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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s May 03. 2016

그래 운동은 내일부터

#18 알고는 있지만 하기 어려운 일들

#18 알고는 있지만 하기 어려운 일들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어느덧 그렇게 봄내음을 풍기며 우리에게 다가왔던 봄이 가고 서서히 여름이 오기 시작한다. 이 시기가 오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고 시도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헬스&다이어트. 이 시기가 오면 열정이 아주 투철해진다, 12척의 전선을 이끌고 왜군과 전투를 치르러 가는 이순신 장군의 마음가짐이 이랬을까. 세상 두려울 것이 없고 100일 뒤면 탄탄하고, 어떤 옷을 입어도 핏이 사는 몸이 될 거라 생각하며 우리는 헬스장에 기부(?) 아닌 기부를 하러 문밖을 나선다.


헬스장 첫날. 엄청난 만족감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아주 힘차고 당당하게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저런 약속, 또는 해야 할 일들이 생겨나면서 운동은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당당히 누가 잡아도 뿌리치며 달려갔던 헬스장이 어느새 에베레스트 정상보다 높고, 멀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치킨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나의 모습을 거울로 마주하게 된다.


늘어나는 뱃살을 보며, 자괴감이 들고, 이번 다짐도 실패했다는 초라함을 느낀다, 자칫 운동을 시작한다고 남들에게 당당히 선포라도 했을 경우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대미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럴 때 사람들이 하는 가장 흔한 반응이 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단순한 그 말이 가끔씩은 너무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고, 야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뭐 우리가 운동을 안 하고 싶어서 안 했나, 그게 잘 안된 것뿐인데 그러니 너무 기죽지 말자.


얼마 전 나 또한 실패를 맛보았다. 봄이 오고, 서서히 옷차림이 가벼워지기 시작하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장 인터넷을 뒤져 어느 운동기구가 좋은지 검색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너무도 즐거웠다. 검색하고, 적당한 운동기구를 구매한 후 나는 이미 내 몸이 갓 전역한 후 자신 있었던 몸이 된 마냥 허허실실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참혹했다. 한 달 전에 배송되어져 온 운동기구는 아직 포장조차 뜯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앞에 둔 그 박스 포장을 보며 집에 들어가는 내가 너무도 한심해 보였고, 이런 다짐조차 지키지 못하는 자신의 게으름에 안타가웠지만, 그런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포장을 뜯지 않는 나의 게으름에 다시 한번 놀랐다.


왜일까? 왜 우리는 이렇게 운동을 실패하게 될까? 이쯤 되면 한 번쯤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나태함이다. 자신이 너무 게으르고 나태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목표치에 다다르지 않았다 쉽게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한다.


이쯤 되면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 나는 이번 다짐을 저버렸는가? 


원인은 다양하다. 게으름일 수도 있고, 나태함일 수도 있고, 지나치게 긍정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살면서 우리는 많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의 기로에 왔을 때 더 소중한 것을 선택한다. 당장의 운동보다, 눈앞의 시험이, 또는 중요한 약속이 생기면서 한두 번 순위에서 밀리다 보면 어느새 한도 끝도 없이 밀려나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리기 일수다.


후회


사실 우리는 누구나 답을 알고 있다. 그 답은 지금 우리에 머릿속에 방금 떠오른 그 생각 바로 그걸 하면 된다. 그것이 운동이든, 공부든, 아님 다른 무엇이든 지금 우리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그 생각을 현실화하면 된다. 하지만 알고 있는데도 못하는 이유는 아주 멋진 생각이 드는 순간, 순간적으로 자신과 타협해버리기 때문이다. 이 불공정 타협은 매우 빠르다 LTE 시대 답게 무엇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마무리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그 불공정 타협을 한 자신이 후회스럽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기죽지 말자 이번 다짐이 실패로 끝났다 하더라도, 우리는 아직 많은 시간이 있다. 알고 있지 않는가 지금 이 순간 하면 된다. 물론 지금 이 순간 다시 그 못된 협상가들이 다가와 우리에게 타협을 하려 하겠지만, 이제 그만 당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이 불공정 타협을 진행하는 머릿속의 적군들로부터.


나는 다시 그들과 싸워 보려 한다. 이번에는 타협하지 않으리.. 오늘 집에 들어가 그 박스 포장을 뜯으며 다시 한번 다짐을 하려 한다. 위대한 시작은 늘 첫 발을 내딛으며 시작되지 않는가? 



오늘 지금 이 순간, 머릿속에 방금 떠오른 그 생각은 무엇인가요? 저와 함께 그들과 싸워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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