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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원필 Aug 04. 2023

안녕 두번째작업실

카페 두번째작업실의 영업을 종료하며

2023년 7월 30일. 두번째작업실의 마지막 카페 영업일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두번째작업실의 마지막을 함께해 주시기 위해 방문해 주셨습니다. 재료도 많이 소진되어 일부 음료와 디저트들이 조기 소진되었음에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음료와 디저트들을 아낌없이 구매해 주셔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완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 날 아침에 눈을 뜨고 카페에 출근해서 문을 활짝 열어보았습니다. 처음 이 장소를 발견하고 계약한 뒤 저와 사장님 둘이서 이곳 인테리어를 직접 해보겠다고 벽에 붙어있던 벽지를 하나씩 뜯던 순간이 생각났습니다. 그때도 무더운 여름이어서 선풍기조차 하나 없는 빈 공간에서 땀을 뻘뻘 흘렸었는데, 아침에 나와 에어컨을 켜보니 시원한 바람이 나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카페의 콘셉트도 결정하고, 네이밍도 하고, 인테리어도 좋은 팀원들을 만나 훌륭하게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서 저희만의 카페 메뉴들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가게 안에 들어와 두 눈 안에 두번째작업실의 공간을 담아 봅니다. 가오픈 첫날부터 마지막날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여정들이 영화필름을 돌리듯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던 순간순간이 생각납니다. 


가오픈하던 첫날 아침부터 기다려주셨다가 첫 구매를 해주셨는데 포스가 제대로 돌지 않아 현금으로 계산해 주셨던 저희의 첫 손님, 준비해 둔 낙서 노트에 카페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가득 담아 메시지와 그림을 가득 남겨주신 많은 분들,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카페에서 프러포즈를 한 커플들, 처음에는 교복 입고 왔다가 이제는 취업과 결혼준비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 엄마 뱃속에 있다가 이제는 뛰어다니면서 가게를 두리번거리는 아이들,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파티 등을 통해 이제는 친구가 되어버린 고객들까지 모든 순간순간이 즐겁고 행복하게 기억됩니다. 


위기도 많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항상 좋은 분들만 찾아오는 건 아니더군요. 저희를 곤란하게 만드는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술에 취해 가게에서 난동을 부리던 분, 가게의 콘셉트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내시던 분, 다른 카페들에 비해 비싸다며 망할 거라며 악담을 퍼부으시던 분, 그 외에도 다양하게 난처하게 만드시던 분들도 제법 있었죠. 그때마다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고 굳이 이렇게 카페를 운영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코로나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폐업의 위기도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내부취식 금지 행정명령, 출입등록 시스템의 도입, 덕분에 급감하는 매출까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러나 이런 수차례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에도 저희에게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저희가 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저희는 정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기만 한 게 아닐까 싶네요.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서 이제는 두번째작업실의 문을 닫습니다만, 저희와 마찬가지로 저희의 공간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의 기억 속에서도 이곳이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었기를 바랍니다. 


두번째작업실은 카페가 아닌 공유 작업실, 그리고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저희의 새로운 시작에도 많은 응원과 사랑,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들로 공간을 채워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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