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도 잠시뿐

by 소록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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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참 눈물이 많은 아이였다.

작은 속상함에도, 사소한 두려움에도 울음이 터지던 그런 여린 아이.


그래서 엄마는 얼굴에 흐르는 딸아이 눈물을 닦아주며, 이리도 겁이 많고 여려서 이 세상 어찌 살까 걱정하셨더랬다.


아이는 어느덧 자라났고 그럴듯하게 어른을 흉내 낸다. 어른인 척을 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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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근래의 일상을 돌아보며, 어지간하면 내 일로는 쉽사리 울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여전히 책 한 줄에 글썽이고 영화 대사 한 줄, 장면 하나에도 너무 쉽게 눈물을 흘리곤 하는데. 삶에서 맞닥뜨리는 일이나 감정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일이 줄었다.


어린 시절에는 내 일, 내 감정만으로 그리도 많은 눈물을 흘리던 내가, 이제는 내 일 보다는 다른 자극으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일만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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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지금의 눈물은 독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일상의 많은 압박과 스트레스가 소리도 없이 차오른다. 조바심, 억울함, 불안감, 부담감 같은 것들이 조용히 차오르고 있다.


어느덧 장독이 찰랑찰랑 차듯, 그 알 수 없는 감정의 집합체가 표면에서 흔들린다. 차오른 수량이 주는 압박은 꼴딱꼴딱 숨이 차게 만들고, 결국 압력을 이기지 못해 쏟아진다. 수압을 이기지 못해 터져 나온 눈물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지고, 크게 터지고, 소나기처럼 금방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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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해 보이는 일상, 겉으로는 동요하지 않는 듯한 얼굴.

알게 모르게 압박에 시달리는 내게, 나는 또 그렇게 지나간다며 그렇게 크는 거라며 모른 척 덮어두고 그저 독려만 해왔다. 남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무심하게.


성인의 눈물이 금세 그치는 이유는, 울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처한 상황이 달라져야, 나아져야 비로소 볕도 든다.


그래서 그렇게 잠시나마 수문을 개방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렇게 내일을 맞이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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