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험, 수능 시험을 위한 시 해석의 기본 지침서
국어 쌤이 쉽게 풀어쓴 시를 이해하는 방법
이번 시간에는 수능 시험에서 시 문제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고등학생들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우선, 고등학생이라면 내신과 수능 공부(연합 평가 포함)를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는데 두 시험은 범위와 출제 형식에서 많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공부 방법을 따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아말고수’(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 수칙)를 기획 중인데 그때 두 시험 준비법을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고, 오늘은 수능 시험 중에서 시에 집중해서 말씀드릴게요.
원론적인(?) 얘기부터 잠시 할게요.
어, 그냥 넘기시면 안 돼요. 이어지는 내용을 위해서 잠깐만 집중해주세요.
저는 근본적으로 문학에 대한 이해를 객관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문학이 예술의 한 분야라면, 감상자의 주관적 해석과 판단을 반드시 ‘틀렸다’라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예술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창작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작품에 대한 감상은 감상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다양한 감상은 그것 그대로 고유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다만, 그것이 여러 사람의 동의를 얻느냐 아니냐에 따라 ‘좋은 감상’ 또는 ‘나쁜 감상’이 될 수는 있지만, ‘옳은 감상’, ‘틀린 감상’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음악이나 드라마를 감상하고도 사람마다 평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다수의 평에 어긋난다고 해서 그것이 ‘틀렸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누구나 인정하는 잘 생긴 연예인을 보고 ‘못 생겼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연예인이 ‘나에게 매력적이다, 아니다’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글의 범위를 문학에 대한, 시에 대한 이해보다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시 이해 안내서로 잡은 거예요. 제가 문학 전문가가 아닌 부분도 있지만...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문학 전반에 대한 이해라기보다는 문학 시험에 대처하기 위한 기본자세 정도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지적한 이 부분이 문학, 특히 시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이렇게 읽히는, 생각되는 부분을 왜 꼭 저렇게 봐야 하나... 이 부분을 이렇게 해석한다고? 어떻게? 나는 이 부분에서 이런 해석을 하기 어려운데... 무슨 특별한 능력을 갖추어야 하나?'
결국엔
'아, 나는 문학적 재능, 능력이 없나 봐.'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죠.
이것이 시험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저 역시 문학 수업 시간에 시를 왜 이렇게 해석하는지 이해시켜 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우선, 나부터 왜 꼭 이렇게 해석하지 하는 내용도 있고, 또 때로는 이해는 되는데, 그것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난감한 부분도 왕왕 있습니다.
또 그래서 문학에 대한 이해를 객관식 문제로 측정하는 것만이 꼭 올바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품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하게 하거나, 토의 토론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으로 평가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게 문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이해를 높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공정한 점수 산출을 목표로 하는 시험에서 누군가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꼭 틀린 것만도 아닙니다. 그래서 현행 객관식 시험이 효율성 면에서는 효과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예술관, 교육관까지 넘나드는 원론적이면서 꽤 복잡한 문제일 것 같아요.
우리는 일단 주어진 현실에 집중해 봅시다.
예술에 속하는 문학의 한 영역인 시를 객관식 시험으로 치르기는 어렵다.
감상자 각각의 감상이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같은 시험 문제를 통해 많은 학생들의 이해 능력을 판단한다.
모순되어 보이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내신 시험은 비교적 나은 편입니다.
수업 시간이 있고, 선생님들의 해석 가이드가 있으니까요. 우리는 수업 시간에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선택지를 고르면 되니까요.(마음에 쏙 들지는 않을지라도...)
그러나, 수능 시험은 다릅니다. 낯선 시가 그것도 2편 이상 제시되기도 하고, 그 시에 대한 학습량도 학생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린 상태에서, 학습 정도가 다른 학생들에게 객관식 시험으로 실력을 측정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난 이렇게 해석해. 그 이유는 무엇이야.’ ‘왜 꼭 그렇게만 봐야 해?’라고 하는 말에 대처하기도 쉽지 않고요.
내신 시험에서 문학 수업이 해석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면, 그래서 학생들이 거기에 따라 선택지를 판단하다면
수능 시험에서도 가이드가 필요하겠죠?
