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작업실 분투기 - 코로나 시대의 카페 운영
두번째작업실 분투기는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 타임라인에 따라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19 사태가 일어난 이후에도 굳이 현 상황에 대해 쓰기보다는 저희의 이야기를 회고하면서 적어가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고 우리의 일상생활도 크게 변화한 지금, 두번째작업실과 같은 동네 카페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그 생각을 함께 공유해보고 싶어 이렇게 순서에는 맞지 않지만 글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코로나 19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생활은 정말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자택 근무, 온라인 개강 및 개학, 마스크와 손소독제 사용의 일상화, 생각보다 높아진 실업률 등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들이 너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정신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정부에서는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실제 지급도 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두번째작업실은 파주 금촌 원룸촌 골목에 있는 동네 카페입니다. 저희에게도 코로나 19는 큰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었죠. 작년 대비 매출도 줄어들었고 내부에서 진행 중이던 크고 작은 커뮤니티 모임들도 줄줄이 취소, 연기하면서 가게 운영에 있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이 사태를 잘 버텨내어야 먹고살 수 있기에 저희는 저희 나름의 공부와 준비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관련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예측,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황, 그리고 두번째작업실 구성원들의 인사이트를 모아 정리하다 보니 몇 가지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소비자들의 소비형태가 크게 변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그간에도 강세를 띄고 있었지만 최근의 성장세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동안 저희는 카페에서 사용할 식자재들을 기왕이면 직접 가서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으로 식재료를 구매하는 경우가 제법 늘어났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하고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어 온라인 구매가 늘어난 거죠. 물론, 온라인 구매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합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했던 일부 신선식품의 경우, 눈으로 보고 사지 못해 다소 상태가 좋지 못한 물건들도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온라인 구매의 보완을 위해 오프라인 구매 역시 규모는 작아졌지만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줄어든 규모 속에서 눈에 띄는 한 가지 소비 패턴의 변화는 지역 내 소비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코로나의 확산 방지를 위해, 개인 동선을 최소화하게 되었습니다.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서 꼭 필요한 소비는 로컬 내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대형마트까지 찾아가기보다는 집 바로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혹은 시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경쟁력 있는 로컬 스토어에게 절호의 기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한번 우리 가게의 정체성과 특징, 장단점을 보다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생겼습니다. 지역화폐가 본격적으로 발행되고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한발 뒤에 떨어져서 스스로를 객관화해보는 메타인지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습니다. 지역화폐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통해 개인이 소비할 수 있는 금액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지역화폐를 통해 받는 지원금을 사용하는 손님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명목으로 발행된 지역화폐는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고,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쓸 수 있는 금액도 한정적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돈을 어디에 쓰게 될까요?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는 '가성비와 가심비'였습니다. 금액 대비 최고의 물건 혹은 서비스,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은 물건 혹은 서비스로 지역화폐가 몰리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해 카페에 가게 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금촌만 하더라도 수십여 개의 다양한 카페들이 있습니다. 기왕이면 가장 내 맘에 드는 카페, 혹은 돈을 쓰기 가장 아깝지 않은 곳을 찾아가지 않을까요?
우리 지역 내에서 우리 가게는 과연 어떤 포지션에 위치해있는지, 그리고 메인 타겟층에게 충분히 어필되고 있는지를 꼭 확인해봐야 합니다. 소비자의 가성비 혹은 가심비가 충족되는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가게의 콘셉트가 명확하게 소비자에게 전달이 되는지, 그리고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는지도 한 발 떨어져서 객관화시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더라도 사람들의 일상은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합니다. 생활 방역과 물리적 거리두기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타벅스 역시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그간 가까이 붙어있던 테이블의 간격을 넓히고, 매장 내 좌석 수를 30% 이상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회전율의 최적화가 도리어 운영에 방해가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죠. 운영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건강관리도 신경 써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대형 카페뿐 아니라 개인 카페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간 규모가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카페는 좌석 간격을 최대한 넓힐 것입니다. 반면, 규모가 작은 카페의 경우는 좌석을 거의 두지 않고 테이크아웃 위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손님들도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페를 찾을 때는 보다 넓은 공간이 있는 대형 카페로 찾아갈 것입니다. 이런 변화에 대비하여 우리 가게의 사정에 맞게 공간 레이아웃을 재구성해봐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식당에 가서 식사하는 것보다 도시락을 싸오거나 배달시키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다양하고 편리한 배달앱들의 등장으로 배달 여부가 생존에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는 마케팅에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요식업 종사자들 역시 강제로 디지털 전환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배달앱에 등록하고 새로운 메뉴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합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저희 같은 소상공인들이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번의 만남을 갖더라도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공간 경험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요? 디지털화된 온라인 상에서 우리는 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만 유대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의 아날로그적인 직접적 연결은 이런 한계점을 보완하고 코로나로 인해 다소 멀어졌던 사람과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대감이 강력한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구성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가장 중요한 핵심역량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이런 이야기들은 그저 허울뿐인 이야기에 불구합니다. 우선 이 사태를 잘 버텨내는 게 먼저입니다. 그리고 다 같이 힘을 합쳐 빨리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길 바랍니다. 저희도 열심히 버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