 시대의 사마리아인들?
호혜주의, 평판 그리고 이성

7장 고아들의 시대
- 농사꾼들
- 무관심에서 불평등까지
- 불평등에서 억압까지
- 연민 놀이

8장 연민의 시대 (축의 시대)
- 축의 시대에 너그러움이 중시된 원인
- 축의 시대와 황금률
- 추론에서 수사학으로
- 황금률 시대의 유대인 자선 단체들
- 심호흡

9장 예방의 시대
- 비베스 만세
- 영국의 개혁
- 네덜란드인 방식으로 하기
- 도움을 주기 위해 잔인해져야 하는
- 우리가 얻게 된 교훈

10장 1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
- 빛이 있으라
- 첫 번째 사상: 분배적 정의
- 프랑스인(장-자크 루소:평등)
- 스코틀랜드인(애덤 스미스:가난근절)
- 독일인(칸트:도덕적 권리)
- 조각그림 짜 맞추기
- 두 번째 사상: 과학적인 사고방식
- 전쟁과 고통 공유 주장

11장 인도주의 빅뱅 시대
- 국제 원조의 모델(리스본의 대재해)
- 재난 복구의 모델
- 유신론적 해석이 자연주의적 해석으로 바뀌다
- 확대되는 인도주의 우주
- 통신 및 교통의 확대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 인도주의 임무 변경
- 야만적인 대륙 구하기
- 인도주의 임무는 계속된다
- 시작의 끝

12장 2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
- 2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
- 신경 써야 한다
- 움직이는 사진들
- 텔레비전 기아
- 멋진 원조
- 비극적인 유행
- 허탈함
- 개발에 전념하다
- 선한 일을 더 잘하게 되다

13장 충격의 시대
- 효율적 이타주의자
- 자선 자본주의자
- 가난 과학자
- 효율성 전문가
- 목욕 가운 인도주의자
- 아주 간단하다

14장 타당한 이유들
- 중요한 본능



- 감상
상냥하면서도 냉정하고, 유쾌하면서도 진중하며, 너그러우면서도 치밀한 책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연민을 이해하기 위해 자아낸 인간의 본능과 역사와 발전이라는 세 가닥의 끈을, 직관적인 통념과 감성적인 인간성과 과학적인 논증으로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담고 싶은 내용이 너무나 많은 책이다. 필연적으로 길고 무거운 서평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하지만 그런 서평을 저자에게 보여준다면 "쯧"하며 혀를 찰 것만 같은 책이기도 하다. 만약 그에게 전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왠지 눈물나는 책이었다고 적고 싶다. 정말 많은 이론들과 근거들과 반례들, 그리고 이들을 정반합으로 엮어내는 논증에 답답하기도, 머리 아프기도, 허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책이다. 바로, 이론과 현실의 간극을 좁혀내려는 수많은 시행착오에 담긴 고귀한 이상과 그 피, 땀, 눈물을 한 권으로 풀어내야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강원도로 여행을 떠날 때 이따금 만나는, 창문을 닫고 있어도 공기가 점점 탁해지는 듯한 길고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때의 기분이 드는 책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과거를 다루지만, 결국 도래할 희망찬 미래를 그려낸 이야기를 읽으며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해진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저 이런 책을 써주신 저자부터 이 책이 내게 닿는 여정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한없이 감사하다는 말로 감상을 마무리한다.



이제 놓치고 싶지 않은 세 종류의 문장들로 디테일을 잡아보자.

- 유머를 던지는 문장들.
"이 책은 동물과 관련된 세계적인 불가사의들 가운데 하나에 대한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코끼리의 눈물이나 돌고래의 미소, 침팬지들의 정치, 문어의 의식, 공작의 꼬리, 개미들의 왕국 또는 새나 벌 또는 개의 지혜를 이야기하자는 건 아니다. 나는 지금 낯선 이들을 돕는 묘한 습관을 가진 깡마르고 똑똑한 유인원, 그리고 낯선 이들을 돕기 위해 종종 자신의 소중한 시간이나 귀한 보물은 물론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는 유인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과 나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다른 낯선 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한 이야기, 즉 ‘낯선 이들에 대한 우리 인류의 친절’ 이야기이다."
=> 진실과 방향 전환이 담긴 유머.

"그러니까 전혀 낯선 이들에 대한 공감은 네스 호의 괴물과 비슷한 데가 있어, 소문은 무성하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다."
=> 비유 보소?

