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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덤피free dompea ce Oct 05. 2022

먼슬리 뭘 봐(Monthly-뭘 봐) 1화

매거진 Moon 10월 호 연재 북 토크

매달 보고 느끼고 간직한 그래서 나누고 싶은 책

매거진 Moon 10월 호 1화


최은영 <애쓰지 않아도>



이번 달은 최은영 작가의 <애쓰지 않아도>를 선정했다.

짧게 말하자면 사실, 좀 그랬다.


최은영은 <쇼코의 미소>에서 <밝은 밤>까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써왔다.

말해 뭐하겠나, 다들 잘 아시다시피.

(작가 프로필이나, 작품 내용 등 검색만 해도 알만한 얘기들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심지어 <밝은 밤>은 ‘제2의 박완서, 우리 시대에 박완서를 다시 만나다’라는 글귀와 함께 내 카톡 프로필에 꽤 오랫동안 올라와 있었다.


근데 <애쓰지 않아도>는 ‘애쓰지 않아도’ 읽히지 않아 힘들었다.


사실, 김숨이 그랬듯, 한강이 그랬듯 <밝은 밤>에서 한번은 현대사를, 마치 대가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긴 호흡으로 다루나, 해당 작가들의 성취와 상관없이, 삐딱해졌었다. 그러나 <밝은 밤>은 괜한 내 마음을 한번에 압도해 버렸다.   

그러니 <애쓰지 않아도>를 애쓰지 않고 기다리기 힘들었다.


‘어?’

읽으면서 내내 그랬다. 내가 아는 한 이러면 안 되는데... 삐딱해지는 마음을 똑바로 세우기 힘들었다.

한 단어, 한 문장, 한 장면이 읽기가 아깝던 최은영은 어디로 갔을까?


그런데

단편, <호시절>에 와서 그만 마음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다시 한번 내 카톡 사진은 <호시절>이 되었고 그 밑에 이렇게 썼다.

‘가끔... 아니 자주 그들이 차가워지던 이유를 이제는 알겠다’     

타고난 것들이 곧 내가 되고 '나의 그것들'을 핑계로 나를 끼워주지 않던 그들을 확인해보았다.

분명한 것은 내가 부끄러울 일이 아니란 것이다. 그것이면 책을 애쓰며 기다린 보람은 충분했다.       


'나는 왜 이렇지?'와 '그들은 왜 이럴까?'를 분간하고 싶다면 읽기를 권한다.

다만, 분명히 할 것은 <애쓰지 않아도> 안에 <호시절>을.     


여전히 '최은영'을 '박완서'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리고 앞으로 '최은영'이면, 다른 말 없이 충분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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