그래야 객관식 측정이 가능하니까요
내신 시험과 달리 사전에 수업이 없는 수능 시험은 그래서, 문제를 통해, 보다 정확히는 문제의 <보기>를 통해 해석의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이 시에 대한 다양한 해석 중 우리는 이런 해석의 관점으로 이 시를 보겠다. 그리고 문제도 그 관점으로 내겠다 고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바로 시를 읽지 않고, 문제의 <보기>부터 읽어야 합니다. (이 글의 마지막, 용어 정리 한번 보세요)
보통 수능 시험에서 시 문제는 두 개의 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6문제 정도가 출제됩니다. 그중 한두 문제에는 <보기>에 달려 있고, <보기>에는 해당 시에 대한 해석의 관점과 방향이 제시됩니다.
우리는 그 <보기>에 제시된 관점과 해석 방향을 토대로 시를 이해하고 선택지를 고르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 기 >
<감탄에 대하여>는 일상에 묻혀 잊고 살던 다양한 '감탄'을 되짚으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 방식만을 가치로 여기는 현대 물질 문명의 폐해를 비판하다. 이 시는 '도시의 마천루'에 감탄하는 대중들과 달리 도로 옆 '키 작은 민들레'에 감탄하는 화자를 통해 '진정한 감탄'의 의미를 잊고 살아가는 산업 사회의 현대인의 모습을 성찰한다.
위 <보기>에는 시의 주요 내용, 화자가 집중하는 대상, 시의 주제 의식 등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시에서 '민들레'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닌 '잊고 살던 소중한 가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마천루'와 '키 작은 민들레'가 대립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도 알 수 있고요. <보기>를 통해 우리는 민들레의 다양한 의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지는 않았지만 <보기>를 통해 시의 해석 방향, 주제 의식 등을 알 수 있는 거죠. 달리 말하면, 출제자가 '이 시는 이런 방향에서 접근해주세요. 이 시는 이런 방향에서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이 시험에서는 이런 관점으로 이 시를 해석하겠습니다.' 하고 알려주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 그래서 시를 읽기 전에 문제의 <보기>부터 꼭 살펴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가)에 대한 이해로 옳지 않은 것은?'
'ⓐ~ⓔ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위 두 가지 유형의 문제도 시 해석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선 발문에서 옳지 않은 것을 고르라고 했고, 정답은 1개이므로 나머지 4개는 올바른 해석인 셈입니다.
<보기>를 통해 시를 해석해가면서 어려운 시어나, 시구, 시의 특정 표현 방식 등은 '....옳지 않은 것은?'이란 문제의 선택지들을 통해 이해의 기본 자료를 얻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정답 그러니까 옳지 않은 해석도 있지만, <보기>와 나머지 선택지를 활용하여 시를 해석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정답을 판단할 여러 근거들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부단한 공부와 연습의 중요성을 잊지 마세요.)
자, 시의 스토리 잊지 않았죠?
화자 :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처한 화자가
상황 : 현재 어떤 배경 속에서
사건 : 어떤 일을 겪으며 앞으로 어떤 태도나 지향을 갖게 된다
시의 스토리 : “어떤 상황에 놓인 화자가 어떤 일을 하면서 무엇을 지향하게 된다.”
문제의 <보기>와 선택지를 활용하여 제시된 시를 읽으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시의 스토리를 파악하는 겁니다. 시의 스토리를 파악하면서 시의 주제 의식, 창작 의도 등을 잡아낼 수 있다면 시 해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해결되는 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있었는데요, 없었어요. 시의 제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수능 시험의 국어 과목 공부법>은 따로 기획을 해서 글을 쓸 계획입니다. <아말고수>도 그렇고 또 소설이나, 독서 등에 저의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이 글에 대한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이 필요합니다.
참고 : <시험 문제 관련 용어 정리>
Ⓐ[<보기>의 ㉮와 ㉯를 모두 고려할 때, 윗글의 ⓐ와 유사한 방식으로 표현된 것은?]
Ⓑ[ <보 기 >
<도도한 생활>은 감각적 표현이 도드라진 작품이다. 작가는 다양한 ㉮비유법을 동원하여 내면 심리와 주요 대상을 표현하였으며, 특히 시에서 많이 쓰는 ㉯심상, 즉 이미지 표현 방식을 소설에서 잘 살려 쓰고 있다. ]
Ⓒ[ ① 나의 뜰에서 고요히 달을 바라본다
달은 과일같이 향그럽다
② 풀벌레 소리는 아름답다
자욱한 풀벌레 소리를 발로 차며 걸었다]
Ⓐ : 발문 (발문 중 윗글 : 제시문)
Ⓑ : 보기 (보기는 없는 문제에서 가끔 선택지를 ‘보기’라고 하기도 함)
Ⓒ : 선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