"아직도 좀 우울한가? 공감과 관련해 우울해할 만한 사실이 두 가지 더 있으니 조금만 더 참아 달라."
=> 벌써 힘들어? 아직 2세트 남았는데... 라고 말하는 트레이너처럼 살짝 선 넘지만 싫지 않은 농담.

"찰스 다윈이 특별한 사람이 된 건 그가 살아 있는 생물들의 세계 안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냈기 때문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페일리 그리고 그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사실상의 모든 자연주의자는 살아 있는 세계가 일류 디자인 작품으로 가득하다는 걸 이미 알았다. 찰스 다윈이 특별해진 건 그 모든 디자인 작품을 설명할 수 있는, 순전히 자연주의적인 메커니즘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바로 ‘자연 선택’ 말이다."
=> 구체화, 세상 건설하기, 대조, 일반 사례들과 부조화 1개(3의 법칙 변형)가 들어있는 고급 유머 예시문.

"유전자 및 자연 선택 중심 사고는 원숭이와 물고기와 독일 맥주잔 받침 벌레와 슬루즐의 디자인 특징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좋은 방법이지만, 이 책은 그런 생명체에 대한 책이 아니다."
=> 과장과 대조.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진화심리학자가 정면으로 대응해왔다.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서 이런 비판들을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여러분의 귀한 시간을 뺏고 싶지는 않다."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대체 집단 선택이 뭔데요?’
물어봐 주어 고맙다."
=> 별 말씀을요.

"데이비드 슬론 윌슨과 에드워드 O. 윌슨이 한 말을 상기해보라. “집단들 내에서는 이기주의가 이타주의를 이긴다. 그러나 이타적인 집단이 이기적인 집단을 이긴다. 더 이상 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여기선 잔소리 좀 해보겠다."
=> 콜백을 통해 "더 이상 말하면 잔소리다."라는 문장을 한번 더 상기시킨 뒤, '하지만' 통해 반론 제시. 맛깔난다.

5장 시작 문장.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5장 마무리 문단. "자신의 번식을 늘리는 게 유전자들이 하는 일이니까. 잠언 6장 6절을 살짝 바꿔보겠다. “게으른 자여, 아직도 왜 인간들이 낯선 이들에게 관심을 주는지 모르겠는가? 개미에게로 가서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 수미상관적 구조와 함께, 집단 선택을 성경 구절에 비유하여 설명. 클라쓰가 느껴지는 위트.

"(로버트 트리버스도 전략을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컴맹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 TMI지만, 싫지 않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느낌적인 느낌.

"덜 동그란 젖소들 (중략) 과학자들은 자신의 모델들에서 현실적인 복잡한 문제들을 제거하려는 경향이 워낙 강해, 엔지니어들이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이다."
=> 유머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동그란 젖소들 유머를 알고 있었다면, 보자마자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는 문장.

"그 결과는? 부유한 사람들은 계속 부유해졌고(속도는 떨어졌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형편이 더 나아졌으며, 왕은 백성들로부터 계속 사랑을 받으면서 경쟁자들을 적절히 견제할 수 있었다.
잘하셨습니다, 폐하. 정말 잘하셨습니다."
=> 시니컬한 유머.

"역사적으로 거의 내내 우리 인간은 오늘날 우리가 죽음과 세금 또는 머리숱이 빠지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가난을 생각했다. 그러니까 살면서 필연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불유쾌한 일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한 것이다."
=> 대머리 드립으로 하나되는 우리.

"또 애인과 영화를 보러 가면서 자기 표값만 내는 것을 go Dutch, 즉 ‘네덜란드인들 식으로 하다’라 표현했다. 네덜란드인의 인색함을 조롱하는 또 다른 수동적 공격 성향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 선 넘은 영국인 유머에 담긴 공격성. 더치 페이란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알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나도 선 넘고 있었음을 인식.

"그러니까 평범한 거리의 짐꾼도 천재성을 갖고 있다고? 일찍이 가난한 사람에 대해 이런 식으로 쓴 사람은 없었다."
=> 애덤 스미스의 특출난 시각 강조.

"그들은 자신들의 신념이 대학 도서관에서 벼락치기 공부를 할 때 형성됐다는 걸 까맣게 잊을지 몰라도, 실은 그때 싱어나 오닐, 롤스, 베이츠 같은 사람을 알게 됐던 게 전 세계의 가난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대한 그들의 철학에 영구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 교육의 힘을 보여주는 위트

"아힘비시브웨와 램은 UN의 공식적인 자체 평가는 밀레니엄 개발 목표에 너무 큰 점수를 주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말 유감스런 일이었다. 밀레니엄 개발 목표의 효과를 굳이 그렇게 부풀리지 않더라도, 밀레니엄 개발 목표는 충분히 놀라운 성과를 올린 걸로 나타났는데 말이다."
=> 놀라움과 방향전환.

