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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devoy Jun 26. 2019

공감(共感) 상실의 시대

White Bear 화이트 베어 편 (1) - 전반부

※ 스포일러(spoiler, 헤살)가 많이 있습니다. 


줄거리


주인공 빅토리아 스킬레인은 정체모를 방에서 깨어난다. 의자에 몸이 묶여 있었고, 그녀의 발아래 알약이 흩어져 있다. 몽롱한 정신 상태로 스킬레인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TV엔 이상한(?) 상징이 켜져 있다. 방 안을 배회하던 끝에, 선반 위에 올려진 가족사진에 눈길이 향하게 된다. 스킬레인은 이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가족일까. 어떤 상황인지 전혀 파악이 안 되는 상황, 스켈레인은 문 밖을 나선다. 


TV에 이상한(?) 상징이 켜져 있는 방에서 한 스킬레인은 깨어난다.


그런데 찍힌다. 사람들이 몰래몰래 스킬레인의 모습을 찍는다. 도움을 요청하지만 사람들은 그저 모르쇠로 일관할 뿐이다. 그때, 한 남성이 총을 들고 차에서 내린다. 의문의 남성은 스킬레인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그녀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뛴다.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대놓고 휴대전화로 도망치는 스킬레인의 모습을 찍는다. "도와주세요"라는 말은 그저 허공에 맴돌 뿐, 사람들은 도와줄 기색이 1도 없다. 스킬레인을 죽이기 위해 쫓는 의문의 남자를 말리기는커녕 구경꾼처럼 지켜볼 뿐이다.


한 여성이 괴한에게 총격을 당하고 쫓기지만, 사람들은 그저 지켜만 볼 뿐, 도와주지 않는다. 무슨 상황일까.


도망치다가 의문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 스킬레인은 이 여성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쫓기던 도중에 만난 남성들이 죽거나 중간에 배신하지만, 이 조력자는 스킬레인을 위기 속에서 구해주고, 끝까지 도와주려고 한다. 덧붙여 그녀는 스킬레인에 설명한다. "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느냐"는 물음에, "10명 중 9명이 특정 신호"에 빠져 이상 행동을 한다고 알려 준다.


이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한 가지다. 이 상징물을 쏘아 보내는 송신기를 부수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 조력자인 여성은 스킬레인에게 역으로 제안을 한다. '화이트 베어'라는 지역에 있는 이 송신탑을 부수자고 한다. 주저하는 스킬레인. 하지만 이들은 결국 화이트 베어에 도착, 송신기를 불에 태우려고 한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White Bear 화이트 베어> 편의 줄거리를 대강 이렇다.



공감(共感) 상실의 시대


드라마는 특정 기호와 상징에 조작당한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과 위험을 방관하는 모습을 박진감 있게 그려낸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에, 공감 능력이 결여된 이용자들의 태도를 묘사한다. 마치 동물원의 동물을 철조망 넘어에서 구경하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스마트폰이라는 벽이 가로막는다. 소통을 저해한다.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단상이다. 모든 게 놀이다. 게임이다. 동시에 '콘텐츠'다.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업로드하고, 같이 보며 웃고 떠드는 유흥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은 어디서 본 듯하다. 드라마 속 상황은 각종 사건 사고 소식으로 전해졌던 뉴스 내용과 닮아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접한 바 있다. 때로는 해외 토픽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국내의 이색적인 사건 사고 소식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 옆에서 죽어가는데, 큰 곤경에 빠져있는데, 구해주기는커녕 휴대전화로 촬영하는데 급급해했던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White Bear 화이트 베어' 편은 스마트폰이 일상 깊숙이 침투한 우리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옆의 이웃과 소통하지 못하는데, 소셜미디어라는 가상공간의 사람들과 통하려는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의 태도다. 누군가는 칼로 사람을 살리자만, 누군가는 사람을 해칠 수 있는 것처럼 기술 자체의 문제이기보다, 이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태도에 대해 꼬집는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White Bear 화이트 베어>는 여기에 TV의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도 문제 삼는다. 주체적으로 미디어를 사용하고,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종속돼버리는 우리 내의 현실을 지적한다. <White Bear 화이트 베어> 편은 최첨단 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제대로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말하는 회차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함에 따라 사람은 더 영리해지고, 현명해져야 하는데, 실제로 그러할까. 특히 사람을 살리는데 더 똑똑해져야 하는데, 정작 그렇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White Bear 화이트 베어> 편 전반부는 빠른 전개를 통해, 갈수록 공감(共感)이 부족해지는 스마트 시대의 분위기를 꼬집는다. 무엇을 사용할 것인가를 넘어, 누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를 말해 준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White Bear 화이트 베어' 편은 스마트 기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를 꼬집는다.





[브런치 X 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블랙 미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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