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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Apr 28. 2021

꼬투리

꼬투리' 콩과 식물에서 꽃이 지고 만들어진 씨앗을 감싸고 있는 껍질입니다. 꼬투리는 씨앗이 만들어지기 위한 보호의 역할을  , 씨가 완전해지면  이상 필요가 없어지지요.


일반적으로 '꼬투리 잡다'라고 표현하는데, 당면한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문제의 원인까지 언급함으로써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트집을 잡는 행위를 말합니다.


보통 아이들에게 많이 볼 수 있는데, 서로 싸우고 난 후에 왜 싸웠는지 물어보면,

"A가 먼저 때렸어요."->"B가 먼저 놀렸어요."->"A가 지난번에 같이 안놀아주었어요."->"B가 예전에 장난감을 안빌려줘셔.....

계속 이어지다 보면, 나중에는 그 두 아이의 거대한 서사를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유아적인 상황을 어른들에게도 많이 볼 수 있지요. 문제 발생의 책임감을 회피하고자 꼬투리를 잡아 문제 상황을 애매하게 만들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만 꼬투리 형식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근본 원인을 찾으려는 것보다 자신의 불리함을 정당화하기 위한 회피 수단이란 것이 문제이지요.


사람의 심리가 재미있는 게 '자신은 항상 정당하다'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친한 사람과 관계 단절되면, 직면한 당면 문제 해결보다는 헤어짐과 단절의 어설픈 원인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정당화 함으로써 자신의 불리함을 어떻게든 회피하려 합니다.


향후 어떤 형태의 사람과의 관계 좀 더 나은 관계를 위해서도 괴롭지만 현재의 문제를 정면으로 직면할 필요가 있지요. 그것은 현재 매우 괴로운 일일 수 있으나 나의 삶을 만들어가는데 긍정적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최근에 있었던 일에 대해, 유아적인 꼬투리를 생각하고 그것의 정당함을 찾는 것에 흠칫 놀라며 끄적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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