"그러나 이 모든 걸 감안한다면, 우리가 1년에 600달러를 커피를 사 마시는 데 쓴다는 건 분명 도덕적으로 옳은 선택은 아닌 셈이다."
=> 사실을 직시하는 목넘김이 쓴 유머.

"세상에 어떤 멍청한 사람이 자신의 부를 일가친척이나 같은 국민에게 주지 않고, 절대 보답을 받을 수 없는 완전히 낯선 이에게 주겠는가? 그럼에도 자신의 너그러움에 대한 포포비치의 설명이 모든 사람의 가슴에 와닿는다는 건, 지난 1만여 년 동안 인간의 너그러움 내지 연민에 변화를 준 힘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증거이다."
=> 후반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유머.



- 통찰에 머가리 깨지는 문장들.
"연민은 당신 속에 있다. 당신은 그저 그 연민을 끄집어내기만 하면 된다."

"단어들을 냉소적으로 정의한 책 《악마의 사전Devil’s Dictionary》을 쓴 앰브로즈 비어스Ambrose Bierce는 ‘cynic’, 즉 냉소주의자를 ‘세상 모든 것을 잘못된 눈으로 본질보다는 현상만 보는 망나니(배덕자)a blackguard [dishonorable man] whose faulty vision sees things as they are and not as they ought to be’로 정의했다."
=> 잘못된 눈 보다는 "결함을 가진" 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타당함.
"물론 다음 장들에서 더 희망적인 소식들을 접하게 되겠지만, 그에 앞서 먼저 ‘세상 모든 것을 그 본질보다는 현상만 보려 하는’ 잘못된 눈으로 인간의 본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 나는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시각에서 바라본 적이 있는가? 뚝배기 1스택 적립.

"데이비드 흄이 직감했듯, 거리가 먼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연민은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연민보다 훨씬 약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외국인 혐오증과 집단 이기주의 경향은 워낙 강해, 우리의 공감은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기도 전에 아예 그 싹까지 잘려 나가버린다. 하지만 우리의 잘못은 아니다. 공감의 작동 방식 자체가 그런 것이다."
=> 공감의 특성을 설명한 뒤, 이것이 잘못-바름의 영역이 아닌 그저 동작 원리의 영역임을 담담하게 기술. 좋고 나쁨, 옳고 그름, 시비를 가리려고 했다면? 뚝배기 2스택.

"혈육에 대한 편애가 가정경제 영역을 벗어나 공공경제 영역으로 들어갈 때, 그리고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좋은 것들을 자신의 혈육에게 몰아줄 때, 우리는 혈육에 대한 그런 편애를 족벌주의라 부른다. 능력 위주의 서구 세계에서 그런 족벌주의를 고위직 부패의 중요한 뿌리들 중 하나로 보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 족벌주의를 정의하고 부정적인 특성 설명
"족벌주의에 분개하는 건 당연하지만, 족벌주의 밑에 깔린 동기 자체를 부도덕한 걸로 보는 건 어리석다. 이와 관련해 인류학자 헬렌 피셔Helen Fisher는 이런 말을 했다. “족벌주의, 그건 우리 인간 고유의 ‘가족 가치family value’*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 부정적이라고 해서 잘못이라고 생각했다면? 뚝배기 3스택.

"어쨌든 곤충-인간 비교를 통해 종종 인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이 생겨난다. 또한 사람들은 곤충-인간 비교를 통해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경우가 많다."
=> 보고 싶은 것을 보진 않았는가? 뚝배기 4스택.

"찰스 다원은 ‘유전자의 눈 관점gene’s eye view’에서 뭔가를 보진 못했기 때문에, 부족 간의 전쟁이 너그러움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걸 알 수 있다. 유전자의 눈 관점에서 볼 때, 전쟁에서 집단의 성공을 위해 개체의 적응도를 희생시키는 ‘자기 집단 중심적 이타주의’는 해밀턴의 포괄 적응도 경우에서처럼 ‘한 개체의 직접 적응도를 희생해 간접 적응도를 높이고 그걸 통해 포괄 적응도를 높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 관점에 따른 한계와 가능성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

"이타주의는 멋진 것일 수도 있지만, ‘고약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 대상의 장단점을 복합적으로 골고루 설명.

