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빗방울에 흠뻑 젖고 싶을 때

by 책 커피 그리고 삶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비 오는 날에는 갤러리로 향하곤 합니다. 오늘이 비오는 토요일이고 마침 피카소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되어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지요.


기차를 타고 1시간, 지하철을 타고 40분, 도보로 20분,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려 전시회장에 도착했습니다.


도보로 오는 동안 비가 많이 내렸지요. 허리 아래와 신발은 진작에 젖어 축축하고, 건널목의 파란색 신호가 끝나기 전 열심히 뛰었더니, 몸에서 땀이 나더군요.


‘확~ 우산을 접고 그냥 비를 맞아버릴까?’


문득, 국민학교(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향할 때, 비가 오는 날이면, 눈 오는 날 강아지처럼 방방 뛰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는 신발은 기본이고 우산도 일부러 쓰지 않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지요. 가끔 신발도 벗고 맨발로 집에 갈 때도 있었지요.


어릴 때, 비 오는 날이 좋았습니다. 웅덩이에 고인 물을 발로 위에서 아래로 세게 차, 물이 튀는 모습을 재미있어했고, 차도 배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물이 스쳐가는 느낌과 시원함에 한동안 서있기도 했지요.


전시회로 향하는 동안, 갑자기 저 기분을 느끼고 싶었지요. 하지만, 곧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다가는 전시회는 물론, 집으로 돌아가는데 분명 문제가 생기기에 순간 올라오는 욕구를 참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뻘래, 감기, 엄마의 등짝 스매싱 같은 비 맞고 난 이후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냥 그 순간을 충분히 즐기는 것 이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지요.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가끔은… 무엇인가 마음속으로 진심으로 즐기고 싶다면, 그 이후에 대해서는 잠시 내려놓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매번 그러면 문제이지만..)


편안한 밤 되세요. ^^


https://youtu.be/rQyfOtlznOU


P.S. 결국 전시회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매표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네요. 입장 대기줄은 매표줄보다 더 길어, 다음에 따로 시간을 내어 다시 오기로 결정하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비 오는 주말 해야 할 것이 하나 생겨 그리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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