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대전역에서 서울역까지 KTX를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열차를 탄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 한 분이 저에게 다가와 의자의 손잡이를 잡았지요. 문득 할머니의 손을 보니, 약간의 떨림이 있었고 서 있는 모습이 힘겨워 보여 자리를 양보하였습니다.
서울로 향하면서 살짝 물어보니, 서울에 올라가야 하는데, 매표소에서 좌석은 다 매진이고 입석만 구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타게 된 것이라 하더군요.
스마트폰 사용이 능숙한 사람들은 굳이 매표소에 가지 않고 앱에서 구매와 취소를 할 수 있지만, 시골에서 어쩌다 서울로 올라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경우, 앱으로 표를 구매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요.
더군다나 기차 출발이 가까운 시간대일수록 앱에서 바로 구매하여 좌석이 금방 매진되기에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IT 소외자들은 매표소에서 그 다음 기차 출발 시간대에 표을 구매하고 대기실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요.
이번 주, 토요일에 서울에 올라가기 위해 기차역에 도착하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매표소 앞에서 표를 구매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전히 그때와 다를 바 없는 모습들을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일부 티켓은 매표소에서만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유동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매표소에서 가까운 시간대에 좌석표를 구매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코로나 상황이 종식된 이후에는 다시 어려워질 듯합니다. ]
세상은 IT 기술로 인해 점점 편하게 변화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그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IT 소외자들에게는 오히려 불공평한 일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밤, 미래 세상에서는 IT와 관련해서 만큼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은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v06Waxp4qq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