"그러니까 인간 사회에서는 강간과 성폭력이 너무 흔해 인간이라는 종 특유의 일로 볼 수 있을 정도라는 얘기이다."
=> 냉혹한 자연의 법칙을 직시. 공감, 배려, 안전 같은 이상주의에 빠져있었다면? 뚝배기 5스택.

"젖소와 양과 염소 같은 반추동물들의 모양이 이상해질수록, 그 결론들 또한 더 이상해졌다.
그러나 상관없다. 이런 모델들은 우리로 하여금 명쾌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이지 우리의 자연사를 재건하는 수단은 아니다."
=> 다양한 과학적 이론과 저마다의 결론이 도출되는 원리를 설명한 뒤, 곁가지는 쳐내고 핵심을 짚음. 유쾌하면서도 진중하다.

"결국 아직은 이보다 더 나은 가설이 없는 상황이어서 지금 대부분의 생물학자는 흡혈박쥐들이 서로 피를 나누는 것은 호혜주의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 과학적 사고의 원리를 사례에 적용하여 설명. 머리가 띵.

"결국 너그러운 자비로 보이는 행위가 실은 싼 값에 친구들을 사는 행위일 수도 있는 것이다."
=>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여 다면적인 특성 설명. 뚝배기 6스택.

"이렇게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려는 경향을 ‘동종 선호homophily’라 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가 허용하는 한 가장 가치 있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려 애쓰는 데서 오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 닮은 사람끼리 모이는 이유를 적나라하게 설명. 뚝배기 7스택.

'그럼 누가 옳은 걸까? 그건 알기 어렵다."
=> 옳고 그름을 떠나, 근거를 통해 결론을 내리는 논증의 세계로. 다르게 말하면, 직관에서 추론으로. 뚝배기 2-1스택.

"가난을 해결 가능한 사회 문제 또는 적어도 치유 가능한 사회 문제로 생각하기 위해, 세상은 새로운 사상, 새로운 제도, 모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했을 것이다."
=> 풀리지 않는 문제를 풀기 위해선 새로운 관점이 필요함.

"그러나 정부 지도자들이 건강하면서도 금전적으로 안정된 노동 인구가 경제에 도움이 되듯 고등 교육을 받은 고급 인력 역시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일반 대중에 대한 교육 기회는 급속도로 확대되었다."
=> 실제 효용이 있다면, 순리대로 흐름.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이렇듯 종교적인 해석에 매달리는 것은 인간의 인식이 갖고 있는 두 가지 특징 때문이다.
첫째, 인간은 자연 현상을 호불호, 목표, 갈망 등의 형태로, 즉 우리가 인간과 다른 동물의 행동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원인이 되는 힘’의 형태로 설명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둘째, 인간은 이른바 ‘공평한 세상 사고just-world thinking’의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신이 한 선한 일과 악한 일에 따라 일종의 업보 같은 힘에 의해 행복하게도 되고 불행하게도 된다는 직관적인 믿음이 있는 것이다. (중략)
이처럼 우리 인간은 직관적인 목적론 신봉자들이고 공평한 세계 사고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종교 지도자가 리스본 대재앙을 인간의 사악한 행위에 대해 하늘이 내리는 벌이라고 해석한 건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 현상의 원인이 되는 두 가지 특성과 그 관점에 따른 해석을 설명.

"초자연적인 설명이 퇴조하면서 한 가지 다른 중요한 변화가 생겨났다. 그건 바로 낙관론이었다. 이 세계 속에서의 인간의 위치에 대한 낙관론, 세계를 이해하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낙관론, 그리고 스스로의 삶을 개선하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낙관론 말이다."

"분명 연민은 큰 유행이 되었다. 1984년부터 1985년 사이에 유명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35세 이하의 많은 사람이 가슴과 지갑을 열었는데, 이는 그때까지 그 어떤 원조 단체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그런데 당시 에티오피아의 현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 에티오피아 기근은 당시 많은 사람이 얘기한 것처럼 엄청난 규모의 가뭄 때문에 생겨난 게 아니었다. 그보다는 대체로 인간이 만든 재앙이었다."
=> 이론과 현실의 괴리.

"예측이 멋진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예측이 충분히 분명할 경우, 그리고 우리가 예측 결과를 볼 수 있을 만큼 오래 살 경우, 결국 누가 옳고 틀렸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기부가 꼭 ‘자선 행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 새롭게 보기, 뚝배기 6-1스택.

