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일요일이 되면, 일주일동안 가족이 신었던 양말을 모아 세탁기에 넣습니다. 한참이 지나 탈수가 끝나면, 거실로 가져와 생선 말리듯, 하나씩 펴서 말리지요.


양말이 뽀송하게 마르면, 짝을 찾아 하나씩 묶어 양말통에 집어 넣는데, 항상 개수가 남거나 짝이 안맞는 양말이 나옵니다. 참.. 누가 양말을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양말 개수가 맞지 않을까요? 분명히 양말의 색깔과 모양을 맞추었는데, 왜 짝이 맞지 않을까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미스터리한 이러한 상황을 겪어봤을 것입니다.


아무튼, 남거나 짝이 맞지 않은 양말은 따로 모아 다음에 다시 맞춰보지만, 그중 50%는 끝내 짝을 찾아내지 못하고 버리지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냄새나는 신발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발바닥에 흐르는 땀을 흡수하며, 나름 열심히 일하지만 발톱이 구멍을 내거나 사람들로부터 더러운 물건 취급을 받는 등 양말의 일생도 기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우리에게 양말이 없다면, 일상생활이 참 불편하겠지요. 발바닥이 미끄러지고 추운 겨울에 발이 시릴것이며, 발바닥이 신발과 직접 닿아 물집도 생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양말의 가치를 몰라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양말처럼 흔해서,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그 가치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숨쉬는 공기,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 물, 빛 등 당연히 존재하기에 그 고마움을 잊어버리기 쉽지요.


더 나아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식사, 사람들과의 수다, 근처 공원으로의 산책 등 같은 지금 당장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지만 잃어버렸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지루함'이라는 이름으로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구멍난 양말을 바라보며,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P.S.1 앞으로 양말을 신을 때 경건한 마음으로 신어야 할 것 같습니다.

P.S.2 오늘은 어릴 때 들었던 팝송이 생각나 올려봅니다.


https://youtu.be/1oDfWd8-s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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