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

by 책 커피 그리고 삶

한 달 전에 낡은 워커를 버리고 새로 장만하였습니다. 워커를 신으면, 키가 최소 3센티는 더 높아지고 다리도 길어 보이며, 눈길에도 발이 젖지 않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하지만 새 신발을 신으면, 그에 발이 적응하는 동안, 뒤꿈치나 발목 부분에 물집이 잡힙니다. 그러다 적응의 정점에 다다르면, 걸을 때마다 쓰리고 고통스럽지요. 그때마다 저는 발바닥의 강인한 피부가 언제나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신고 다니지요.

며칠 전, 물집으로 인해 생긴 첫 번째 딱지를 떼어냈습니다. 이제는 워커가 길들여져 발에 편하게 맞춰진 상태라 걷는데 고통도 없지요. 신발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어떤 물건을 소유하려 할 때, 고통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고통 속에서, 대상에 대해 차츰 적응하고, 어느 순간 더 이상 고통을 주는 존재가 아니게 될 때, 완전한 '내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결국, 세상사의 많은 부분이 시간과 고통을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 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힘겨움을 잠시 사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내가 나아가는 길에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사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Zt1KtUJjUr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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