"사람들은 혼자 머리를 싸맬 때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추론을 가장 잘할 수 있다. 혼자 추론을 할 경우, 사회 심리학자나 인지 심리학자가 흔히 지적하는 인간의 여러 약점과 편견에 노출되기 쉽다."
"늘 이유가 중요한데, 함께 추론할 경우 그 이유가 훨씬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진리를 추구하는 대부분의 다른 방법과 달리, 과학은 비판과 예측을 토대로 발전한다. 특히 사회적 지출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정치적 환경에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의 문제를 놓고 논리 정연한 언쟁을 벌이는 데는 과학적 근거가 더없이 중요한데, 그건 과학이 비판을 수용하기 때문이다."

"부유한 사람들이 기부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부와 기부 간의 연관성에 대해 말하자면(그리고 그건 선순환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람들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에게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들은 워낙 국수주의적인 면이 많아, 자국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경제적 주권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스스로 궁핍해지는 걸 감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 현실을 직시하는 뚝배기 5-1, 5-2스택.

=> 총 11 뚝배기 박살, 하지만 그 충격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 논증을 놓칠 수 없는 문장들.
"따라서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낯선 이들을 매정하게 내치지 않고 연민을 가지고 도와줄 수 있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왜 오늘날과 같은 믿음을 갖게 됐는지, 왜 오늘날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됐는지, 왜 오늘날 원하는 것과 같은 것들을 원하게 됐고 어떻게 그것들을 손에 넣는 방법을 알아냈는지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석기 시대의 세계에 맞춰 낯선 이들을 두려워하고 죽이기까지 했던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낯선 이들을 존중하고 도와주는 사회를 만들어내게 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전반적인 책의 목적과 과정을 한 문장으로, 그리고 그에 담긴 의미를 또 한 문장만으로 설명.

"우리는 지금 최근 나온 신경과학 분야의 증거들을 통해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고 있다."
=>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사고.

"뱃슨은 공감-이타주의 가설을 세워놓고, 하나씩 자기중심적인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이 상상 가능한 모든 자기중심적 동기(예를 들어 개인적 고통을 피하거나 죄책감을 면하거나 아니면 도덕적으로 옳아 보이게 하기 위한)를 배제한 상태에서도 꾸준히 낯선 이를 도우려 한다면, 그 꾸준함을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설사 이것이 아무리 불가능해 보인다 해도), 그들이 정말 곤궁에 처한 낯선 이의 삶이 더 좋아지기를 바란다는 것, 즉 이타주의라는 동기에서 낯선 이들을 돕는다는 것이다."
=> 귀납법이라는 추론의 한 방법.
"뱃슨의 공감-이타주의 가설은 40여 년간 수십 차례의 실험을 거치면서 점점 더 설득력을 얻게 된다. (중략) 따라서 우리는 공감은 이타적인 동기를 이끌어낸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 추론을 통한 결론 도출......
"그렇진 않다. 뱃슨의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그랬듯,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직접 곤궁한 처지에 놓인 낯선 이들의 입장에 서본다면 기분이 어떨지 상상해보지는 않는다."
=> 인 줄 알았지? 반례 제시.
이렇게 이론을 소개하고 그 근거를 제시한 다음 반례로 반박하며, 이를 반영한 새로운 이론으로 나아가는 정반합적인 논증이 책 전반에 걸쳐서 수없이 반복되므로 이후 사례들은 되도록 생략한다.

"그러나 축소해서 보면, 자연 선택이 어쨌든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힘이다."
=> 거시적 관점 설명.

"오늘날 ‘해밀턴의 법칙Hamilton’s rule’이라 불리는 이 법칙에 따르자면, 예를 들어 꿀벌로 하여금 침을 쏘고 죽게 만드는 유전자처럼 어떤 유전자가 그 유전자 소유자의 직접 번식 가능성을 줄일 경우, 그 유전자는 자연 선택에 의해 진화될 수 있다. 물론 이는 그 유전자가 다른 개체들에게 주는 ‘평생 번식 혜택’(b)(이는 유전자 소유자와 혜택을 받는 모든 개체 간의 평균 근연도(r)에 의해 가중됨)이 유전자 소유자가 치르게 되는 ‘평생 번식 대가’(c)보다 클 경우의 얘기이다. 다시 말해, 유전자는 rb-c의 값이 0보다 클 때 더 많은 개체 속에 살아남게 된다."
=> 유전자적인 관점에서 이타성이 진화될 수 있는 논리.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 고유의 사회적 본능’ 가운데 특히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낯선 이들에 대한 오늘날 우리 관심의 토대가 됐다는 찰스 다윈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성과 이성에 의해 단련된 우리의 사회적 본능이 우리의 관심 확대에 기여했다는 다윈의 생각은 옳은 걸까? 해밀턴의 법칙은 정말 ‘남들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들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 12절)는 황금률의 토대인 걸까?
(중략)
우리의 관심을 먼 타인들에게까지 확대시켜주는 인간 마음의 진화된 특징을 이해하려면,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넘어 더 멀리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야 한다."
=> 각 장 마무리 소단원마다 해당 장의 내용을 정리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장과 연결하는 서술이 훌륭하다. 이런 훌륭한 구성은 책 전반에 걸쳐서 반복되므로 다른 사례들은 생략한다.

