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at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저에게는 구입한 지 4년 된 노트북이 있는데, 얼마 전부터 프로그램 실행 속도가 너무 느려져 계속 신경쓰였지요. 4년 동안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프로그램들 사이에 숨어있는 찌꺼기들이 쌓여 이제는 이 친구도 프로그램 돌리기가 버거운 모양입니다.


싹 갈아엎고 최신 운영체제로 새로 깐다는게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기에 포맷를 계속 미루다가 인내의 한계에 부딪혔고 오늘 마음 먹고 '포맷'을 진행하였습니다. 돌아다니는 USB에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를 다운받아 설치하고.. 업무 중간에 틈틈히 설정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 설치하고 나니 어느덧 퇴근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완벽하게 새롭게 단장한 노트북이 쌩쌩하게 잘 돌아가는 것을 보니, 무척이나 만족스러우면서도 진작 이 친구를 청소해주지 않은 것에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문득, 내 마음에도 감정의 감정의 찌꺼기가 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직장에서 예전에는 친했지만 작년 의견 충돌과 서운했던 일들로 인해 아직도 그 서먹함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지요. 물론 웃으며 인사하고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예전처럼 더 이상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게 되었지요.


서로에 대해 나쁜 감정은 없지만, 선뜻 다가서는 용기도 부족할뿐더러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마음속 여러곳에 뿌려져 관계회복에 위한 노력에 발목을 잡고 있었습니다.


노트북을 포맷하고 나니, 마음도 이처럼 깔끔하게 다 지우고 기본적인 마음으로 새로 세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럴 수만 있다면,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기계가 아니기에 그 감정의 찌꺼기마저 품고 가야할 듯합니다. 시간이 지나 감정이 흐려질때가 되면, 다시 기회가 오겠지요.


그때가 되면, 서로가 성숙한 태도로 바라보기를 바라며, 오늘도 끄적여 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P.S. 마음을 청소하는 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술 진탕마시면서 서로 진솔하게 마음 속 이야기를 해보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마 다음날, 둘 중 하나겠지요. 서먹하거나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던가.


https://youtu.be/3Uf5dVnAh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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