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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되는대로 Nov 05. 2024

평범한 일상의 가격은 얼마일까

오늘도 무사한 것의 위대함

일에 바쁜 오후...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뭔 일이 생겼나 싶어 웅성거리는 직원들 곁으로 가다.


"무슨  있어?"

"쎄, 대총팀장 와이프가 갑자기 돌아가셨대"


건너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팀장의 부인이 갑자기 죽었단다.

게다가 고인의 나이가 나랑 동갑이라니...


깜짝 놀랐다.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닌데...것도 여성분이?

가는 것에 순서가 없다지만 너무했다아!!!






연초에 '추락의 해부'라는 프랑스 영화를 보았다.

프랑스의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촬영한 영화하얀 설경을 배경으로 꽤 몰입도 있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산드라가 외출 후 돌아는 길이다.

집에 가까워 질수록 커지는  짖는 소리가 이상했다.

심상치 않은 느낌에 그녀는 달려갔고 하얀 눈 위에 빨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남편을 발견한다.


경찰은 최초 발견자 사망자의 아내 산드라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부부싸움을 통한 적나라한 부부의 개인사가 민낯을 드러나며 흥미롭게 까발려다.

산드라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다. 그리고 길고 오랜 법정 싸움 끝에 재판에서 이겨 무죄판결(모호한) 얻어냈다.


재판 후 술에 취한 그녀는 변호사에게 이렇게 말다.


"나는 나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을 했어요. 이 싸움에서 이기고 나면 뭔가 대단한 보상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군요"


이 영화의 후기를 찾아보니 명대사로 언급되는 별한 내용 같은 것은 없었다.

내가 언급한 이 대사를 포스팅 한 리뷰어도 없었다.


하지만 이 대사 내게 잔잔 울림을 주었다.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고 한다.


맞다.

일상은 소중하다.  

그런데 왜 일상이 소중한 것이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의 답 제각각일 것이다.

심지어는 대답을 어려워 하는 사람도 있을 것다.


아무 일도 일어나 않는 심심하고 무료한 일상이 왜 소중할까... 나의 대답은 이렇다.


'평범해서 소중하다'


어떤 사람이 있다.

직장을 다니는(또는 학교를 다니는) 그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 준비를 한다.

막히는 길을 뚫고 출근한 직장에서 엎치락뒤락 어떻게 하루를 보낸다.

지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씻고 다시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또 출근이다.


그런 무료한 일상에 싫증이 나려는데 그에게 일이 생겼다.


얼마전 검진받은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중한 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병을 치료하과정과 관리에 드는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도 알았다.

일을 할 수 없어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어야 했다.

치료가 끝난다 해도 계속 염려를 안고 관리하며 살아야 다.


또 어떤 사람은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가족이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다.

아니면 큰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아니면 큰 불이 나서 집이 홀라당 타버렸다고 했다.

아니면 가족이 큰 병에 걸렸다거나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다거나 하는 일들...


이때부터 그 사람의 일상 평범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을 잃은 사람들은

이제부터는 이 뜻밖에 벌어진 일을 수습해야 한다.

많은 품과 시간이 들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해결에 큰 돈이 투입되야 할 수도 있다.


법정에 서야 할 수도 있다.

그날을 위해 엄청난 자료준비와 밤샘 작업과 사람들을 만나 쟁투하는 고이 있을 것이다.


병원에서 울고 불며 슬퍼하는 가족을 달래거나 위로하며 자신 스스로는 불안과 절망에 떨 수도 있다.


불의의 범죄나 사고로 가족을 잃었다면 그 말도 못할 그리움과 상실감에 인생을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이전의 평범한 삶을 회복하기 위해 들여야 할 노력과 투입물은 엄청나다. 그렇다고 회복이 이전의 그것대로!! 완벽히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이렇게 한 결과... 그 많은 시간과 눈물과 돈을 들여 가고자 하는 최종 지향점은 오직하나,


아무 댓가 없는 이전의  '평범한 일상회복'


"이렇게 고생고생 해서 재판에서 이겼지만 내게 어떤 보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영화의 주인공인 산드라의 무심한 말에서 그래서  큰 숨이 쉬어졌다. 


지금, 를 포함하여 일상의 회복을 위해 고분투 하는 힘든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많이 힘들지... 래도 괜찮아...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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