"다수의 요구가 소수의 요구에 우선하는 것이다."
=> 집단 선택을 한 문장으로 설명.
"그 결과 이제 우리는 두 가지 생물학적 조직 수준에서 자연 선택으로 어떻게 서로 협력하는 행동이 진화되는지에 대한 근거를 갖게 됐다. 집단들 내에서는 이기주의가 이타주의를 이기지만, 결국 이타적인 집단이 이기적인 집단을 이긴다. 그리고 다수의 요구가 소수의 요구에 우선한다."
=> 집단 선택에 대한 보다 자세한 풀이.
"자기 집단 중심적 이타주의에 관한 한, 포괄 적응도 이론의 r(특정 유전자의 소유자와 혜택을 받는 모든 개체 간의 평균 근연도)과 b(그 유전자가 다른 개체에게 주는 평생 번식 혜택)와 c(그 유전자 소유자가 치르게 되는 평생 번식 대가)를 가지고 설명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수식 통한 설명도 훌륭.
"우리는 자기 집단 중심적 이타주의와 관련한 진화 과정에서 어떤 종류의 행동 특성이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하며, 아마 앞으로도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우리는 심지어 자기 집단 중심적 이타주의가 자연 선택의 도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자기 집단 중심적 이타주의는 수학적 모델 안에서나 존재하는 개념이라는 걸 잊지 말라. 그러나 설사 자기 집단 중심적 이타주의가 우리 인간의 진화 역사에서 실제 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가정한다 해도, 그 집단 중심적 이타주의가 우리 인간에게 친절한 게 아닌 잔인한 행동 특성을 안겨주었을 것 같지는 않다."
=> 이론의 한계를 명확히 설명. 장점과 함께 단점도 설명하는 이런 균형잡힌 서술은 책의 다양한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므로 이후의 사례들은 생략함.

"호혜주의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일정 지분을 매입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똑똑한 투자자들이다. 그들은 사기꾼들을 경계한다. 그들은 건강과 힘과 능력 그리고 성공을 토대로 사람을 판단한다. 그들은 가장 잠재력이 높은 친구 및 협력자들을 끌기 위해 선행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자신을 알린다. 그들은 소문을 즐긴다. 칭찬을 좋아하고 비난을 두려워하며, 따뜻한 행동을 찬미하고 냉혹한 행동을 경멸한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친구들을 경계하고 참된 친구들을 귀히 여긴다. 간단히 말해, 호혜주의자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다면 거울에 비친 당신 자신을 보면 된다."
=> 호혜주의를 설명하면서도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문단.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낯선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에 일어난 커다란 혁명들이 실은 놀랄 만큼 적은 수의(정확히 말하자면 3가지의) 진화된 인간의 정신적 능력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심리학적 능력은 뛰어난 호혜주의식 투자를 알아보는 우리의 예리한 후각이며, 두 번째 능력은 좋은 평판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다. 이 장에서 살펴보았듯, 호혜주의와 평판은 중요하다. 그러나 너그러움의 계보에서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세 번째 r(‘호혜주의reciprocity’와 ‘평판reputation’처럼 r로 시작하는)은 reason 즉, ‘이성’이다. 찰스 다윈은 이성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고, 우리에게도 그러라고 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얘기하는 인간의 이성 능력은 진리표truth table*나 역설과 관련이 없으며 소크라테스가 죽었는지를 알아내는 일**과도 관련이 없다. 앞서 언급한 것들보다 다분히 일상적인 것이다. 첫째, 어떤 딜레마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또는 우리가 피하려 하는 것)을 알아낸다. 둘째, 우리가 원하는 걸 손에 넣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 방침에 대한 믿음을 형성한다. 셋째, 추론에 토대를 둔 그 믿음에 대해 변호한다. 넷째, 그 추론을 활용해 다른 사람에게 우리 믿음이 옳다는 걸 설파하고, 그런 다음 다른 사람들이 추론에 근거해 자신의 믿음에 대해 하는 정당화를 비판적인 눈으로 본다."
=> 원리를 설명하는 두 문단. 큰 흐름을 잡아주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이 장에서 살펴볼 역사적 시대를 나는 ‘고아들의 시대the Age of Orphans’라 부르는데, 이 시대는 인류가 수렵과 채집을 하며 돌아다니던 유목민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한곳에 정착해 농업을 하며 살아가는 생활방식으로 변화된 시기와 일치한다. 이 시대에 부의 불평등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면서, 인류는 일찍이 경험해본 적 없는 큰 역경에 처하게 된다. 많은 사람이 일부 채권자들에게 너무 큰 빚을 져, 그걸 갚으려면 자신이 소유한 모든 걸 팔거나 평생 그 채권자의 노예처럼 살아야 했다. 그 엄청난 불평등과 억압 속에서, 고대 세계의 왕들은 한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즉, 사회의 가장 취약한 백성들을 채권자들의 억압으로부터 보호해줌으로써, 충성이라는 이름으로 보답하게 하고 왕 자신은 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평판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7장을 압축한 문단.

