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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원필 Mar 25. 2020

금촌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두번째작업실의 프로젝트

두번째작업실은 파주 금촌에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카페 중 하나입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개인 작업을 하는 그런 곳입니다. 저희 가게는 이른바 상권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크게 벗어나 있습니다. 2차 상권마저 지나 골목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있는 원룸촌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큰길에서 두번째작업실까지 찾아오는 길목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같이 입지도 불리하고, 규모도 작은 동네 카페가 대형 프랜차이즈들과 경쟁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10여 년간 디자이너로써 일하면서 크게 느꼈던, '브랜드'라는 부분부터 먼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 사회는 브랜드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나이키나 스타벅스와 같은 초대형 글로벌 브랜드부터, 저희와 같은 작은 동네 카페도 브랜딩이 분명히 필요하게 된 시대가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더 이상 상품을 나타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투영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척도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신념과 철학, 종교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에 두번째작업실도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우리만의 브랜딩이 당연히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작업실은 어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져가야 할까요? 

로고 모양을 근사하고 예쁘게 만들면 되는 걸까요? 


브랜드는 두번째작업실이라는 장소, 음료, 디저트, 분위기, 구성원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콘텍스트'입니다.


저희는 가게가 있는 물리적 장소이자 두번째작업실의 구성원인 사람들의 모임 자체를 나타낼 수 있는 '금촌'이라는 로컬 지역에 콘텍스트 포커스를 맞춰 브랜드를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계기는 월간작업실이었습니다. 두번째작업실 분투기 시리즈 중 '월간작업실' 편에서 설명드린 대로 저희는 매월 한 가지 테마를 정해 해당 테마에 맞는 책과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여 가게에 비치하고 있었습니다. 3월에 제안한 테마였던 '마을만들기'는 손님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마을 만들기라는 개념을 잘 모르던 손님들도 우리 동네를 우리 손으로 직접 살기 좋게 만들어가는 마을만들기라는 테마에 관심을 갖고 수많은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워낙 호응이 좋아 8월에 '다시, 마을 만들기'라는 테마로 한 번 더 구성된 서가를 변경하여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수많은 고민 끝에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지역 '금촌' 자체를 브랜딩하고 금촌 주민들과 함께 동네를 만들어가는 진정한 의미의 '작업실'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동네 카페가 마을을 브랜딩 한다라는 게 어불성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촌 지역에 있는 수많은 보물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주변을 다시 둘러본다면, 그동안 미처 몰랐던 동네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작업실에서 '금촌'을 재정의하고, 마을의 가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만 브랜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의 취지에 공감해주시는 두번째작업실의 많은 손님들과 함께 이 작업들을 하나씩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이 일을 [금촌프로젝트]로 명명했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는 곳입니다. 주변에 있는 분들이 살아야 나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저희 가게의 주 고객층은 20-30대인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두번째작업실을 운영하는 저희를 포함해,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입니다. 옷을 사더라도 그 옷을 만드는 과정, 환경 등 옷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그 속에 공감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면, 기꺼이 팬이 되기를 자처하며 소비하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로컬에 관심이 많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자신이 포함되기를 원합니다. 


저희는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하나씩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동네에 대해 이야기하고, 동네에서 놀고, 동네를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 반 정도 두번째작업실에서 하나 둘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중에는 나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있고 실패한 프로젝트도 많이 있습니다. 

성공한 프로젝트뿐 아니라 실패한 프로젝트까지 '금촌프로젝트'라는 카테고리 아래에서 여러분께 하나씩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도시재생이라는 거대한 담론에 뛰어들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저희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브랜딩의 일환으로 시작했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들을 하나씩 진행해가면서 저희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고,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저 즐겁게 동네 사람들과 놀며 즐겼을 뿐인데, 감사하게도 '도시재생 유공자' 도지사 표창을 받았습니다.


현재 금촌 프로젝트는 '금촌프로덕숀' 이라는 이름의 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작업실 구성원인 사장님과 저, 두번째작업실의 열정 고객이자 듬직한 파트너인 진희님과 유나님까지 총 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금촌프로젝트를 통해 진행한 여러 이벤트와 커뮤니티 활동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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