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 오는 비둘기 두 마리

by 동동

우리 동네 놀이터에는

늘 비둘기 두 마리가 함께 온다.

언제나 그렇듯 꼭 둘이다.

한 마리가 앞서가면

다른 한 마리가 몇 걸음 뒤를 따른다.


잠깐 날아올라도,

다시 내려올 때는 같은 자리에 내려앉는다.


아이들이 흘려놓은 과자 한 조각을 발견하면
두 마리는 서두르지 않는다.
한 마리가 먼저 한입을 먹고,
다른 한 마리에게 그 자리를 내준다.
마치 피구 하듯, 과자 조각이 오간다.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이맘때쯤이면
할아버지는 찐빵을 사 오셨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호호 불어가며
할머니 한입, 할아버지 한입.
늘 그렇게 나눠 드셨다.


아흔이 넘은 연세에도
두 분은 어디를 가든 손을 꼭 잡고 다니셨다.


시장에 갈 때도, 병원에 갈 때도,
말없이 같은 속도로.


지금은 두 분 다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놀이터에 오는 비둘기 두 마리를 보면
그때의 풍경이 다시 떠오른다.


뜨거운 찐빵을 나누던 손,
조심스레 속도를 맞추던 발걸음.


사랑은 아마도
거창한 말이 아니라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먹지 않고, 혼자 가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조용히 나누는 것.


오늘도 비둘기 두 마리가
놀이터를 지나간다.
여전히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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