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생물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초등학교 3학년 때, 작은 마당이 있는 개인 주택으로 이사를 했지요. 마당 가운데는 작은 나무가 있었고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웠습니다. 바쁜 부모님 대신 학교에서 돌아오면, 밥에 생선 대가리를 넣고 끓여 개와 고양이 밥을 만들어 내어 주는 것이 저의 일이었지요.


고양이와 강아지를 좋아하여 함께 놀았지만 개밥을 주는 그 일은 참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보통의 아이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하고 책임감 있게 무엇인가 돌보는 것을 귀찮아했지요. 저의 이러한 성향을 일찍 파악한 탓에 성인이 되고 난 후, 집에 식물이나 동물을 전혀 키우지 않고 살았지요.


얼마 전, 현재 지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올 때, 작은 화분을 선물 받았습니다. 단순히 잘 키워보겠다는 의지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최근 그 식물이 죽어갑니다.


생명을 케어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다른 생명을 케어하는 것 자체가 옳은 일인가를 고민해 봅니다. 넓은 들판에 있어야 할 꽃이 작은 화분에,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숨을 헉헉 거려야 할 강아지가 행동의 제약을 받거나 묶여있는 것에 대해 뭔가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집니다.


무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우리가 다른 동식물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지만, 결국은 인간의 욕심이 반영된 것이지요.


그렇다고 꽃을 키우고,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케어를 통해 혹독한 자연에서 종족을 보존하고 생명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인간의 돌봄과 사랑을 통해 훨씬 안정된 삶과 생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인간과 교감을 하도록 진화된 개를 살펴봐도 홀로 살아가는 것보다 주인과 교감에 더 행복해 합니다.(제가 살펴본 바로는...)


다만, 다른 생명을 다루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오늘 밤, 혹시 반려동물이 있다면 사랑스러운 눈으로 한번 더 바라봐 주는 것이 어떨까요?


편안한 밤 되세요.^^


P.S. 얼마 전 애완견 한 마리 끼우자고 와이프에게 슬쩍 이야기했다가 자식이나 케어 잘하라는 훈계가 생각나는군요


https://youtu.be/hVkG2dst-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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