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꼭 다시 만나자
되는대로
너의 소식을 듣고 아연 놀랬다가
황망히 찾아간 그곳에 나같은 이들 있었네
떨어진 벚꽃 잎 낙숫물에 뭉쳐 썩어가듯
노는 빈 방 뒹구는 소주병 같은 삶이 싫었어도
어찌 갑자기 편한 길 찾아 홀홀히 그대 가버렸는가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이
진심을 다해 그리운 사람이었거든
살 부러진 우산이라도 소소히 챙겨들고
밤 비에 더욱 무너지는 고독한 돌산을 디뎌
빗물에 잠시 마음이나 씻고 돌아와야 했을 것을
어찌 한 옭의 줄에 죄없는 분노를 걸고
화로 위 부연 재에서 아지랑이로 태어난
중천에도 앉지 못할 죄지은 새가 되어 그대 날아갔는가
다.... 부질없다
있는 것도 부질없고 없는 것도 다 부질없다.
여우눈초리로 웃던 웃음, 출싹이던 장난질
꽃도 잎도 다 떨어진 빈 가지여서 밉고 다 부질없다.
그대,
다음 생에 우리 친구로 다시 태어나려거든,
이름 석자 기억보다
화강석 돌판에 새겨진 반짝이는 성명보다
메타세콰이어 같은 우람한 거목으로 뻗어서
오래오래 모두와 함께 하기를 바라네
삶은, 종종 마흔 여러개의 주먹돌 보다
무거운 깃털인 것을....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