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얼마전, 병아리의 부화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지요. 오늘 그 이후의 일을 잠깐 풀어보려고 합니다.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에 꽂힌 한 직원분이 병아리 분양을 반대하고, 본인이 직접 흙을 갈아주고 물도 교체하는 등 본격적으로 병아리 아빠의 역할을 하였지요.

작은 박스에서 한달 정도 병아리를 키우다보니, 어느새 무럭 무럭 자라서 금방 박스가 좁아졌고 그 직원분은 시간 날때마다 컨테이너 옆에 작은 닭장을 만들었지요.

완성된 멋진 닭장에 병아리(어느덧 자라서 병아리와 닭의 중간인 듯)를 넣고 자유롭게 뛰어놀게 두었는데, 오늘 그 분이 오골계 병아리 몇 마리를 가져다 함께 집어 넣었습니다. 갑자기 낯선 얘들을 본 우리 병아리들이 머리수에도 밀리고 덩치에도 밀리다 보니, 한쪽 구석에 하루 종일 몰려 있더군요.

그래도 가끔 오골계 리더쯤으로 보이는 놈에게 나름대로 저항하는 것을 보니, 아마, 그 속에는 서열 싸움이 한창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인간사회에서도 서열이 존재하지요. 다만, 동물들처럼 오직 신체의 힘이 아닌 문화, 경제, 위계 등 외적인 요소가 서열에 영향을 주지요. 생각해보면, 서열이 없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직장은 물론이요 부부나 친구관계에서도 완전한 평등 관계를 이루기는 어렵습니다. 심지어 남녀간의 사랑조차도 서열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인간도 동물들과 다를바 없이 본능적으로 계층을 만드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다만, 인간에게는 신체적인 힘, 문화, 경제, 위계와 상관없이 스스로 가장 아래 서열에 위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가족내에서의 서열입니다. 자녀가 생기면, 자녀가 자연스럽게 1순위가 되어 자신의 생활 모든 것이 자녀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이 어렸을 때, 은근 슬적 가족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1순위 '오빠', 2순위 '엄마', 3순위 '할머니', 4순위 '할아버지', 5순위 '아빠'의 순서였습니다.[그나마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은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드네요.]


딸의 서열은 힘의 논리보다 자신에게 잘해주고 직접적인 보호와 자주 접촉하는 사람이 기준일 것이고 5순위라는 것은 이것은 그 당시 아빠의 역할을 잘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겠지요.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는 자녀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기에 자녀의 서열이 큰 의미가 없을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P.S. 그동안 많은 용돈과 운전기사 노릇했기에 다행히 현재는 저의 서열이 많이 상승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서열 확인은 원하지 않지요.ㅋㅋㅋ


https://youtu.be/Ezdj0B4oJ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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