"학자들은 축의 시대에 너그러움이 중시된 원인에 대해 여전히 날카롭게 의견 대립을 하고 있지만, 축의 시대에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윤리적 혁신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은 1961년 미국 화가 노먼 록웰Norman Rockwell이 모자이크 그림 [황금률The Golden Rule]을 발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아니다. 축의 시대에 나온 가장 영향력 있는 여러 문헌에 이미 나와 있다."
= 8장을 축약한 문단.

"이 같은 유럽의 가난 위기 속에 정치인들은 앞다퉈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설사 가난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적절한 개입을 통해 최악의 결과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수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한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몇몇 석학이 가난의 원인과 그 결과에 대해, 그리고 그런 결과로부터 사회를 지켜줄 가장 적절한 정책에 대해 놀랄 만큼 현대적인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해서 마침내 ‘예방의 시대Age of Prevention’가 시작된다."
=> 9장을 요약한 문단.
"비베스는 가난은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고 믿었는데, 그것은 신이 가난한 사람이 위로받기를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가난이 공중위생에 안 좋고 사회질서에도 안 좋고 사업에도 안 좋기 때문이었다."
=> 서사의 전환

" 가난 문제와 관련해 형성된 첫 번째 중요한 사상은 ‘분배적 정의distributive justice’에 대한 사상이었고, 두 번째 중요한 사상은 사회과학의 이상과 접근 방식을 활용해 가난과 가난 관련 증상을 이해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으며 잘하면 근절시킬 수도 있다는 사상이었다."
"분배적 정의란 모든 인간은 필요한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자원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믿음에 근거를 둔 도덕적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분배적 정의와 관련된 문제는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권리, 즉 사유재산을 소유할 권리와 삶을 유지할 권리 사이에서 어떻게 적절한 균형을 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또한 우리 사회는 재산을 소유한 사람으로부터 재산을 취해 그걸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분배함으로써 분배적 정의를 추구하기 때문에, 분배적 정의라는 이 개념은 다시 국가의 권리와 시민들의 의무에 대한 문제를 야기한다."
=> 10장의 핵심 정리.

"좋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원칙이 도덕적으로 옳은 걸까? 그 원칙은 ‘행위의 결과에 관계없이 그 자체가 선이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 하는 도덕적 명령’을 뜻하는 칸트의 이른바 ‘정언 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을 충족하는 원칙들이다. 그러니까 당신의 행동이 보편적으로 행해지길 바라는 어떤 원칙에 의거한 행동이라면, 그 행동은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이다.
칸트의 정언 명령은 개념적 분석만 가지고도 도덕성을 찾아낼 수 있는 접근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주 유용한 철학적 장치라 할 수 있다."
=> 정언 명령에 대한 이해하기 쉬운 풀이.

"그런데 바텔에 따르면 ‘인도주의의 의무’는 재난 구호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자연법하에서 각 국가는 자국의 정치적ㆍ경제적ㆍ인간적 능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서로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인도주의 빅뱅 덕에, 이 모든 위기가 기증자들의 덕성에 대한 시험, 세계 질서 및 세계 평화에 대한 도전,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할 기회 등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 11장의 원리 및 그 의미 설명.

