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학교 안의 단층으로 지어진 낡은 음악 연습실을 지날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캐논 변주곡'...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 건물안에 들어섰지요. 양 옆으로 배치된 연습실 가운데, 피아노 연주가 들려오는 방에 도착했고 작은 창문으로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 그녀를 보았지요.
피아노 연주에 몰입한 그 친구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멍하게 연주 소리를 들으며, 문 옆에 기대어 있었지요. 마침 연습이 끝이 났는지 피아노 덮개를 닫는 소리와 짐을 챙기는 소리가 들려 저도 모르게 몰래보다 들킨 사람처럼 후다닥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잠시 후,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요.
"OO야~ 같이 가~"
"피아노 연습하고 있었던 거야?"
"응, 내가 좋아하는 곡.. 너 아까 문앞에 서 있었지..?"
"어떻게 알았어?"
그 친구는 대답 대신 그냥 저를 바라만 보았지요. 그 순간 느끼는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움을 느꼈고 머리속에서는 복잡한 생각이 들었지요. 그야말로 깜박이도 안켜고 갑자기 그녀가 훅~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나 시내 나가서 영화보러 갈건데, 같이 안갈래?"
결국 그 친구와 서로 대화를 하면서 1시간 거리를 걸어 시내에 도착했고, 영화(트루 라이즈, 1994년작)를 보고, 다시 2시간을 걸어서 돌아왔지요.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함께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벤치에 앉기도 하고, 일부러 더 멀리 돌아가면서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겼습니다.
바로 '첫 사랑'의 시작이지요.’
첫사랑, 첫키스, 첫직장 등 '처음'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추억과 설레임을 줍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빨리 뛰며,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지요.
그러나 설레임, 행복감과는 반대로 두려움을 동시에 주기도 합니다. 군대에 처음 입대한 날 느끼는 환경이 주는 두려움, 첫직장에서 잘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 첫 혼자 여행에서 안전과 고립에 대한 두려움 등 처음이 주는 두려움은 학창시절 맞았던 첫 ‘빠따’같은 느낌이지요.
하지만 처음이 주는 설레임, 두려움은 결국 우리 삶을 다양하게 그리고 풍요롭게 만들고 추억으로 남게 만들지요.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재미가 조금씩 사라지는 이유는 바로 ‘첫’라는 경험이 줄어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처음보는 바닷가에 대한 아름다움과 낭만은 평범한 풍경으로, 새 스마트폰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성능은 생활 기스와 느림으로, 처음으로 맛 본 자장면의 행복감은 어느새 느끼함으로 변하기 마련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얻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그 '첫'이 주는 경험을 찾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P.S. 일주일 후 그녀와 사귀게 되었고, 저는 그녀에게 '캐논 변주곡'과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연습해서 그녀 앞에서 연주해 주기로 했지요.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음악실에 가서 3개월을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마치게 되었는데, 그녀의 태도가 조금 이상하더군요.
우리는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해, 결국 그 연습한 곡이 아까워 다음 여친에게 연주를 해주었지요.. 아..
https://youtu.be/s6TtwR2Db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