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이 글은 처음부터 집중해야 할 거야
내가 느낀 걸 말해줄 건데
내가 원래 성격이 좀 그런데
도전적인 것들을 엄청 좋아해
클라이밍도 그렇고
수영이나 다른 운동들에서도
해보는 것들을 엄청 좋아한단 말이야?
그때마다 두려움이라는 건 생각치 못했어
근데 이번에 사다리를 타고
높은 곳에 가야 할 일이 있어서 올라가는데
제일 꼭대기까지 가고 싶은 거야
고민도 안 하고 바로 올라가기 시작했지
그러다 거의 다 왔을 때
어디까지 왔나 하고 밑을 내려다봤는데
너무 아득하고 갑자기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어
그리스 로마신화에 오르페우스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결국 끝까지 올라가질 못하고
그때부터 겁에 질린 채로
한 발 한 발 내려오기 바빴어
이때 내가 무슨 생각이 들은 줄 알아?
너무 쪽팔려 너무 짜증 나고 화가 나더라 나한테
한 번 더 시도해 봤는데 또 끝까지는 못 가겠더라고
가고 나서 어떻게 내려올지를 생각하면서 가니까
다 올라가는 게 오히려 내 공포를 앞당기는 느낌인 거야
이래놓고 걱정을 현실로 만들라는 말을 짖어댔는지...
하지만 반전이 있어
결국 성공을 못한 채로 우울해있었는데
그때 든 생각으로 그 차이를 발견했어
내가 꼭대기가 아닌 다른 것에 목표를 두고 올라갈 때까지는
다시 내려올 것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은 채
그냥 막 올라가기 바빠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는데
처음부터 꼭대기를 목표하고 올라갈 때에는
내려올 것에 대해 생각을 하느라
올라갈 때부터 두려움을 느끼고 있던 거야
처음부터 꼭대기를 생각하니 두려웠던 건가?
곰곰이 생각을 했는데
정답을 찾았어
미리 말해둘게
내가 생각한 정답이라 이해를 하지 못할 수 있어
난 높은 곳을 두려워한 게 아니더라
떨어질까 봐 두려워한 거더라
높은 곳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지
두려움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도 보면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여 마음이 불안하다'
여기서도 알 수 있어
무서워하여 불안한 것!
결국 일어나지도 않은
떨어진다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는 바람에
더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 같아
이걸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
차악을 생각하는 건 어떨까?
떨어지는 도중에 다시 잡고 버텨서 올라온다
결국 올라간다
내가 생각한 방법은 차악을 생각하는 거야
최악을 생각 안 하면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또 도전했다가
똑같이 실패하고 나서
아까 말한 차악을 생각했더니
알 수 없는 용기가 안에 생겨났어
그러고 나니까 마침내 성공하게 되더라고
두려워하되 날 이길 수 없을 정도로 두는 거야
최악은 두려움이 날 이기게 두는 거고
차악은 두려움이 날 이기게 두지 않는 거지
'너 좀 쎄다 근데 결국 내가 이겨'
이 마인드로 하니까 되더라
내 성격이 워낙 미친놈 같아서 그런 거일 수도 있어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
진짜 될걸?
내가 이겨낸 방법을 퍼뜨린 거뿐이야
편하게 생각해
난 한 번 더 차악으로 이겨내보러 가볼게
+ 단지 시작하는 것에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