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돈원필 Oct 28. 2022

커뮤니티 만들기 프로세스

두번째작업실의 커뮤니티 운영 프로세스

오랜만의 두번째작업실 분투기입니다. 


코로나 사태를 약 3년간 겪어가면서 카페를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취식이 제한되고, 운영시간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여러 제약 상황 속에서 많이 지쳐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두번째작업실 시즌 2'를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약 2개월의 휴식 겸 재단장의 시간을 갖고 특히 저희가 카페를 처음 열던 때에 중요하게 가져가고자 했던 '커뮤니티 운영'에 대한 고민을 좀 더 깊이 있게 가져가고 싶었습니다.


두번째작업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중요하게 삼고 있는 축 중 하나는 바로 '커뮤니티'입니다. 요즘의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커뮤니티는 브랜드를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면서 생겨나는 수많은 이야기와 이벤트들은 뼈와 살이 되면서 브랜드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줍니다. 물론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두번째작업실 운영 초기부터 커뮤니티 구축에 많은 노력을 쏟아왔습니다. 최근 부지런히 브런치를 통해 올리고 있는 '생각의 탄생 독서모임과 워크숍'을 비롯하여, 동네 맛집에 대해 이야기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금촌미식회', 함께 모여 앉아서 뜨개질하며 도란도란하게 이야기 나누는 '뜨개질 살롱', 주제를 정하고 시를 써보는 '힌날한시', 왕년의 미대오빠, 미대 언니들이 모여서 야밤에 석고소묘를 하던 '심야의 석고소묘' 등의 취미나 취향과 관련한 커뮤니티를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미술 클래스, 마크라메 클래스 등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커뮤니티를 만든다고 해서 생각같이 운영되진 않습니다. 실제로 모든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성공적이진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제법 운영이 되는 듯하다가 갑자기 끝나버린 모임도 있고, 아예 초기에 인원을 모집하지 못해 시작조차 못한 커뮤니티도 있었습니다. 운영 미달로 제대로 운영이 안된 경우도 있었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임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시즌 2를 준비하면서 그간 운영하지 못했던 커뮤니티들을 다시 활성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실제 카페의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지언정, 두번째작업실을 금촌 커뮤니티를 위한 아지트로 포지셔닝하고 이를 통해 단골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고자 하였습니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작은 단위, 개성적인 성격의 소규모 커뮤니티를 여러 개 만드는 편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지난 시즌을 거쳐보며 다양한 종류의 커뮤니티를 운영해 보았습니다. 여기에는 이 커뮤니티, 저 커뮤니티 여러 곳에 동시에 참여하는 인원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서로 다른 성격의 커뮤니티에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카페 운영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확보할 수 있고 각 커뮤니티의 개성에 따라 다른 이벤트가 펼쳐지게 되니 공간의 성격도 보다 다채롭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네 친구, 전문가 등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됩니다. 그리고 이 카페에 오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테니 방문의 빈도 또한 높아지게 됩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저희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해야 합니다. 두번째작업실 내에서 이뤄지는 커뮤니티인 만큼 개별 커뮤니티의 참가자들을 리스트업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위한 다리의 역할뿐 아니라 카페를 찾아주는 고객들에게 커뮤니티 활동을 소개하고 로컬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허브 역할도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커뮤니티 운영을 위해 소규모 커뮤니티 간의 교류를 할 수 있는 큰 개념의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준비합니다. 이렇게 모여진 소규모의 다양한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함께 모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개별 커뮤니티를 넘어서 두번째작업실이라는 공간을 이용하는 큰 카테고리의 커뮤니티 일원으로서 서로 교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은 '파티'입니다. 1년에 1-2회 정도 소규모 커뮤니티 멤버들이 서로 섞여 어우러질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각 커뮤니티 간의 교류도 이뤄지고 개별 커뮤니티 멤버들 간의 친분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카페 영업을 과감히 접고, 가게 오시는 손님들이 각자 음식 하나씩 가지고 참석하는 포트럭 파티를 개최했었습니다. 새로운 동네 친구도 만나고, 동네 카페에 대한 애정도 가져달라는 취지로 시작했던 파티는 두번째작업실의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소규모 커뮤니티가 개별로 운영되고, 전체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섞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소규모 커뮤니티들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또 다른 전체 프로그램으로 서로 섞이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저희는 우선 지난 시즌에서 가장 호응도가 높았던 커뮤니티였던 독서모임 커뮤니티를 재개하기로 하였습니다. '생각의 탄생'은 13가지의 생각도구를 소개하고 이를 어떻게 응용했는지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는 책으로 내용이 비교적 어렵고 책 또한 두꺼워서 진입장벽이 높은 책입니다. 하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책이라 함께 읽기에 매우 좋은 책입니다. 생각의 탄생 독서모임 커뮤니티는 13개의 생각도구를 챕터별로 하나씩 읽고, 워크숍을 통해 책 내용을 직접 체득하면서 책 한 권 읽기에 도전하는 프로젝트성 커뮤니티였습니다. 특히 책을 읽고 내용과 의견 나누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워크숍을 통해 실제 책의 내용을 체득해본다는 부분에서 많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시즌 2 커뮤니티의 시작을 알리는데 이보다 좋은 커뮤니티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생각의 탄생 독서모임을 기점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하나씩 재개할 예정입니다. 생각의 탄생 독서모임은 지난 2022년 10월 12일 첫 모임을 시작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11월 7일에는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획인 '동산길 플리마켓'을 준비했습니다. 7분의 셀러분들과 함께 두번째작업실에서 작은 플리마켓을 준비하였으니 관심 있는 분들의 방문을 부탁드립니다.


커뮤니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그날까지 저희는 부지런히 기획하고 움직여 나가겠습니다. 비록 금촌동에 위치한 조그만 카페지만 재미있는 커뮤니티들을 많이 활성화시킬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간을 지배하는 음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