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도담도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s Jun 10. 2016

기절, 그리고 시선

#23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세 타인의 시선으로 살아가곤한다.

#23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세 타인의 시선으로 살아가곤한다.


점심을 먹고 매장에 혼자 남아 문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투닥투닥투닥..'하는 자판소리와 함께 피로는 점점 쌓여만 갔다. 그렇게 문서작업을 다 마치고 '아! 다했다'라고 생각하며 일어서서 기지개를 쫙 폈다. 그 순간 나는 생전 겪어보지도 못했던 놀라운 경험을 했다.


기절[ syncope] - 급작스런 뇌혈류 감소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자세를 유지하지 못해 쓰러지는 증상이다.


기지개를 편 것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눈을 뜨고 나니 나는 바닥에 누워있었다. 주변 서류문서와 의자들은 널브러져 있었고, 순간 멍 해졌다.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흔히 장난 삼아하던 말, '난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그 일이 현실의 나에게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몇 분을 멀뚱멀뚱 정신을 못 차리다가 차츰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누구이며, 무얼 하고 있었으며, 마지막에 한 행동은 무엇이었는지 까지. 그런데 정말 내가 쓰러지는 장면은 생각조차 나질 않았다. 그렇게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물을 한잔 마시면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이렇게 큰 일을 당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그래서 한 가지 가정을 해보기로 했다. 그건 바로 나에게 오늘 하루를 선물 받았다 생각하기. 실제론 난 그 순간 죽었지만, 정말 영화같이 하루를 다시 부여받은 사람으로 나 자신을 가정했다. 그렇게 나를 부활(?) 시킨 순간 많은 시선이 달라졌다. 가장 먼저든 생각은 아까웠다. 허투루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도 아까웠도,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동안 나의 감정 당신을 생각하는 나의 마음 좋은 일 나쁜 일 등등...


그렇게 이곳저곳에 감사하다 보니 어느덧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제 보여주기 식 억지로 하는 것들은 다 버려야겠구나' 나는 아니 지금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일 수도 있는 우리들은 정말 필요 없는 일을 잘하곤 한다. 카페에 가서 공부를 하는 모습이나, SNS에 정말 행복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올리는 등(물론 그 행동이 보여주기 식이 아닌 사람들 또한 많다), 우리는 진정한 자신이 아닌, 타인들이 만들어 놓은 시선과 이미지로 살아가는 것이 태반이다. 


실 예시를 들면, 연예인들을 보면 바로 나온다. 연예인들은 이미지가 생명이다. 아니, 치명적으로 이미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내면 속 깊은 곳에 자신을 숨기고 대중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그런 모습들을 보이며 살아간다. 그러다 자신의 생각 또는 행동들이 대중들과 맞지 않았을 때, 그 후폭풍이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 특성상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이미지가 돌변하는 것은 한순간, 정말 눈 깜빡이는 시간보다 빠르다.


 연예인뿐만이 아니다. 우리도 대중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또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그렇다 보니 진정한 내가 아니라 타인을 배려한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시선으로 살아가게 된다. 살면서 우리는 자신보다 어른인 사람, 또는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에겐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표현하면 안 된다 배운다. 흔히 들었던 말이 있다. "어허! 쪼끄만 게 어른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 ",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어디서 대들어!" 이런 소리를 수도 없이 들으며 자라온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는세 '자신을 숨기고 참는 법'을 먼저 배운다. 


언제까지 우리는 우리를 숨기며 살아가야 하는가. 조금 흉을 듣더라도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남들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내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그것 그것을 해야 한다 생각한다. 학업에 치여셔, 일에 치여서, 가정사에 치여서, 그저 흘러가는 대로 버티는 삶이 아니라 지금 내 머릿속에 든 그것들을 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열심히'가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어떤 것이 열심 힌지, 아니면 최선을 다해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몸으로 체험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자책하고 몰아 부친다,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자신을. 내가 생각하는 열심히란, 타인에게 자신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이 열심히라 생각한다. 타인에게 자신을 보여준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자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확실이 알 수가 있다. 그렇기에 더 낮추고 더 위를 보고 걸어갈 수 있다. 나의 부족함을 하나하나씩 메워 가는 것, 그것이 열심히라 생각한다.


오늘 내가 잠들고 내일 못 깨어날 수도 있다.


정말이다. 내일은 없을 수 있다.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할 시기이다. 남들을 의식하며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추어주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 물론 배려는 좋지만, 그냥 타인이 원하는 대로만 해주는 게 배려가 아니다. 배려라는 이름 속에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 또한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정한 배려를 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이 느낌 그대로 우리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



조금만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위한 오늘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홍's의 다른글 보러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인연의 울타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