"1950년 4단계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2015년 유엔의 밀레니엄 개발 목표 프로젝트를 끝낼 때까지 약 65년간, 선진국들은 전 세계적인 가난 문제에 더 큰 경각심을 갖게 됐고, 전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으며, 그 어느 때보다 그들을 돕는 일에 더 적극적이 되었다. 또한 국제 원조는 1949년 공산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됐으나, 점차 그 과정에서 전 세계적인 가난을 끝낼 수 있다는 대담한 포부로 발전됐다. 그리고 그런 포부는 다음과 같은 진지한 지적 탐구에 의해 뒷받침됐다. 왜 어떤 사람들은 계속 가난한데 또 어떤 사람들은 더 부유해지는가?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린 무얼 할 수 있는가? 무얼 해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가 한 일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가? 2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에, 우리는 이 여러 중요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절대 빈곤이나 상대적 빈곤, 제3세계 같은 많은 새로운 개념에도 익숙해져, 가난에 대해 명확하면서도 섬세한 사고와 대화가 가능해졌다."
=> 12장 엑기스.

"우리는 자원이 유한한 세계에 살고 있다. 어떤 대의를 위해 1달러를 쓴다면, 다른 대의에는 그 1달러를 쓸 수 없다. 당신이 만일 어떤 대의가 다른 대의보다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특히 모든 대의의 가치를 고통을 덜거나 번영을 촉진시켜줄 효율성 측면에서 판단한다면, 당신은 이미 그간 ‘충격의 시대Age of Impact’라는 이름의 음료수를 마셔온 것이다."
"이 두 가지 집착, 그러니까 과학 및 연구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단 1달러 또는 단 1초 또는 단 1칼로리로 최대한 많은 선을 베풀려는 집착은 늘 함께한다."
=> 13장의 간략한 설명.


"이제 이 장이 다 끝나가고 있고, 우리는 이제 역사의 끝에 와 있다. 과거가 남긴 세세한 역사적 사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는, 낯선 이들에 대한 인간의 관심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별 결실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낯선 이들에 대한 인간의 관심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세 가닥으로 꼬인 지식’이라는 끈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 끈을 세 가지 다른 가닥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그 첫 번째 가닥은 우리가 인간의 본능에 대해 알게 된 것이고, 두 번째 가닥은 우리가 인간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 것이며, 세 번째 가닥은 우리가 인간의 발전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인간은 멀리 있는 낯선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진화되지 않았으며, 더욱이나 멀리 사는 낯선 이들 중에서도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우리 국경을 넘으려고 하는 낯선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진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듯, 인간은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연민은 가르쳐져야 한다는 사실은 배웠다.
 
당신이 만일 나처럼 각 개인이 공동의 선을 행하기 위해 이기심을 버리고 서로 협력하는 사회를 건설하고 싶다면, 생물학적 본성으로부터는 아무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 우리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로 태어나니, 너그러움과 이타심을 가르치도록 하자."
=> 책의 핵심적인 주장.

"그러나 그 무엇보다 먼저, 너그러움과 이타심은 왜 모든 수고를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그 이유부터 가르치자. 고아들의 시대에서부터 연민의 시대, 예방의 시대, 1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 인도주의 빅뱅 시대, 2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를 거쳐 충격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논쟁에서 설득력이 있었던 근거는 오늘날에도 그 근거가 처음 나온 시대만큼이나 설득력을 갖는다. 연민은 우리에게 감사와 영광을 가져다주고, 가난과 절망의 부작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며, 경제를 위축시키기보다는 발전시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갖게 해주며, 깊은 의미와 성취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연민은 고통을 도덕적 관심의 열쇠로 보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의무이다. 만일 어떤 특정 경우에 이 논지 중 어느 논지가 옳지 않다는 게 밝혀진다면(분명 어떤 행동과 정책은 정말 나태한 의존성만 조장하거나 제 가치보다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거나 중요한 도덕적 원칙에 위배되지만), 그건 아마 우리가 우리 잘못을 발견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이유를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낯선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이유를 잊을 경우, 미래 세대는 오늘날과 같은 ‘너그러움의 황금시대’를 서서히 잊게 될 것이며, 그래서 이 시대를 돌아보며 이런 결론을 내릴지도 모른다. “그 시대는 너그러움의 황금시대가 아니라 도금된 너그러움의 시대였다.”"
=> 뜨겁고도 무거운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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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4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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