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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CO Feb 22. 2024

순간(瞬間)

순간을 즐기자

순간(瞬間) : 깜짝일 순, 사이 간 : 깜짝할 사이


순간의 유래는 중세 독일어에서 눈의 깜박임(Blick des Augues)에서 유래된 순간(Augenblick)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지금, 현대에서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지금'이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적 규정을 갖는 말로 사용하게 되었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오늘의 글의 제목을 순간이라 지은 것에는 특별한 경험이 있었다 


2024년 2월 18일 밤 나는 서울에 있었던 모임과 약속을 마치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강한 난기류에 유의하라던 승무원 사무장님의 방송을 시작으로 비행기가 말도 안 될 정도로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수도 없이 비행기를 타왔던 나였기에 이 정도의 흔들림이 있을 수 있나 할 정도의 심한 흔들림이 삽시간에 기내를 공포로 물들였다. 


제주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난기류는 심해져 갔고 

첫 번째 착륙시도에서는 기체가 위로 한 번에 쏠리며 큰 충격을 받았고 이게 무슨 일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두 번째 착륙시도 때에는 측풍으로 기체가 오른편으로 쏠리며 날개가 안 꺾인 게 다행일 정도의 충격을 받고 패닉상태에 들어서게 되었다. 

삽시간에 기내에서는 우는 사람과 비명을 지르는 사람 그리고 들려오는 모두 자리에 착석해 주십시오 실제상황입니다 하는 방송이 기체 전체를 메웠고 말 그대로 재난 영화에 가까운 수준의 환경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유서를 남기는 일 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최대한 침착하게 하고 싶은 말을 써 내려갔다.


못난 아들이어서 죄송했습니다.. 

이 글귀를 적으며 진한 울컥함을 느낀 후 내 마음은 오히려 의연함으로 가득 차기 시작하였고 가족모두에게 간단하게 작별인사를 적은 뒤 하염없이 흔들리는 기체밖으로 보이는 난기류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시도한 세 번째 착륙시도 찰나의 순간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날씨 탓에 기장님은 최대한 낮고 빠르게 속력을 낸 상태로 활주로위로 나아갔고 첫 충격 때 잘못됐나?라고 느낄 정도로 큰 충격뒤로 에어브레이크 소리가 들리며 모두가 환호성과 박수로 호응했고 그렇게 죽는 줄만 알았던 비행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이 날 이 시간대 제주에서는 비행기는 총 19편이 결항이 되었고 출발했던 비행기 중 일부도 회항하여 인천과 대구 등으로 되돌아갔으며 30년 경력의 기장님도 생애 마지막 비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난이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도내에서도 나무가 날아가고 지반이 약했던 지역의 전신주가 쓰러지는 등의 돌발풍과 강풍이 지속됐었다고 하였다 거기다가 공항 주변에는 불시착을 대비한 긴급 화재 진압 차량 4대가 배치돼있었다고 하였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있은 후에 비행기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 아직도 아른 거린다 


'살아있구나' 하는 정말 오묘하면서 강한 설움 같으면서도 감동 같은 무엇인가가 속을 가득 메웠고 그 순간 생각하게 되었다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하자 

그렇게 흥분한 가슴을 쓸어내린 뒤에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곧바로 글로 남기게 되었다 앞으로도 내 기억상 가장 뚜렷한 순간으로 자리매김할 이번 경험은 결국은 나에게 큰 교훈을 주게 되었고 행동으로 단번에 연결할 수 있게 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때다음과 같은 명언이 번뜩이게 되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결국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 프리드리히 니체 - 


해당 명언 그대로 나는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을 내 삶에 곧바로 주입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새로운 삶을 얻었다 생각하고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고 있음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으며 내 주위 모든 것들이 있음에 감사하다는 무한한 긍정에너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 책에서 읽었던 구절도 함께 첨부하자면 하루 86,400달러를 주는 대신 다 쓰지 못했을때 도로 다시 가져간다하면 다 쓸 것인가, 다 쓴다면 하루는 86,400초이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기에 단 1초도 낭비하지 않아야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어렴풋이 기억하는 탓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내가 느낀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첨부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그 찰나의 순간 느꼈던 나의 모든 생각들은 원래 존재해 왔던 익숙함에 속아 잊고 있었던 것들을 일깨워준 그 어떤 보석보다 값진 나의 순간으로 완성되었다.


나를 변하게 해 준 순간, 어찌 보면 신께서 제대로 살라는 경고이자 기회가 아닐까


여러분들도 이러한 순간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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