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by 책 커피 그리고 삶

매주 일요일 오전만 되면, 늘상 가는 카페가 있습니다. 건물 앞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2층 규모의 제법 큰 카페이지요.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인조잔디 위로 곳곳에 물 웅덩이가 보였고 직원 중 한 분이 눈을 치울 때 사용하는 넉가래로 어제 내린 빗물을 쓸어내고 있었지요.


주문한 커피를 들고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잔디 위에 물을 쓸어내는 직원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흠뻑 젖은 잔디가 우리의 슬픔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슬픔은 관계, 인간, 물건 등 자신이 소중한 것에 대한 '상실'로 인해 느끼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친구나 연인과 헤어져서,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려서, 소중했던 관계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져서...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상실보다는 미련과 욕심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생각합니다.


관계나 소유로 인해 느낄 수 있었던 행복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욕심에,

친구나 연인에게 느낄 수 있었던 만족감을 버리지 못하는 미련에,

그리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후회감이 곧 슬픔이지요.


물에 푹 젖은 잔디는 해가 뜨면, 시간이 걸려도, 언제가는 마르겠지요. 다만, 물기를 제거하면, 좀 더 빨리 마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슬픔에 푹 젖어 있을 때, 시간이 걸려도 언제가는 슬픔이 사라지겠지요. 다만, 미련과 욕심을 버린다면, 훨씬 빨리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밤,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을 슬쩍 밀어내 보는 것이 어떨까요?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NuTNPV72r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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