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커피와 잡다한 생각

비 오는 날 분위기에 취하여 끄적끄적...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일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비 오는 금요일,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러다 지루해지면, 잠시 책을 덮고 잡다한 생각에 잠겨본다.


부드러운 발라드 곡과 구수한 커피 향, 그리고 창 밖에서 톡톡 거리며 내리는 빗소리는 잠시 즐거운 상상에 빠질 수 있도록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아니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면, 죄악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긴다.


뜨거운 커피 잔이 기분 좋은 온도가 되었을 때, 멋진 유니폼을 입고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미소와 함께 행복감에 젖어든다. 커피를 좋아하는 난 바리스타를 꿈꿔왔다. 그렇다고 내가 각종 커피 맛의 미미한 차이점을 구분할 수 있는 절대 미각을 가진 것도 아니다.


얼마 전, ○○은행에서 평생교육 차원으로 주최하는 바리스타 교육을 신청하였다. 비교적 부담 없는 수강료와 퇴근 후 저녁을 먹고 가도 되는 시간이라 나에게 좋은 기회였다.(난 개인적으로 배우는 바리스타 과정의 수강료가 그렇게 비싼지 몰랐다.)


그러나 수업을 들으면서 커피 재배 환경, 커피를 내리는 도구 이름, 커피의 종류 등 커피 이론이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생두를 로스팅 방법, 갈은 커피에 주둥이가 긴 주전자로 일정한 양이 되도록 물을 붓는 것 등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았다.


'참 쉬운 것이 없구나!'


처음 목표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어려운 이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졌다. 그 때문에 배우는 과정을 충분히 즐기는데, 방해가 되었고 자격증 취득에 대한 마음을 곧 접을 수 있었다.


법륜 스님은 '야단법석'이란 책에서 '욕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법륜 스님은 전 세계 도시를 다니면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질문자 스스로 해결 방법을 깨달을 수 있도록 질문 방식으로 대화를 한다. '야단법석'은 그러한 대화를 모아 구성한 책이다.

사람들의 고민은 거의 욕심과 관련이 있고 욕심 때문에 괴로워한다. 법륜스님이 의미하는 욕심은 심플하다.

욕심은 '노력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것이다.'


내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원하면 공부하면 된다. 그러나 난 공부하기 싫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자격증을 원하는 건 욕심이고 욕심 때문에 배우는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무엇을 시작하기 두려웠다. 왜냐하면, 한번 시작하면, 반드시 그 끝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무엇이든 시작하려고 한다. 다만, 끝을 내는 것이 없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가끔은 실현되지 않고 꿈(희망)으로만 간직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는 것 같다. ^^;;'


갑자기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영화 실미도의 한 장면-비겁한 변명일지 모르지만, 지금의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